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을 잡아라!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28
박정섭 글.그림 / 시공주니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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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섭 글. 그림 / 시공주니어

대낮, 빨간지붕집에 도둑이 들었습니다.
도둑을 맞은 아줌마는 경찰에게 도둑이 뚱뚱하고 미루안경원쪽으로 도망쳤다 하네요.
땀을 뻘뻘 흘리며 도둑의 뒤를 추격하는 경찰들은 계속해서 목격자들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촌스러운 빨간 안경, 번쩍번쩍한 치아 교정기, 번들번들 대머리 아저씨, 하얀 단추가 세 개 달린 연두색 양복..
아주 눈에 띌 독특한 인상착의지만 용의자를 찾기란 쉽지가 않아요.
빨간 안경을 낀 사람을 찾으려고 하니 거리엔 온통 흑백의 사람들이 빨간 안경을 끼고 있고
교정기를 한 사람을 찾으려고 보니 온통 교정기를 낀 사람들입니다.
경찰 아저씨들은 목격자들이 진술한 내용대로 용의자를 잡았어요.
하지만 한 사람이 아닌 여섯 명이나 되네요.
사람들은 사건이 일어난 시간 무얼 했는지 알리바이를 댑니다.
그리고 경찰 아저씨들은 이제 우리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네요.

주의를 끌만한 책 제목과 더불어 불길을 뿜으며 달리는 경찰차가 도둑 머리 위에 있다고 어서 읽자 재촉한 책이에요.
도움이 필요하다는 경찰아저씨의 말에 아이들은 거꾸로 되돌아가 용의자를 찾기 위해 다시 한 번 살펴보지만 단서찾기란 쉽지가 않았어요.
우연히 본 그림으로 도둑을 찾고..
도둑을 알게된 후론 그림에서 도둑이 유난히 눈에 띄더군요.
아이들과 그림책읽기를 할 때 엄마는 글을 보는데 아이들은 그림에 집중하지요.
이책은 아이들이 무척 집중하고 또 관찰하게 하는 책이랍니다
글 보다 그림읽기를 많이 하는 아이라면 아마 놀라운 관찰력을 보여줄 듯 합니다^^

며칠 전 규현이가 유치원에서 만들어온 놀잇감 하나가 이야기 주제가 되었어요.
작은 종이 앞 뒤로 생쥐와 덫 그림이 있는데 가운데 끼운 빨대를 비벼주면 마치 쥐가 덫에 걸려 있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를 응용한 놀잇감인데 요지는 다른 그림으로 응용해도 좋겠다는 것이었지요.
규현아빠는 어깨동무를 한 사람들과 뽀뽀를 하는 모습을 만들 수 있겠다 하고
규현이는 옷을 벗은 사람과 옷을 그려 놓으면 옷을 입은 모습이 될거 같다 하고
유주는 아빠와 목마 탄 아이를 그릴 수 있겠다 하구요..
저는 꽃 위에 앉은 나비나 벌을 만들 수 있겠다 이야기 했었어요.

그러다 이 책을 읽는데 유주가 도둑과 감옥을 그리면 좋겠다고 하더라구요.
책 제목처럼 도둑을 잡아라!가 될 수 있는^^
아주 착한 재료들로 아주 간단하게 만드는 거라 바로 시작해 보았어요.
그리고 붙이고 놀고!! 모두 유주 몫, 저는 종이 자르는 것만^^


먼저 한쪽 면에 도둑의 모습을 그립니다.
그냥 사람이 아니라 책에 나온대로 뚱뚱하고 대머리에 빨간 안경을 낀 남자로 그리고 초록색 양복에 단추가 세 개인 사람이어야 한다 합니다.
네모 조각 종이를 줬더니 책처럼 동그란 단추로 오려내라 하네요.
남자가 데리고 다니는 강아지와 강아지 줄도 빠뜨리지 않는 꼼꼼함이 놀랍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요...
한쪽에 철창을 그리고 종이 사이에 빨대를 놓고 테이프로 고정해 붙여주면 끝~

살살 비비더니 도둑이 감옥에 갇혀 있다고 신이 났습니다.
팔랑팔랑 부채가 되어 바람이 나온다고 입을 크게 벌리고 아~~~ 아~~~
바람을 한참 넣습니다.


모두 반대쪽엔 철창들이 그려져 있는데
가운데는 꽃과 나비가 있어서 잠자리채인 셈이고 도둑의 철창은 감옥이 만들어져요.
유주가 만드는 동안 저는 꽃과 나비를 만들어 보았고요.
유주만 한 아이들이라면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겠고...
스스로 하며 으쓱해 했고 움직이는 듯한 그림도 무척 재밌어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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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 시즈카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다시마 세이조 글.그림, 고향옥 옮김 / 보림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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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그림책을 읽다가 특별한 공감을 더할 때가 있어요.
저도 어린 시절을 지나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비슷한 경험을 한 내용에는 왠지 모를 친근감이 마음에 와닿더라구요. 
마당 한쪽에 있는 닭과 토끼장, 느른하게 대문 앞을 지키는 개가 있는 시골집..
그런데 어느 날 까만 염소 한 마리가 우리집 가축의 무리에 끼었습니다.
주말마다 토끼장 청소를 맡았던 오빠는 숙제가 또하나 늘었다며 불퉁거렸지요.
학교에 가기 전 염소를 동네 풀밭이 있는 곳에 매어 두었다가 저녁 무렵엔 집에 데려와야 하는 일을 맡았기에 한참 놀기 좋아하던 때 그게 숙제라면 숙제였어요.
그런데 학교에 일찍 가야하는 날이나 뭔가 꼬인 날에는 그 일을 저한테 슬쩍 넘기곤 해서.. 염소 말뚝을 잡고 어디다 매어둘지, 말뚝이 박히지 않을 때나 힘이 세진 염소에게 제가 끌릴 땐 속이 상해 울기도 퍽 많이 했던 기억이 납니다. 
처음엔 염소가 무서워 가까이 가지도  못했는데, 본의 아니게 함께 다니면서는 좋은 풀이 있는 곳으로 매어주고 싶고 더울 땐 물도 챙겨주고..  또 새끼를 낳았을 땐 얼마나 신통방통한지 새끼 젖물리는 걸 물끄러미 바라보곤 했어요.
사실 염소는 사람을 잘 따르는 것도 아니고 생김새가 좀 멍텅구리해 보여서 정이 안가는데 새끼염소는 폴짝거리는 모양이 얼마나 귀엽던지.. 한 번 안아볼라고 쫓아다니던 기억이 선명하네요.



나호코네 집에도 어느 따스한 봄날 하얀 아기염소가 옵니다.
귀여운 아기염소와 나호코는 금세 친해졌어요. 
그런데 끈을 묶어두지 않아도 멀리 달아나지 않고 나호코 주변에서만 폴짝거리며 뛰놀던 염소가 강건너 할머니 할아버지 집으로 뛰어 들어갑니다
그리곤 밥상 위에 올라가는 것도 모자라 엄청난 양의 똥 세례를 퍼붓기도 하지요.
아, 이런 난감함이란!!!
어린 나호코는 어찌할 줄 몰라 엉엉 눈물을 쏟고 마네요.
이제 아기 염소에게 목줄이 매어지고 시끄럽게 계속 울어대는 염소에게 가족들이 "조용!" 이라 말하다 보니 '시즈카'란 이름이 지어졌어요.
'시즈카'는 일본어로 조용함, 고요함이라는 뜻이라는군요.

풀이 자라는대로 다 먹어치우는 시즈카는 쑥쑥 자라고 여름이 갈 무렵엔 힘도 더 세어졌지요.
그리고 시즈카는 어른염소가 되어 결혼을 하고 슬슬 배가 불러옵니다.
기껏 추운 겨울산을 돌며 풀을 뜯어 왔는데 시즈카가 자기 배를 들이받자 나호코는 시즈카가 밉습니다.
그래도 새끼를 낳느라 시즈카가 큰 소리로 울 때는 맨발로 시즈카가 있는 언덕 위를 향해  달려가네요.
가까이서 바라보는 생명탄생의 경이로움이란 어떨까요.. 
나호코의 가족은 시즈카의 첫 출산을 함께 하며 기뻐합니다.
시즈카가 엄마염소가 되고선 새끼를 향한 사랑을 유감없이 보여주네요.
천방지축 말썽꾸러기였던 바로 그 시즈카가 말이죠.
우리 안도 깨끗이 하고 젖을 먹여 새끼를 키우고 아기염소가 노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아요.
그리고 한 밤의 불청객을 일방의 박치기로 잡는 놀라운 힘도 보여 줍니다.
풀을 먹기 시작한 아기염소는 옆 동네 큰집으로 떠나 보내고 시즈카의 젖은 이제 가족의 몫이 되었어요.
하지만 요령이 없는 아빠가 시즈카의 젖을 짜기란 순조롭지 않았어요.
시즈카의 뒷발질에 벌렁 쓰러기지고 하고 뒷다리를 꽁꽁 묶었을 땐 시즈카가 날뛰고 꼼짝 못하게 묶어 놓았을 땐 시즈카가 우유통에 발을 담가 버렸거든요.
강 건너 할아버지 댁의 양배추밭과 표고버섯, 토마토 밭에 들어가 포식한 시즈카의 배가 풍선처럼 빵빵하게 부풀어 올랐어요.
사고뭉치 시즈카때문에 이제 막 구운 과자를 하나도 먹지 못했지만 한가족이라 모든 것이 용서됩니다.

나호코의 집에 온 하얀 아기염소 시즈카가 가족과 친해지고 또 자라 어른 염소가 되어 새끼를 낳고 헤어지는 경험등을 하며 겪는 여러 일상을 일곱 가지 이야기로 보여주고 있어요.
'시즈카'는 봄에 우리 집에 온 염소랍니다. 이 그림책은 아기 염소 시즈카가 엄마 염소가 되기까지의 이야기예요.
모두 정말로 있었떤 일을 바탕으로 만들었답니다.
그러니까, 이 그림책은 시즈카와 우리 가족의 그림일기라고 할 수 있지요.
라 한 작가의 말처럼 한 가족과 염소 시즈카의 일상은 무척 친근하고 소소하게 보여집니다. 
책의 맨 뒤엔 다시마 세이조 작가가 쓴 작가의 말이 있는데 그는 실화를 바탕으로 거짓말도 조금 섞어 이 그림책을 만들면서 인간과 함께 사는 가축, 그리고 자연과 생명, 이별과 일상에 대해 함께 공유하고 싶었다는군요.

나호코가족과 시즈카의 일상을 보면서 옆에서 지켜보는 듯 또 웃으며 볼 수 있는 것은 페이지 가득 그려진 다시마세이조의 그림때문이에요.
백두산이야기를 쓴 류재수 작가는 이 그림책을 그의 반세기에 걸친 창작 여정 가운데 자신만의 독특한 조형 세계가 한창 무르익는 시기의 작품으로 그의 호방한 기질이 유감없이 드러나 있는데, 유니크한 화면의 구조와 역동적인 데생, 거기서 느껴지는 소박함과 천진스러움, 그리고 슬그머니 미소짓게 하는 유머 등 앞으로 전개될 그의 모든 작품의 특징이 집약된 밀도 있는 그림책이라 평하고 있어요.
정말 그림책을 보고 있노라면 역동적이고도 두터운 그의 힘있는 붓그림 그리고 미화나 군더더기 없는 소박한 그림 속에 아이가 그린 듯 천진스럽고 간소한 사람들의 모습과 표정이 눈에 띕니다.
두터운 유화그림들 중에는 그림책속의 그림으로 뿐만 아니라 풍경화로 표구를 해두어도 좋겠단 것도 있고요..
[뛰어라 메뚜기]라는 책을 읽으면서 그가 철학적이고 어려운 사람이라 생각해본 적이 있는데.. 작가의 말을 읽으면서는 그가 장난기 많고 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을 가진 이웃집 할아버지처럼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시즈카와 함께 봄부터 겨울까지 일 년을 보내고 또 다음해 여름을 맞는 동안 나호코가족은 시즈카와 함께 많은 일을 경험합니다.
울며 웃고 행복해하고 또 난처했던 여러가지 사건사고들,,
우리 아이들이 쉽게 경험해 보지 못할 일상이지만 그림일기처럼 가득 채워진 페이제에서 공감과 웃음을 얻습니다.
시즈카 뿐만 아니라 우리와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 사는 동물들은 우리에게 그들의 생활을 보이며 마음을 나누게 되는데 하얀 염소 시즈카를 통해 따스한 그들의 체온을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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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오줌보 축구 국시꼬랭이 동네 16
이춘희 글, 이혜란 그림, 임재해 감수 / 사파리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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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갛게 상기된 얼굴, 땜빵난 머리, 덧대 기운 바지, 구멍난 양말, 검정 고무신.. 왁자지껄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올 듯 한 그림 속에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하늘 높이 날아가는 돼지 오줌보 축구공입니다.
요즘 아이들에게 이런 옷과 신발을 입히고 돼지 오줌보 축구공을 준다면 기겁을 하겠지요?
하지만 이들의 신나는 축구경기만큼은 나도 해보고 싶다 손을 번쩍 들거 같습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그 시절의 문화와 삶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국시꼬랭이 시리즈는 읽을 때마다 정겨움과 추억을 안겨줍니다.
국시꼬랭이 시리즈가 저 이전 세대 이야기를 담고 있긴 해도 책 속에서 제가 보고 자랐던 것들을 많이 볼 수 있어 추억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아이들 데리고 아웅다웅 지내는걸 보면 어른들께서는 우스개 소리로 "그 시절엔 밥만 먹여놓으면 나가 놀고 추운게 어딨고 챙겨줄게 어딨어? 없어서 서로 먹을라고 덤비고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살았지. 내가 키웠나? 알아서들 컸다!" 하시곤 하지요.
그런데 정말 그 말이 맞아요.
저만 해도 밥만 먹으면 언니 오빠 따라다니며 산과 들로 다니며 원없이 뛰놀았구요.. 한나절 놀다 배가 고프면 점심인 것이고 누구네 굴뚝에 연기가 나기 시작하면 집에 돌아갈 시간이었지요.      
그들 따라 어울려 노는 것도 배우고 밖에 나가 놀면서 사람과 자연, 세상을 배웠다 해도 과언이 아니랍니다.
어릴 땐 시골에서 사는 것이 좋지만은 않았는데.. 이런 추억을 할 수 있다는 것, 또 우리 아이들에게 제가 자란 이야기며 외갓집에서 간혹 옛물건들을 보여줄 수 있는 지금은 다행이다 싶기까지 합니다.
국시꼬랭이 시리즈를 좋아하는 이유도 바로 그런 데 있구요.



명수는 방앗간집 할아버지 환갑날을 기다립니다.
잔치에 쓸 돼지를 잡으면 오줌보를 얻어 축구를 할 생각에 벌써부터 신이 났거든요.
잔치 전날, 돼지 잡는 소리에 동네 아이들이 잔칫집으로 모여들고 돼지 오줌보를 두고 명수와 아이들이 서로 달라고 아우성입니다.
돼지 오줌보를 차지한 명수가 텃논으로 향하고 동네 아이들이 우르르 명수 뒤를 따라 달려가네요.
뒤따라온 여자 아이들을 향해 돼지 오줌을 뿌리는 개구진 명수는 고약한 냄새 따윈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명수와 아이들은 코를 틀어쥔 채 돼지 오줌보에서 오줌을 모두 뺀 뒤, 대나무 대롱으로 바람을 불어 넣어 빵빵한 고무풍선처럼 만든 다음 실로 묶었어요.
두 팀으로 편을 갈라 사내아이들이 텃논을 운동장 삼아 달립니다.

"너는 주는 공도 빼앗기나?"
"오줌을 다 빼니까 공이 너무 가벼워서 달아나잖아"
명수는 공 패스를 제대로 못한 태영이한테 화를 내고 태영이는 명수 탓을 하며 서로 다투기도 합니다.
그 사이 골인을 한 철호는 기분이 좋아서 방방 뛰며 신이 났고 명수도 다시 공격을 시작하지요.
골문을 향해 길게 던진 공 대신 고무신이 골안으로 들어가는 헤프닝도 벌어지네요.
다시 명수가 공을 슛하려는 순간 철호가 명수의 옷자락을 잡아당기고.. 명수 밑에 깔린 오줌보 축구공은 서로 공을 차지하려던 아이들의 발길질에 터져버리고 말아요.
속이 상한 명수는 눈물이야 콧물이야 범벅이 되어 엉엉 울고 친구들은 명수를 달랩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이들은 잔칫집에 모여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마냥 즐거워 합니다. 

실로 짠 조끼, 줄무늬 파란 체육복, 구멍난 양말과 옷소매로 코 딱는 아이.. 이것은 저 어릴 적 제 모습이자 아이들 모습이기도 합니다. 
어머니들이 머리에 쓴 수건, 하얀 고무신과 일바지, 처마에 매달린 씨옥수수, 보리밥과 무김치, 텃논에 쌓인 짚가리, 잔칫집에 깔린 멍석과 차양.. 이십 여년 전의 일이지만 제 머릿 속에 남은 풍경과 많이 닮았네요.
이 책은 국시꼬랭이 시리즈 <똥떡>, <아카시아 파카>, <각시각시 풀각시>를 쓴 이춘희 작가님이 쓰셨고 그림은 <우리 가족입니다>의 이혜란작가님 작품으로 돼지 오줌보로 축구공을 만들고 또 마음껏 뛰노는 아이들의 자유로움과 옛 시절을 소중히 담아 보여주고 있어요.
함께 어울려 노는 동안 티격거림도 많고 시샘도 있지만 금방 돌아서면 씨익 웃고마는 친구들, 그리고 모든 것이 귀하던 시절 놀잇감을 스스로 찾아 만들어 놀던 아이들의 모습, 누구네 잔칫날 온 동네 사람들이 자기네 잔치인양 서로 거들고 나누면서 마을 잔칫날이 되는 것 등 사람 사는 맛나는 정겨움들이 많이 보여집니다.

그림만 보고 터진 오줌보 공이 명수 옷에 붙었다며 어떡하느냐 걱정하던 우리 큰 아이에게 오줌보 축구가 전하는 놀이의 의미를 이야기해주었습니다.
통통 멋진 축구공, 가볍고 날씬한 축구화가 없던 시절.. 텃논의 그루터기를 밟고서도 거침없이 뒹굴고 뛰어 놀았던 아이들의 이야기에 엄마는 지난 옛 시간들이 떠오르는데 우리 아이는 그냥 웃으며 끄덕이며 듣습니다.
시간은 지났어도 아이들의 표정, 마음만큼은 여전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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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와 토종 씨의 행방불명 / 신통방통 곱셈구구>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신통방통 곱셈구구 신통방통 수학 1
서지원 지음, 조현숙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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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이 세 번 바뀐 삼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구구단 외우기는 초등시절 넘어야할 여러 고개중 가장 높은 첫 번째 고갯길이지 싶습니다.
청소시간에도 걸레질에 궁둥이를 들썩거리면서 외웠고 교단 앞에 나가 선생님과 친구들의 수많은 눈길을 가슴 떨려 하며 구구단을 외웠는데 그 숫자 고개.. 얼마나 높고 험한지 덜컥 막히면 집에도 쉬이 돌아가지 못하고 남아서 쓰고 외우고를 반복하는 친구들도 있었고요.
위로 오빠를 둔 덕에 엉겁결에 따라 외운 숫자들은 노랫말을 외우듯 귀로 마구 담아져.. 수업시간에 찬찬히 이해를 하며 풀어 놓았던거 같아요.
삼십 년 전엔 그렇게 구구단 고개를 넘었는데 [신통방통 곱셈구구]를 읽으며 이제 곧 초등학생이 되는 우리 아들은 앞으로 구구단 고개를 어떻게 넘을까 궁금해지더군요.
명호처럼 구구단을 외우며 곱셈구구의 저주를 경험할까? 아니면 이제 막 '더하기 삼'을 하며 "수학이 재밌다"하는 것처럼 쉽고 재미있게 구구단도 익히게 될까?  하고 말이죠.
구구단 뿐만 아니라 지금껏 지나온 교육을 돌아다보면 외울 것들이 정말 많았고 그래 공부에 그리 흥이 나지 않았던거 같아요. 
그런데 무조건 외우고 무작정 따라하기를 벗어나 원리를 이해해가며 답을 구하는 신통방통 곱셈구구를 보며.. 앞으로 우리 아이 구구단 고갯길의 좋은 동무를 만난 듯 반가웠습니다.



이제 막 구구단 고개를 넘기 시작한 명호는 그 여정이 꽤나 고달퍼 보입니다.
방 안 뿐만 아니라 냉장고, 변기, 수도꼭지, 밥과 반찬까지 온통 곱셈구구들로 가득 차 있고 심지어는 곱셈구구를 먹은 엄마와 아빠가 곱셈구구 괴물로 변하는 꿈까지 꾸거든요.
그리고 꿈에서 보았던 곱셈구구단 표가 화장실 문 앞에서 명호를 기다립니다.
2단부터 9단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모조리 외우라는 엄마의 잔소리를 시작으로 친구들은  묶어세기도 못한다며 놀리고 선생님은 구구단을 못외우는 사람은 다 외울 때까지 집에도 안보내주네요.
외우면 외울수록 머릿속만 뒤죽박죽되고 마는 곱셈구구!
그런데 번개같이 곱셈구구를 하는 마트 아줌마로부터 명호는 곱셈구구 주문과 신비의 카드를 받게 되요.
두 가지 모두 무조건 외우기와 하루 백 번씩 공책에 쓰기같은 뻔한 암기식이지만 명호는 ×가 자신을 기분 나쁘게 하는 부호가 아니라 여러 묶음을 묶어주는 끈이라는 걸 이해하게 됩니다.  
곱셈구구 빼고든 뭐든지 잘 하는 명호가 곱셈구구의 저주를 풀어줄 약을 찾아 의사선생님을 찾아 갑니다.
마침 의사선생님도 어릴 적에 명호처럼 곱셈구구의 저주에 걸렸었다는군요.
선생님이 주신 알약과 손바닥 수와 병아리 다리, 자동차 바퀴 덕분에 명호는 쉽게 5단과 2단, 4단을 차례로 외우게 됩니다. 
금요일과 토요일.. 명호는 선생님의 특별한 처방으로 곱셈구구의 저주가 완전히 풀리고 일요일날 소풍나간 명호에겐 모든 풍경들이 또 곱셈구구로 보입니다.
이번엔 저주가 아닌 즐거운 숫자들의 잔치여서 병아리와 세 발 자전거, 나비와 북두칠성, 목련꽃이 핀 봄날의 풍경이 그려지네요.

의사선생님의 특별한 처방은 과일맛 비타민이 아니라 사물을 빗대 숫자가 계속 두 개, 세 개, 네 개... 여덟 개, 아홉 개씩 커진다는 곱셈구구의 기본 원리였어요.
아주 쉽고 앞으로 절대 잊어버리지 않을것 같은 곱셈구구가 되기까지 명호에게도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원리를 이해한 똑똑한 명호처럼 이제 곧 구구단 고개를 넘을 친구들이나 곱셈구구의 저주에 걸린 친구들.. 또 그런 아이를 둔 부모들에게 신통방통 곱셈구구가 될거 같아요.

우리 아이가 이 책을 보더니.. "곱셈구구가 구구단이야?" 하며 관심을 보이더군요.
종합장, 스케치북에 나왔더라며 이야기를 하길래 묶음 보따리를 보여주며 설명해주었더니 아직은 어려운지 고개만 끄덕거립니다.
지금은 더하기 삼을 하며 수학이 재밌다 하는 아니니까요.
팔팔 뛰어도 64등!!, 칠칠치 못하게 49점!!, 병아리, 세 발 자전거, 나비, 목련.. 저도 한참 후엔 의사선생님의 특별한 처방을 이용해 볼라구요.
명호처럼 쉽고 재미있게 곱셈구구를 이해하게 되겠지요.

'신통방통' 제목이 주는 발랄함처럼 책 속 명호의 모습이나 삽화들이 무척 밝고 유쾌하답니다.
이야기 자체도 우리 실생활에서 경험되는 것들이고 삽화도 집과 학교, 마트, 병원... 우리 주변의 것들이 고스란히 보여지는데 색연필과 물감, 사진, 꼴라주등 다양한 방법들로 표현되어 있어요.
특히나 우리 아이들은 명호의 모습이 동네 아이와 닮았다고 무척 재밌어 하는데.. 닮은거 말고라도 명호의 다양한 표정만 봐도 재미지답니다.
마주 앉아 명호 표정 따라하기를 했는데 그것만으로도 꺼이꺼이 웃음이 멈추질 않습니다.
곱셈구구의 저주를 물리치는 특별한 처방과 재미난 상상 그리고 볼거리 많은 그림까지.. 신통방통 곱셈구구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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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괴물 팍스 선장 3
마르코 이노첸티 지음, 시모네 프라스카 그림, 김희진 옮김 / 세상모든책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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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이야기가 궁금해 자연스레 이어 보게 된다는 드라마 매니아 우리 어머님 말씀대로 카멜레온호가 생쥐항구에 몰래 정박해 어떻게 리키랫이 가족을 만나게 될지, 그리고 팍스 선장은 원숭이해협을 무사히 지나 잊혀진 섬에 있는 약혼녀를 찾게 될지.. 급박하게 이어지는 바다위 카멜레온호 해적 이야기가 무척 궁금하더군요.
팍스 선장 시리즈는 이탈리아 아동도서 베스트셀러라고 하는데 바다와 해적이라는 통편적인 이야기 말고도 박진감 넘치게 전개되는 그들의 모험에서 의로운 해적들의 모험과 우정을 보여 줍니다.
한 번 펼치면 단숨에 읽게 되는 팍스 선장 시리즈의 묘미는 책 내용이 주는 흥미로움 말고도 디즈니 만화처럼 주인공들의 활약을 글과 함께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인거 같아요.
인물마다 성격까지 가늠해 볼 수 있을 정도로 개성 넘치는 모습을 하고 있고 그들의 행동과 마음은 즉흥적이면서도 단순해 보여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어요.   



팍스선장 시리즈는 굳이 전권의 내용을 다 알지 못하더라도  따로 마련된 등장인물에 대한 소개와 이전까지의 줄거리를 보면 이해하기 쉬울 정도에요.

1권에서 미스터 살모사 악당들에 의해 바다에 버려졌던 리키랫이 팍스 선장을 만나 해적이 되고 2권에서 팍스선장의 증조할아버지 유령을 만난 리키랫이 팍스선장의 비밀을 알게되는 한편 그 비밀중 하나인 팍스선장의 연인과 사랑을 찾아나서는 모험과 생쥐항구로 가게되는 여정으로 이어집니다.
제 3권 '지하괴물'은 팍스선장, 리키랫 두 주인공과 빨간 눈, 뾰족한 뿔을 가진 괴물의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다 전권에 대한 기대로 제목을 보며 '어떤 내용일까?' 호기심이 일더군요.
쓰나미가 지나간 생쥐항구, 가족들의 안부가 궁금한 리키는 피라토와 불피리오와 함께 생쥐항구로 몰래 들어가 그들이 장을 볼 동안 가족을 만나기로 합니다. 
죽은 줄 알았던 아들이 돌아왔다는 기쁨, 그리고 그런 아들이 해적이 되어 돌아왔다는 놀라움에 아빠는 기절을 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엿듣고 있던 악당 살모사 일당에 의해 리키는 다시 알카트래스 감옥에 수감됩니다. 그곳에서 리키는 코코 딜론 소장으로부터 팍스선장의 새로운 비밀을 듣게 되고 쉬익쉬익스네이크와의 관계도 알게 되지요.
그리고 피라토와 불피리오도 감옥에 갇히고.. 이들은 3권의 새로운 주인공! 괴이한 모습과 무시무시한 울음소리를 내며 긴장감을 주던 지하괴물을 만나게 되는데.. 지하괴물은 허무하게도 피라토의 주먹 한 방에 무너지네요.

쉬익쉬익스네이크의 심문을 받기 위해 심문의 방으로 향하던 세 명은 팍스선장에 의해 구출됩니다.
이야기의 중간쯤에 모습을 드러낸 팍스 선장! 부하들을 구하기 위해 열기구를 타고 나타난 팍스선장은 특유의 의리를 보여주어 '역시 팍스!!' 란 말이 절로 나게 합니다.
하지만 열기구는 얼마 못가 추락을 하고 그들은 카멜레온호 보다 쉬익쉬익 스네이크 군단을 먼저 만나 대결하게 되지요.

카멜레온호에 오른 그들은 다음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게 됩니다.
팍스 선장의 약혼녀인 미스 팍스트로가 있는 잊혀진 섬으로 가기 위해 이제 그들은 '일곱 개의 바다'와 험난한 원숭이 해협을 건너야 하지요.

마침내 우리는 생쥐 항구의 해안선에서 점점 얼어졌어요.
가슴 한구석이 가족과 함께 그곳에 남겨진 것 같았지요.
그러나 해적은 자신이 있어야 할 곳에 있어야 해요. 해적선과 동료 해적들과 말이지요!

갑판 위에 앉아 쌍안경으로 생쥐항구를 바라보는 리키랫의 표정은 그리움보다는 설레임과 기대가 더 커보입니다.
모험의 공기를 폐에 가득 채우기 위해 숨을 깊게 들이마신다는 그의 말처럼.. 다음 여정은 리키랫만 기다리는게 아닐 듯 해요.
전권에서 느꼈던 긴장감보다 점점 더 흥미진진한 모험이 이어질거 같고요.. 하나씩 드러나는 팍스 선장의 다른 비밀도 궁금하답니다 .
"해적은 절대 포기하지 않아! 자유를 위해 끝까지 싸우지!"
해적이 되어가는 리키랫과 의리의 선장 팍스가 사랑하는 이를 찾아가는 여정!!
아이들 동화책이지만 극적으로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 박진감과 설레임을 함께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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