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사를 하며 집에 있던 책 2천 권 정도를 버렸다. 그 많은 책을 버렸다고 하면 다들 아깝다는 표정으로 바라본다. 나는 물건을 자주 버리지는 않지만 남들이 볼 때 과감하게 버리는 편이다. 자주 버리지 않는 이유와 과감하게 버릴 수 있는 이유의 근원은 바로 여기에 있다.
버리는 물건의 가치가 아닌,
버린 후에 맞이할 공간의 가치를 생각한다.
집에 물건을 쌓아두고 사는 사람들을 보면 가끔 장난으로 이런 식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너, 저 물건 아까워서 버리지 못하는 거지? 그런데 혹시 알고 있어? 저 물건보다 저 물건이 차지하고 있어서 네가 사용하지 못하는 공간의 가격이 몇십 배는 더 비싸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