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하튼, 즐거워야.

매년 설을 고향에서 쇠었지만 올해는 고향에 가지 않는다.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가족들과 다른 어디에도 가지 않기로 뜻을 모았다.
그래서인지, 올해 설 분위기가 딱히 없는 것 같다. 몸이 편해지니까 마음이 가라앉는 것 같다. 아니면 나이가 든 탓일까. 주말이 낀 설 연휴를 집에서 보내게 될 것 같다.
어제 저녁에, 첫째가 쇼핑을 같이 하자고 말했다. 자신의 지갑을 열겠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평소에 첫째가 좋아하는 맥주를 냉장고에 채워 놓았기에 보답하겠다는 것이다. 이럴 때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는다.
고맙다!
첫째와 함께 마트에 갔다 왔다. 아내도 기분 좋다면서 우리를 따라 나섰다. 고향에서 설을 쇠지 못하지만 명절 음식은 먹어야 한다며 식재료를 사겠다고 해서 같이 길을 나섰다. 오가는 길에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웠다. 첫째의 알바 상황과 분위기, 설 연휴 이후 나의 상황, 아내의 걱정거리 등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걸었다.
가는 도중에 아내가 물었다. 점심 뭐 먹지?
내가 응답했다. 피자 아니면 햄버거.
콜!
좋아!
막상 마트에서 피자를 주문하지 못했다. 돌아오는 길에 햄버거 가게를 들렀다. 각자 먹고 싶은 메뉴를 할인하는 쿠폰을 전부 사용하여 결제하였다. 귀갓길에 점심 먹거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아내가 정말 기뻐한다. 아내가 기쁘면 나도 기쁘다. 물론 아들도 그럴 것이다. 아내가 1순위다.
아내가 연신 기쁘다고 말한다. 오후 내내 음식 준비로 바쁠 테지만 즐거워서 괜찮다고 한다. 아내의 기분이 매우 좋다. 올해 설에 이런 반전이 있을 줄 몰랐다. 여하튼, 즐거워야지 명절 분위기 같다.
정부의 방역 지침을 따르기는 하지만, 하루빨리 코로나 위기에서 벗어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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