벤은 이런 난장판 속에서도 형식과 의미가 만들어질 수 있음을,역경 속에서도 자유와 축하의 순간이 생겨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베토벤의 Op.130 제5악장 카바티나는 작곡가 자신도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습니다. 두 대의 바이올린이 넓은 음역을 오가며 풍부한 감정의 선율을 연주하고 나면 모든 음악을 통틀어 가장 비범한 악절이 등장합니다. 조용하게 몰아치는 리듬이 연주되는 가운데 그 위로 제1 바이올린이 중간중간 쉼표들로 끊어진 단편들을 더듬더듬 이어가며 선율을 만들려고 애쓰는 대목이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는 때때로 극심한 슬픔을 느끼면서도 이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알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더없이 암울하면서 뼈저리게 친숙한, 외롭지만 서로를 연결해주는 이 음악이 우리의 어쩔 줄 모르는 감정을 대신 표현해줍니다.
음악과 삶에서 베토벤은 어떻게 하면 응집력을 잃지 않으면서 하나의 곡에 가능한 한, 많은 다양성과 대조를 담아낼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베토벤이 태어난 지 250년이 되는 지금, 그의 음악은 우리에게 복잡함을 껴안으라고, 벅찬 문제들을 피하지 말고 해결책을 구하라고 말합니다. - P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