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와 토종 씨의 행방불명 / 신통방통 곱셈구구>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신통방통 곱셈구구 신통방통 수학 1
서지원 지음, 조현숙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강산이 세 번 바뀐 삼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구구단 외우기는 초등시절 넘어야할 여러 고개중 가장 높은 첫 번째 고갯길이지 싶습니다.
청소시간에도 걸레질에 궁둥이를 들썩거리면서 외웠고 교단 앞에 나가 선생님과 친구들의 수많은 눈길을 가슴 떨려 하며 구구단을 외웠는데 그 숫자 고개.. 얼마나 높고 험한지 덜컥 막히면 집에도 쉬이 돌아가지 못하고 남아서 쓰고 외우고를 반복하는 친구들도 있었고요.
위로 오빠를 둔 덕에 엉겁결에 따라 외운 숫자들은 노랫말을 외우듯 귀로 마구 담아져.. 수업시간에 찬찬히 이해를 하며 풀어 놓았던거 같아요.
삼십 년 전엔 그렇게 구구단 고개를 넘었는데 [신통방통 곱셈구구]를 읽으며 이제 곧 초등학생이 되는 우리 아들은 앞으로 구구단 고개를 어떻게 넘을까 궁금해지더군요.
명호처럼 구구단을 외우며 곱셈구구의 저주를 경험할까? 아니면 이제 막 '더하기 삼'을 하며 "수학이 재밌다"하는 것처럼 쉽고 재미있게 구구단도 익히게 될까?  하고 말이죠.
구구단 뿐만 아니라 지금껏 지나온 교육을 돌아다보면 외울 것들이 정말 많았고 그래 공부에 그리 흥이 나지 않았던거 같아요. 
그런데 무조건 외우고 무작정 따라하기를 벗어나 원리를 이해해가며 답을 구하는 신통방통 곱셈구구를 보며.. 앞으로 우리 아이 구구단 고갯길의 좋은 동무를 만난 듯 반가웠습니다.



이제 막 구구단 고개를 넘기 시작한 명호는 그 여정이 꽤나 고달퍼 보입니다.
방 안 뿐만 아니라 냉장고, 변기, 수도꼭지, 밥과 반찬까지 온통 곱셈구구들로 가득 차 있고 심지어는 곱셈구구를 먹은 엄마와 아빠가 곱셈구구 괴물로 변하는 꿈까지 꾸거든요.
그리고 꿈에서 보았던 곱셈구구단 표가 화장실 문 앞에서 명호를 기다립니다.
2단부터 9단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모조리 외우라는 엄마의 잔소리를 시작으로 친구들은  묶어세기도 못한다며 놀리고 선생님은 구구단을 못외우는 사람은 다 외울 때까지 집에도 안보내주네요.
외우면 외울수록 머릿속만 뒤죽박죽되고 마는 곱셈구구!
그런데 번개같이 곱셈구구를 하는 마트 아줌마로부터 명호는 곱셈구구 주문과 신비의 카드를 받게 되요.
두 가지 모두 무조건 외우기와 하루 백 번씩 공책에 쓰기같은 뻔한 암기식이지만 명호는 ×가 자신을 기분 나쁘게 하는 부호가 아니라 여러 묶음을 묶어주는 끈이라는 걸 이해하게 됩니다.  
곱셈구구 빼고든 뭐든지 잘 하는 명호가 곱셈구구의 저주를 풀어줄 약을 찾아 의사선생님을 찾아 갑니다.
마침 의사선생님도 어릴 적에 명호처럼 곱셈구구의 저주에 걸렸었다는군요.
선생님이 주신 알약과 손바닥 수와 병아리 다리, 자동차 바퀴 덕분에 명호는 쉽게 5단과 2단, 4단을 차례로 외우게 됩니다. 
금요일과 토요일.. 명호는 선생님의 특별한 처방으로 곱셈구구의 저주가 완전히 풀리고 일요일날 소풍나간 명호에겐 모든 풍경들이 또 곱셈구구로 보입니다.
이번엔 저주가 아닌 즐거운 숫자들의 잔치여서 병아리와 세 발 자전거, 나비와 북두칠성, 목련꽃이 핀 봄날의 풍경이 그려지네요.

의사선생님의 특별한 처방은 과일맛 비타민이 아니라 사물을 빗대 숫자가 계속 두 개, 세 개, 네 개... 여덟 개, 아홉 개씩 커진다는 곱셈구구의 기본 원리였어요.
아주 쉽고 앞으로 절대 잊어버리지 않을것 같은 곱셈구구가 되기까지 명호에게도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원리를 이해한 똑똑한 명호처럼 이제 곧 구구단 고개를 넘을 친구들이나 곱셈구구의 저주에 걸린 친구들.. 또 그런 아이를 둔 부모들에게 신통방통 곱셈구구가 될거 같아요.

우리 아이가 이 책을 보더니.. "곱셈구구가 구구단이야?" 하며 관심을 보이더군요.
종합장, 스케치북에 나왔더라며 이야기를 하길래 묶음 보따리를 보여주며 설명해주었더니 아직은 어려운지 고개만 끄덕거립니다.
지금은 더하기 삼을 하며 수학이 재밌다 하는 아니니까요.
팔팔 뛰어도 64등!!, 칠칠치 못하게 49점!!, 병아리, 세 발 자전거, 나비, 목련.. 저도 한참 후엔 의사선생님의 특별한 처방을 이용해 볼라구요.
명호처럼 쉽고 재미있게 곱셈구구를 이해하게 되겠지요.

'신통방통' 제목이 주는 발랄함처럼 책 속 명호의 모습이나 삽화들이 무척 밝고 유쾌하답니다.
이야기 자체도 우리 실생활에서 경험되는 것들이고 삽화도 집과 학교, 마트, 병원... 우리 주변의 것들이 고스란히 보여지는데 색연필과 물감, 사진, 꼴라주등 다양한 방법들로 표현되어 있어요.
특히나 우리 아이들은 명호의 모습이 동네 아이와 닮았다고 무척 재밌어 하는데.. 닮은거 말고라도 명호의 다양한 표정만 봐도 재미지답니다.
마주 앉아 명호 표정 따라하기를 했는데 그것만으로도 꺼이꺼이 웃음이 멈추질 않습니다.
곱셈구구의 저주를 물리치는 특별한 처방과 재미난 상상 그리고 볼거리 많은 그림까지.. 신통방통 곱셈구구랍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