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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시니가 시끌벅적한 오페라 피날레를 위해 쓴 기법을 교향악적 맥락에서 활용해보려는 아이디어는 영리한 것 같다. 교향곡 제6번에서 슈베르트는 이를 기발한 재치와 높은 수준으로 구현해냈다. 한편 여기에는 독특한 역사적 아이러니도 있다. 21세의 작곡가가 베토벤식 장르 모델과 동떨어진 작품을 쓰고 난 다음에 비로소 베토벤 교향곡을 더 이상은 피해 갈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깨달았기 때문이다. 교향곡 작곡가 슈베르트는 유년작을 성공적으로 끝낸 뒤에 수년간 침묵을 지켰고, 그것은 그가 역사적인 모델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음을 의미한다. 오랜 분석의 과정을 거친 끝에 결국 새로운 교향악적 모델이자 후대 작곡가들에게 해결책이 되어줄 만한 결과가 나오기는 했다. 물론 슈베르트가 자기만의 독창적인 콘셉트를 찾아내기 위해고심하던 과정이 대단히 고통스럽고 고생스러웠다는 사실 또한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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