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신양회 사건은 스물세 명의 신도를 교살한 ‘삼촌’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마무리가 된 사건이었다. 온갖 언론에서 호들갑스럽게 사건을 보도했지만 관련된 사람들이 모두 사망한 이상 진실을 말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 사건이 두고두고 회자되지 않고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것도 그 이유였다.( (p.266) 소설을 읽으면서 언듯 든 생각은 과거에 세상을 떠들석하게 만든 관신도들의 집단자살사건이었다. 잊고 있었던 이 사건이 궁금해져 자료를 다시 찾아보았다. 1987년 8월 29일 경기도 용인시 남사면에 있는 오대양(주) 구내식당 천장에서 오대양 대표 박순자(朴順子)와 가족·종업원 등 신도 32명이 손이 묶이거나 목끈이 감긴 채 시체로 발견된 사건이 있었다. 이를 '오대양 사건'이라 칭하며 세인들을 의문에 휩싸이게 만들었던 사건이었다. 이 사건이 발생했을 때에는 집단 자살의 원인이나 자세한 경위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은 채 수사가 마무리되었다. 차후 재조사까지 들어갔지만, 이 사건이 경찰의 발표대로 집단자살극인가, 아니면 외부인이 개입된 집단 타살극인가에 대한 논의만 무성했을 뿐 진상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 소설 'A'의 줄거리는 오대양 사건을 연상케 만든다. 새로운 도전으로 신신양회의 재건과 또다시 몰락의 나락을 보게 되고 그 과정에서 겪게 되는 인간적인 고뇌들과 싸우고 있다. 남편 없이 아이를 낳아 함께 키우며 사는 여자들을 이상하게 여기고 적대시하는 편견 때문이며, 다른 하나는 끝내 소박하고 평화로운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세력을 확장하려는 그들의 기본적인 욕망을 들여다 보고 있다.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은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을것 같다. 작가는 죽음의 원인에 대해서도 일말의 여지를 남겨 놓고 있다. 집단 자살의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는 미스테리에서 이 소설은 특이한 사건을 소재로 시작했을수도 있겠지만 작가는 아직 뭔가 풀리지 않는 그 무엇을 문학적 상상력으로 파고들었다. 그녀들의 공동체에서 좋은 유전자를 선택해 아이들을 낳기위해 남자들에게 겉봉에 알파벳 'A'가 쓰여진 편지를 보낸다. 이 책에서는 끝까지 이 A가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려주지 않는다. 천사(Angel)인가, 새로운 유토피아를 꿈꾸는 아마조네스(Amazones), 간통(Adultery)의 의미중 어느 부분을 적용할지도 독자의 몫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