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 이정표 도난사건
이세벽 지음 / 굿북(GoodBook)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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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없었다면, 기다려야할 엄마가 없었다면, 엄마를 만날 수 있다는 희망마저 없었다면, 아마 철수도 다른 노숙자 아이들처럼 행인들을 괴롭히는 지하의 악당이 되었을 것이다.”(p. 22)

 

어느날 지하철역 이정표가 모두 사라지는 설정을 만들어 내며 이 시대의 부조리한 면을 들여다보는 이 소설은 사람들에게는 돈보다도 꿈과 희망이 필요하는 진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소설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 철수는 어린나이에  엄마에게 유기되어 지하철역의 노숙자로 7년 동안 엄마를 기다려온' 철수'는 엄마를 찾는 희망을 놓치 않고 이 지하철이라는 공간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 꿋꿋하게 살아간다. 그의 주위에는 사업에 실패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하게 되어 이 사회의 비주류로 전락해 바닥으로 추락해 삶을 연명하는 '뼈다귀','송이사', '최실장' 등의 노숙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또한 '황금쥐'라는 인물은 지하철의 이정표를 훔쳐다가 먹어치우는 욕망을 가득품고 살아가는 이 세상의 권력과 부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의 상징이다. 뿐만아니라 '황금쥐'라는 인물은  사람들이의 꿈과흐망이라고 믿는 궁극의 욕망을 팔아 세상을 지배하려는 제왕적자본국가를 꿈꾼다.  '우체통'은 말한다. 사람들은 꿈과 희망을 잃었다고 재벌의 하수인이 되느냐, 공정한 재판관이 되느냐 고민하던 '부장판사' 등 소설속의  등장인물을 통해 표현하는 은유적인 표현이 빛나는 이 소설은  자기의 삶을 반성하게 하며 내 안의 꿈과 희망 발전소를 재가동시키게 하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기에 충분한 소설이다. 

 

그들은 언제나처럼 자신들의 화려한 과거로 초라한 현실을 덧칠하는 중이었다.(p. 23)

 

믿었던 행복이 한순간 눈앞에서 산산조각이 나는 재앙으로 사라져버린 행복. 그들은 이 사회에서 괴리되어 홀로 낙오되어 살아가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가정의 재건을 꿈꾸며 사는 사람들이다. 주인공 철수가 엄마가 꼭 자신을 찾으러 올것이라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버티는 삶의 원동력이자 마지막 희망이다.  그렇지만 이들은 어떤때는 절망을 느끼며 아픈상처를 잊고 겨우겨우 살아가지만  인간은 어디까지 떨어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그들은 더 이상 갈곳이 없었다. 도시에서 그들이 몰린곳은 지하철역사라는 막다른 골목과도 같은 도시에 있는 '막장'같은 장소이다.

 

“솔직히 난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걸 얻을 수 있게 도와주고 있어. 꿈꾸는 걸 이루어 주는 셈이지. 황금그룹에서 열심히 일하면 10년 안에 집을 장만할 수 있잖아. 그건 보증수표나 마찬가지야.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기회이지. 15년 쯤 지나면 집을 늘려갈 수 있어. 20년 쯤 지나면 별장이나 콘도를 살 수 있고. 여름휴가, 겨울휴가, 단풍놀이, 꽃놀이는 물론이고 해외여행을 갈 기회도 얼마든지 주지. 공부하고 싶은 사람은 얼마든지 공부할 수 있고. 그들의 희망사항이지 않았나 말이다. 게다가 그들이 마음만 먹으면 대출을 받아서 신형 자동차를 살 수도 있고 신형 텔레비전과 휴대폰, 내비게이션, 비데기, 공기청정기 등 뭐든지 다 가질 수 있어. 그들의 꿈이 완벽하게 실현되는 것이지. 이보다 더 완벽하게 꿈과 희망을 줄 수는 없지. 그들에게 그런 꿈을 실현시켜주는 게 누구지. 바로 나야. 그런 내가 국가가 된다면 어떻겠나.”(p.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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