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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해도 똑같네 1 ㅣ 결혼해도 똑같네 1
네온비 글 그림 / 애니북스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언젠가 모 사이트에서 며칠간 만화책을 저렴하게 팔고 있었다. 헌데 공교롭게도 묶여파는 만화책들은 다 내가 모르고 있던 것이었는데(가격이 저렴해서 한번 질러봤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캐러멜, 네온비 작가의 <다이어터>1권 이었다. 유용한 정보를 꽤나 코믹하고 매끄럽게 진행하면서 나는 다이어트에 대한 여러가지를 배우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냥 다이어트에 대해서 배울 때는 말그대로 '배운다'는 측면이 강했지만, 그것은 즐겁게 먹..는 이 아니고 즐겁게 익히고 있는 점이 유익한 것 같았다. 어쨌거나, '재미'와 친근한 그림체로 접한 캐러멜&네온비의 만화 <다이어터>, 그 당시 이미 나 말고도 알고있던 사람이 꽤 많더라.
그 이후로, 나는 캐러멜&네온비의 팬이 되었다. 그리고 이후 어떻게 하다가 그 둘이 결혼한 사이라는 것을 알게되었고, 그때까지만 해도 '아 그렇구나 했었다.' 그러다가 얼마전 <기춘씨에게도 봄은 오는가> 를 만나면서, 캐러멜&네온비는 내게 하나의 신뢰로 굳었다. 연애하지 못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가 펼치는 개그스러움은 가히, 내가 대사하나만 갖고 사람들에게 그 책을 소개해도 될 만큼 요소요소 빅 재미로 무장하고 있었다. 그리고 '결혼해도 똑같네'라는 본격 결혼 생활&염장&장려 만화에 대한 소식이 스물스물 들려오고 있고, 만화에 그닥 관심이 많지않은 친구들도 재밌다 재밌다 할때, 나는 참았노라.... 그 이유, 단행본 때문에.
지금까지, <다이어터>, <기춘씨에게도 봄은 오는가> 에서 캐러멜&네온비 작가를 구분하지 못했던 나는 (내 단순한 머리에는 이미 세트화) 이 <결혼해도 똑같네>를 보면서 둘을 구분하기 시작했다. 스토리작가로 활동했던 전작들에 이어, 직접 그림을 그린 <결혼해도 똑같네>는 <다이어터>, <기춘씨에게도 봄은 오는가>를 탄생시킨 여러 개그적, 연출적 요소들의 능력이 생활툰으로 변신하여 곳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그 둘은 또 부부인지라, '따로 또 같이' 라는 것.
<어쿠스틱 라이프>로도 이미 결혼생활툰이 얼마나 깨알같은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는지 경험하기도 했지만, 이 둘이 또 다른 점은, 웬지 좀 더 만화같은 이 둘의 액션과, 그에 맞는 연출이랄까? 많은 부분들은 우리네 일상처럼 공감가기도 하고, 단순하기도 하고, 바보같기도 하지만, 사진을 촬영하지 못하는 웨딩드레스를 그림으로 그려서 탁월한 선택을 할 수 있게 하던가, 하트모양으로 초를 바닥에 깔아서 하는 고백이라던지.. 과자봉지가 들어있는 것처럼 훼이크 한다던지.. 하는 것들이 대표적인 예겠다.
이런 결혼, 혹은 생활툰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은 언제나 쉽지가 않다.. 스토리를 얘기하거나 에피소드를 얘기하는 것보단 내 감정을 얘기하는게 익숙한 내겐. 하지만 분명한건, 그간 캐러멜이 그리고 네온비가 스토리작가로 있던 만화들을 접했을때의 재미들이 이제는, 스토리가 아닌 일상으로, 그럼에도 또 만화가 부부 특유의 '만화같은' 삶 속에 녹아있음은 물론이고, 네온비 작가가 캐러멜 작가를 팬으로서 처음만나, 연락하다, 작업을 알음알음 도와주다, 어느덧 인생의 든든한 동반자로, 스토리 작가로 서게 된 과정은, 결혼을 하게되는 동반자의 존재와 가치를 잘 그려내고 있단 것이다.
만화가 부부가, 만화로 그려낸, 어딘가 더 만화같은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는건 많이 즐겁고, 문득 감동적이었다. 역시 명불허전 콤비&부부 였다. 웹툰에서는 볼 수 없었을 축전(특히 난다작가의 축전)들과 실제 그들의 '진짜 모습'들은 이 책의 가치를 더욱 높여준 것 같다.(염장도 더욱..ㅠ) 그들은 2권에서는 또 어떤 모습들을 갖고 웃겨줄까!?..... (그나저나 자꾸 결혼장려 만화들만 봐서 큰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