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의 생애와 예술, 그리고 작품> 번역서 개정판.

저자는 요한 니콜라우스 포르켈. 바흐의 첫 전기이고 음악사를 통틀어 첫 번째 음악가 평전. 원서는 1802 년에 출간되었다. 역자는 강해근. 첼로 전공. 한양대학교 음악대학 학장과 음악연구소장 역임.

한양대학교출판부를 통해서 2005년에 번역서를 선보였고, 2020년에 개정판을 출간하였다.

역자는 같다. 2005년에 제 1 회 바흐 국제 페스티발을 위한 준비하면서 바흐 평전을 번역한 것은 환영하지만, 한양대학교 음악연구소가 주관하는 바흐 국제 페스티발이 횟수를 더해가면서 열리고 있는데도 15 년만에 개정판을 낸 것은 상당히 아쉬운 점이 아닐 수 없다.

개정판에서 표지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구판은 파란색 배경에 바흐 초상화가 그려져 있지만, 개정판은 빨간색 배경과 함께 바흐 초상화 대신에 엠블럼 같은 문양으로 바뀌었다. (개인적으로는 바흐 초상화가 있는 표지가 마음에 든다.)

개정판 기본 정보에 양장본이 있고, 구판에 빠져 없지만, 내가 소장한 구판 역시 양장본이다.

동일한 판형(B6)에 쪽수가 달라졌다. 구판은 235 쪽, 개정판은 240 쪽. 220 년 전에 쓰여진 책이고, 저자가 생존하지 않을 테니 원서에 가감된 내용은 없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그래서 의문이 생긴다. 5쪽 차이는 무엇일까. 알라딘 상품 페이지에서 개정판의 미리보기를 제공하지 않아서 목차와 함께 쪽수를 확인해 볼 수가 없다.

책을 소개하는 ‘책속에서’ 힌트를 얻었다. 서문 앞에 ‘개정판을 펴내며’ 2쪽이 추가되었다. 그리고, 본문 몇 군데 잘못된 번역을 바로잡고, 역자의 말을 첨삭하고, 역주를 보충하고, 용어를 정리한 결과로 3쪽이 추가된 것 같다.

개정판 가격은 18,000원. 구판은 12,000원.

오역을 고치고 정확한 내용으로 책을 바로잡는 것은 대학교수이고 음악연구소 원장인 저자의 명예를 지키기 위한 품위 유지 비용으로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굳이 바꾸지 않아도 되는 표지를 바꾸고서 기존 가격 대비 150% 인상한 가격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주된 구매자들은 교수(?), 학생, 그리고 나 같은 애호가들이지 않을까. 나의 경우는 이미 구판을 구입하여 소장하고 있다. 정정하고 다듬어진 3쪽 분량 때문에 개정판을 다시 구입하여야 할까 말까, 주저하게 된다.

외서의 경우는 출간된 후에 발견되는 정정 사항을 출판사가 지속적으로 제공한다. 특히 IT 서적에서 예제로 제시하는 코드에 오탈자가 많은 편인데 출판사 홈페이지를 통해서 수정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국내 출판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지만, 우리나라 출판사가 독자를 위하는 서비스를 개선하는 노력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표지만 바꿔서 신간인 양 가격을 올리는 노림수를 경계하면서 조금 더 고민해보려고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