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생태환경이라는 주제로 쓰여진 중견 건축가 이일훈님의 에세이모음집이다. 건축을 전공하고 처음 10년은 많은 작가의 책과 건축가들의 작품에 파묻혀 보냈다고 한다. 요즘엔 이곳저곳 다니며 신도시에서 개선해야 할 점을 발견하기도 하고, 낡은 동네에서 보물보다 갚진 오래된 지혜를 발견하는 재미에 빠져 있다고도 한다. 숲에 대한 단상과 성찰을 건축과 일상에까지 확장한 시각으로 글을 써내려가 특이하게도 식물성의 사유를 지닌 건축가로 불리는 그다. 다툼’이 아닌 ‘다름’으로의 소통과 공감이 이뤄지길 바라며 숲 가꾸기 활동단체 ‘생명의숲’을 응원하는 월간 <숲>에 연재했던 글들을 고치고 다듭어 수록한 이 책에는 자연에 대한 심오한 단상들이 가득하다. 다양한 세상은 거창한 주장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닌,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지극한 상식에서 출발하지만 그 속에는 새겨들어야 할 내용들이 떨림으로 다가온다. “사람들은 숲에서 ‘나무(부분)’를 볼 것인가, ‘숲(전체)’을 볼 것인가를 고민합니다. 하지만 그건 숲다운 사고방식이 아니지요. 숲은 부분과 전체를 다 아우르는 개념이니까요. 숲의 구조를 살펴보면 부분과 전체의 관계성을 깨우치게 되고, 거기서 세상살이와 연계된 다른 생각을 무한정 뻗어나갈 수 있게 되지요. 제게 생각의 단서를 제공하는 건 비단 숲뿐만은 아니지만 숲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 것은 확실합니다.” 저자의 인터뷰를 통해 알게된 작가의 생각이다. 인간이 알고있는 자연이란 지극히 부분적이고 단편적이라 말하는 저자는 사람들이 전체와 관계없이 한부분의 절름발이 지식으로 자연을 알고 있다고 따끔하게 일침을 놓는다. 건축가의 글답게 숲에서 배우는 지혜로 풍경의 둘레를, 더 나아가 건축과 일상의 둘레까지 아우르는 자연과 건축에 대한 작가의 철학이 깃들어 있는글이 많았다. 동물의 본성에 대한 이야기나 식물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는 글에서는 환경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저자의 자연에 대한 애정도 엿볼 수 있었다. 또한 세상을 뒤집어볼 수 있는 여유랄까 저자의 글에는 자연에 대한 사유의 깊이에서 관록이 묻어난다. 또한 재치 있는 그의 의견이 꽤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