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관타나모 다이어리
마비쉬 룩사나 칸 지음, 이원 옮김 / 바오밥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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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서명한 공식문서가 관타나모 수용소를 1년 내에 폐쇄하라는 행정명령이었다는 뉴스로 '관타나모 수용소'는  세계인의 관심으로 떠오르게 된다 .

 

미국은 2001년 9ㆍ11 테러 이후 쿠바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에 수용소를 만들어 전세계 40여 나라에서 끌어온 545명의 포로가 수용시켰으며, 그 중 대부분이 구체적인 혐의도 없고 변호사를 만날 기회도 박탈당한 채 3년 이상 수용되어 있다고 한다. 이들 대부분은 알 카에다나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부와의 연관을 의심받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는 파쉬툰계 이민 2세인 '마비시 룩사나 칸'으로  2005년 마이애미대 로스쿨에 다니던 시절 재판도 받지 못하고 죄목도 모른 채 기한 없이 억류되어 있는 수감자들의 사연을 듣고 관타나모의 아프가니스탄 수감자들을 위한 통역봉사를 자원한 저자가 수감자들과 개인적인 관계를 맺게 되면서 이곳 사람들의 사연과  수용소에서 벌어지는 불법적 일들을 생생히 그려냈다.

 

신문이나 뉴스의 보도로만은 알 수 없는 관타나모 수용소의 실상과 그 속에 있는 사람들의 진짜 사연들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는 이  책은 관타나모의 내밀한 실상과 이곳에 억류된 사람들의 애절한 사연을 담고 있다. 




죄없는 자들이 갇히게 된 결정적인 원인이었던,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뿌린 현상금의 존재를 알게 된다. 돈에 눈이 먼 아프가니스탄인 들은 자신의 이웃을 신고했다. 뿐만 아니라 이웃의 파키스탄 정부는 계획적으로 아프가니스탄 접경지대에 주둔. 이주하는 수많은 아프가니스탄인 들을 미국에 팔아넘긴다. 83년을 뼈 빠지게 일해야 벌 수 있는 돈. 그 결과로 수백 명의 아프가니스탄의 사람이 무차별적으로 팔려서 체포되었다.

 



"9ㆍ11 이후 벌어진 전쟁 와중에, 미군은 아프가니스탄 전역에 수천 장의 전단을 살포했다. 누구라도 탈레반이나 알카에다 조직원을 신고하면 5,000달러에서 25,000달러를 준다는 내용이었다. 2006년 아프가니스탄의 일인당 국민소득이 300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그것은 로또 당첨이나 다름없었다." -71p-

 


"미국의 대법원은 관타나모에 수용된 사람들에 대해 법을 적용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그 이유는 관타나모가 미국의 관할권 아래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부시 정부와 미국 의회도 관타나모가 국제법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고 이구동성으로 주장합니다. 결과적으로 관타나모는 아주 편리한 고문실이 되었지요."(노엄 촘스키)

 

저자가 만난 사람들은 보행기가 없으면 운신하기 힘든 환자, 평범한 염소치기 소년 등이다. 그래서 더욱 관타나모의 내밀한 실상과 그곳에 기약도 없이 억류돼 있는 사람들의 애절한 사연을 담은 이야기가 가슴 뭉클하게 다가온다.


저자는 친구처럼 때로는 가족처럼 서로에게 기대게 된다. 최근에는 미국이 알 카에다 조직원이나 탈레반 관련자라고 주장하며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한 중동에서 강제로 데리고 온 사람들이 억류되어 있는 쿠바의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이들의 이슬람 신앙을 조사 과정에 활용하기 위해 여성 취조관을 동원한' 성적인 조사'가 이루어졌음이 공개되어 파문이 일었다. 관타나모에 수감된 동안 많은 사람들이 끔찍한 구타와 폭력 그리고 인간적, 종교적 모욕을 받아 거듭 수 차례 반복되는 의문의 죽음을 전하고 있다. 미군 당국이 억류자들을 취조하면서, 이슬람 신자들은 자신의 아내가 아닌 여성과 가까운 접촉을 하는 것을 종교적 금기로 여기고 있다는것을 이용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더 압박을 가하기 위해 여성들을 활용한 사례까지 밝혀지면서 비열한 미국에 대한 비난이 드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녀는 관타나모에 갇혀 있는 수감자들을 만나면서, 그들 누구라도 내 아빠나 다른 이들의 아빠가 될 수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녀가 만났던 수감자들의 죄를 벗어주고자 행한 그녀의 노력은 많은 죄 없는 아프가니스탄인들의 석방에 기여했으며,  오바마 대통령이 관타나모 수용소의 잔혹한 행위를 인정하고 폐쇄하겠다는 발표를 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공화당은 “인권을 강조하는 것은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며 이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의를 생각한다면  개인적으로도 오바마대통령이 천명한데로 조속히 폐쇄조치가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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