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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절반은 맛이다 - 박찬일 셰프 음식 에세이
박찬일 지음 / 푸른숲 / 2012년 7월
평점 :
‘우리는 인생 앞에 놓인 수많은 맛의 강물을 건넌다. 당신 삶 앞에 놓인 강물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때로 혀가 진저리치게 신맛도 있어야 하고, 고통스러운 늪 같은 쓴맛도 결국은 인생의 밥을 짓는 데 다 필요한 법이 아닐까.’- 서문에서
우선 책을 읽기전 대략적으로 훓어본 바, 이 책의 저자인 박찬일세프의 경력이 특이하다.
저자는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여성잡지의 기자를 하던 중 30대 초반의 나이에 요리와 와인을 공부하기 위해 이탈리아로 떠났다. 귀국 후 청담동, 신사동, 홍익대 부근에서 스타 셰프로 이름을 날렸고 지금은 자신의 이름을 건 식당을 경영하고 있다.
30대의 나이에 떠난 외국유학이어서 체력적으로도 어려운점과 함께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가정을 꾸려나가야하는 경제적어려움까지
늦깎이 요리사로 삶의 방향을 전환하기가 쉽지 않았을것인데 자신이 하고픈일을 하기 위해 과감함을 갖춘 도전정신이 빛나게 느껴졌다.
요리 잘하고 글 잘쓰고 거기에 프로페셔널한 모습까지 닮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이다.
1부를 읽으며 아마도 저자와 비슷한 연배라서 그런지 '맛은 추억을 불러온다'는 사례들이 공감가는 내용들이 참 많았다. 내용의 절반 정도는 맛에 대한 내용이다. 2부에는 음식과 관련된 문학작품들을 수록하고 있다. 박완서의 <그 남자네 집>에 등장하는 준치와 민어 이야기, 또한 김승옥의 <서울, 1964년 겨울>을 통해 80년대 어느 선술집에서 먹었던 참새고기 등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기억들이 떠올랐다.
맛에는 삶이 담겨져 있기 마련이다. 우리의 인생 구석구석에는 삶의 순간순간을 함께했던 음식들이 자리한다. 입에 넣어 씹으면 단물이 술술 배어나와 입가로 침이 흐를 것 같던, 반찬 들. 내가 먹던 음식에는 나와 함께했던 소중한 이, 어렸거나 젊었던 때의 나, 감동적이었거나 가슴 쓰린 추억들이 함께 서려있다. 맛은 삶의 일부이고, 인생은 수만 가지의 맛으로 기억되는 추억의 집합이다.
소풍날이나 운동회 날,어머니가 싸준 도시락에서도 진한 향수로 인해 어머니를 생각나게하면서 울컥하는 그리움마저 느껴졌다. 바로 그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어릴때 맛보았던 맛을 평생 지니며 살아간다. 그 맛안에는 우리의 삶이 고스란히 녹여져 있다는 사실을 깨닿게 해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