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박사 박주홍의 파킨슨병 이야기 - 한의학박사 & 의학박사의 뇌질환 진단·치료·관리·예방 실천법
박주홍 지음 / 성안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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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에게 암보다 더 무서운 병으로 불리는 뇌신경계질환인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파킨슨병~! 수십년의 세월을 함께 한 누군가를 기억 속에서 잊어가는 사실을 알고 받아들이는 것은 신체부위 어디가 아픈 것보다 더 가슴아프고 잔인하게까지 느껴지기도 한다. 더구나 한번 발병을 하면 완치가 없다는 사실을 알기에 더욱 절망의 나락을 경험하게 하는게 아닌가 싶다. 얼마전 가까운 지인의 남편분이 파킨슨병을 판병받았다. 나 역시도 믿기 힘들었던 만큼 당사자 역시 병을 받아들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고, 그럼에도 워낙 초기에 발견한 탓에 지금은 열심히 병원다니며 운동요법도 병행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의 상황을 좀 더 자세히 알고 대처해야 겠다는 생각에 집안대대 7대째 한의학 가업을 잇고 있으며, 하버드대학에서 세게최고 권위자들에게 가르침을 받으며 서양의학에서 과학적으로 증명된 미래의학으로 주목받고 있는 심신의학전문가이자 뇌박사라 불리우는 박주홍선생님의 <뇌박사 박주홍의 파킨슨병 이야기>를 통해 파킨슨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로 했다.

 

이 책은 총5개의 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제 1장 '파킨슨병이란 무엇인가?'를 통해 이 병이 무엇이고, 걸리는 원인, 증상과 진단, 검사, 치료법, 그리고 치매와 여타 다른 병들과 차이점을 소개하고 있다. 40대 이후에 걸린다면 가족력이나 유전적 원인이 아니라 특발성으로 발병한다고 하니 누구나 걸릴 수 있음을 상기시켜 주고 있다. 또한 같은 나이임에도 노화의 정도가 개인차가 있듯이 이 병 역시 꾸준한 노력을 통해 더디게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의학의 발달로 휠체어에 의존하거나 침대에 거의 누워있는 4-5단계보다는 대개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겪는 2-3기 수준이 대부분이라고 하니 마냥 절망적이었던 상황에 작은 위안이 되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화를 막을 수 없는 것처럼 파킨슨병 역시 막을 수 없지만 노화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면 지치고 힘든 삶에 여유가 조금이나마 생길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제 2장 '파킨슨병 환자가 겪는 각종 장애'와 제3장 '파킨슨병과 함께 생활하기'에서는 병의 증상과 일상생활을 하면서 환자와 가족들이 대처할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시켜 주어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

제 4장 '파킨슨병의 치료와 간병'에서는 병원을 통한 약물치료나 병원이용법, 수술치료들이 소개되고 있으며, 가족들은 조급함을 버리고 인내심을 갖고 운동을 하고, 생활습관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더욱이 가족 역시도 스스로를 잘 관리해 간병을 함에 지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한다는 사실을 무엇보다도 명심해야 할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는 '파킨슨병 통합관리 클리닉'으로 파킨슨병을 이겨내는 운동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다양한 방법으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운동요법, 한방치료법, 식생활개선방법, 수면관리법, 건강한 뇌를 만드는 3.3.3.파킨슨병 프로그램 등을 상세한 그림들의 예시들과 함께 보여주며 소개해주고 있다. 신체적인 뇌의 건강이 정신적인 뇌에도 영향을 미치고 이를 통해 몸의 균형을 얻게하는 만큼 뇌, 마음, 몸의 조화를 강조하는 3.3.3통합치료프로그램은 실제적으로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졌다.

기타 파킨슨병의 실제치료 사례와 파킨슨병과 관련된 다양한 팁(Tip)도 따로 소개되고 있다.

책을 읽는 내내 지인을 통해 들었던 이야기들이 책의 내용들과 정확하게 일치해 이 병에 대한 제대로 알게 되었으며, 병의 증상과 치료보다는 병원, 환자, 간병하는 가족들간의 통합적인 관리클리닉에 대한 운동요법들이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도움이 되는 부분이었다. 무엇보다 파킨슨병은 노화관련질병이므로 진행속도를 늦추고 증세를 완화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노화를 막는 것처럼 완치가 불가능한 병인만큼 환자 스스로가 편안하게 생활하게 하는게 가장 중요한 간병인들의 역할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파킨슨병에 국한할 것이 아니라 어르신들이 계신 가족들이 함께 봐도 유용한 정보가 될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삶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습관하나가 병의 진행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사실을 꼭 명심하고 잊지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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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클럽
레오 담로슈 지음, 장진영 옮김 / 아이템하우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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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자 평론가이면서 옥스퍼드 대학교를 중퇴하였지만, 후에 문학적 업적을 인정받아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받아 '존슨박사'로 불리게 된 새뮤얼존슨은 《워싱턴 포스트》에서도 지난 1000년 동안 최고의 업적을 남긴 인물 또는 작품 선정에서 최고의 저자로 선정될 만큼 영국 문학사에서 중요한 인물이다. 유명한 <(옥스퍼드)영어사전>을 집필했으며, 17세기의 영국시인과 그들의 작품을 정리해 10권의 책으로 출간한 <영국시인전>은 그의 생애 최고의 작품으로 손꼽을 수 있으며 쉬지않고 잡지, 시, 비극 등을 쓰는 등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였다, 그러한 그를 중심으로 영국의 지성인, 예술가, 정치인 등이 런던의 작은 선술집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작은 소모임인 '더 클럽'을 결성해 자유롭게 토론했었고, 새뮤얼 존슨과 제임스 보즈웰을 중심으로 당시 모임 속 인물들에 대한 세세한 기록을 전기형식을 빌어 18세기 후반의 영국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해 들을 수 있는 책인 레오 담로슈 하버드대 교수님과 제임스 보즈웰의 시선으로 쓴 <더 클럽 THE CLUB>은 <월스트리트 저널>, <파이낸셜 타임지>, <내셔널 리뷰>는 물론 <뉴욕타임즈>에서도 올해의 책으로, <퍼블리셔스 위클리>에서도 올해의 베스트 논픽션으로 선정이 되었다.

<더 클럽 THE CLUB>은 새뮤얼 존슨바라기인 제임스 보즈웰이 쓴 <존슨전>의 기록을 바탕으로 한 생생한 기록이 중심이 되고 있다. 가난했던 성장배경과 실패했던 결혼생활, 그를 유명하게 만들어준 <영어사전>으로 정부로부터 연금을 받게되는 새뮤엘 존슨과는 달리 최고의 판사에게 주는명예로운 호칭인 오킨렉경을 아버지로 두어 부유한 시절을 보냈던 제임스 보즈웰에게 새뮤얼 존슨과의 운명적인 만남을 통해 애정어린 우정을 나누며 자신의 인생의 극적인 전환점을 맞게 해준다. 새뮤얼 존슨의 지독한 우울증을 안타까워하던 당대 최고의 화가 중 하나였던 죠수아 레이놀즈는 '더 클럽'을 창설해 회원을 모아 매주 온갖 종류의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며 진정한 우정을 만들어가고자 한다. 정치가이면서 재담가인 애드먼드 버크, 그의장인인 크리스토퍼 뉴전드, 작가 올리버 골드스미스 외 총 9명의 회원으로 시작한 모임은 20년동안 유지되며 점차 신입회원을 받아주며 그 규모가 커지게 된다. 제임스 보즈웰이나 <국부론>의 저자 애덤 스미스, 명작 <로마제국쇠망사>의 저자 애드워드 기번, 희극작가인 리처드 셰리든 역시 초기 멤버가 아니고 후에 가입하게 된 멤버이다. 클럽의 멤버는 아니였지만 존슨과 매번 부딪쳤던 개성넘치는 역할을 소화해냈던 위대한 배우 데이비드 개릭, 존슨의 정신건강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내며 도움을 주며 함께 지내게 해준 스트레텀 대저택의 주인인 스레일 부부과의 이야기가 함께 그려진다. 이 글의 나오는 인물들 모두는 새뮤얼 존슨과 관련이 되거나 '더 클럽'과 관련된 인물들이 등장해 그들의 삶과 죽음까지 모두 고스란히 담겨져있다. 게다가 영국미술예일센터,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나 하버드 호튼 도서관에서 제공해주는 스토리와 관련된 주요인물들의 초상화 및 관련장소와 사건들을 보여주는 그림들을 함께 실어줌으로써 600페이지가 넘어 다소 지루해질 수 있는 스토리에 생동감을 불어넣어 읽는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더 클럽>은 처음과 달리 세월이 흐름에 따라 변해가는 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명백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런던문예학회'의 전신으로 명맥이 이어져 온다는 사실을 듣고는 놀라움과 동시에 부러움에 느껴지기도 했다. 당시 구성원들 자체가 모두 유명한 인물들은 아니었다고는 하지만, 그들의 서로와 관계를 맺으며 때로는 우정을 논하고, 때로는 논쟁이나 경쟁을 하는 등의 교류를 통해 위대한 작품과 정책, 이론은 물론 다양한 결과물을 낳게 되었고 이를 통해 당대는 물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까지 영향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통해 많은 깨달음을 주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게다가 어떤 사람과 어떠한 목적으로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은 많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했으며 나 역시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모습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더 클럽 THE CLUB>를 통해 어제보다 좀 더 성장한 나를 기대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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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를 삼킨 아이
파리누쉬 사니이 지음, 양미래 옮김 / 북레시피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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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를 삼킨 아이>라는 제목이 주는 느낌은 장애아의 이야기일 것 같았고, 장애극복을 해나가는 과정이 그려질 것이라는 추측과 함께 무료한 나의 오후시간을 채워줄 이야기가 될 것 같아 가벼운 마음으로 이 책을 선택했다. 책을 받아 들자마자 펼쳐든 작가소개글에서 이란정부에 의해 두 번이나 판매금지를 당했으나, 전세계 29개국에서 출판되어 2010년 이탈리아 '보카치오 문학상'을 수상한 <나의 몫>이라는 제목의 소설로 이란 역사상 최고의 베스트셀러의 기록을 세우게 해주었었던 파리누쉬 사니이라는 작가의 두 번째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란작가의 작품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던 데다 <목소리를 삼킨 아이> 역시 출간 즉시 호평을 받으며 일곱살까지 말을 할 수 없었던 소년이 스무 살 청년이 되어 자신의 삶에 일어난 사건들을 묘사하는 실화를 바탕으로 담은 스토리라는 말에 읽기 전보다 더 호기심이 더해졌다.

<목소리를 삼킨 아이>는 전통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한 이란의 가족의 이야기이다. 말을 하지 않는 아이 샤허브는 사촌형 호스로우가 매번 웃으며 '벙어리'라고 하는 말이 좋은 의미인줄 알았지만, 곧 자신으로 인해 매번 엄마가 울거나 곤욕을 치르게 되고, 아빠와 아라쉬형 역시 자신을 창피하게 생각하는 것을 알게 되면서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도 가족들에게 대해서도 점점 분노와 증오심이 쌓여간다. 착하고 정상적이고 똑똑하고 귀여운 애들은 아빠자식이고, 멍청하고 못생기고 병든 애들은 엄마자식이라고 생각해, 자신의 친아빠를 아라쉬네 형네 아빠라 부르고 자신의 아빠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다. 사촌누나 페레슈테누나가 공원으로 샤허브를 이용해 데리고 다닌 사건, 정신병원에 가던 날 도망을 나와 만난 아저씨 아주머니와 보냈던 꿈같았던 시간, 그리고 자신을 믿어주고 비밀을 끝까지 지켜주었던 외할머니 비비와의 일화들을 통해 때로는 긴장감을 주고, 상처를 받았고, 이를 계기로 서로 성장하고 사랑을 확인해가는 모습이 감동적으로 그려진다.

이 책은 샤허브와 유일한 샤허브 편이었던 엄마 마리얌, 이렇게 두사람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또한 말을 할 수 없었던 샤허브 곁에는 샤허브가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상상속의 친구들 바비와 아시가 등장해 위험하거나 과격한 행동을 대신 해주기도 하고, 외로움과 두려움은 물론 분노나 복수심을 부추키며 샤허브와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샤허브의 마음을 대변해주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임을 알 수 있다. 샤허브가 말을 못하게 된 원인도 또한 문제행동을 일으켜 그에 대해 결론을 내기보다는 담담하게 그 과정만을 담아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가족의 자부심이자 공부잘하는 아라쉬형네 아빠라 불러 자신의 친아빠를 계부로 알고 학교에까지 불려가는 등 스토리의 갈등을 고조시키지만, 억지스럽게 둘의 화해를 설정하지 않고 성인이 되어서도 아빠를 향한 복잡한 감정과 성장의 과제를 그대로 남겨둔 부분도 지극히 현실적으로 느껴져 좋았던 것 같다.

이란 사회의 보수적인 특징과 전통적 가치와 가족의 중요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솔직한 이야기로 느껴져 너무 좋은 느낌으로 읽게 되었다. 더구나 요즘들어 사춘기 아이와 부딪힐 일이 잦아지면서 아이 그 자체로서가 아닌 지극히 현실적인 잣대로 아이를 대하는 나의 모습에 대한 반성과 함께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과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익숙하지 않는 삶을 살아온 나의 지금의 모습과도 많은 부분이 닮아있어서 너무도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읽는 내내 눈물이 나는 장면들이 유독 많았다. 샤허브의 행동과 부모 또는 어른들과의 관계들을 보면서 매일매일 사는 것이 벅차 사랑할 여유가 없었다는 핑계를 대기보다는 힘들때일수록 서로에게 믿음이라는 버팀목으로 마음을 기댈수 있는 사랑을 주어야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아이들이 아닌 아이를 키우는 어른들이 꼭!꼭!꼭! 읽어야 할 책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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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파도 속으로 미스티 아일랜드 Misty Island
황세연 지음 / 들녘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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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동화 속에서 보았던 기억으로 나쁜 악당이었음에도 보물지도하나를 들고 보물을 찾아나서는 해적선의 선장이 잠깐이나마 멋져 보일 때가 있었다. 미지에 세계에 대한 동경과 함께 감히 상상하기도 힘든 가치의 보물들을 손에 넣게 되었을 때의 쾌감은 우리에게 대리만족을 선물해주는 듯했다. 이렇듯 현실에서 이뤄지기 어려운 상상이어서 더 흥미를 이끄는 황세연작가님의 <삼각파도 속으로>는 2018년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에서 대상을, 2019년 한국추리문학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2차세계대전말 중국에서 약탈한 28톤의 금괴를 병원선으로 위장해서 일본으로 싣고 가는 도중에 미군기의 폭격으로 사라진 보물선에 관한 역사적 사실에 근거를 둔 해양미스터리 SF 장편소설이다.

해군 UDT출신인 최순석은 신입잠수자로 대형상선과 충동해 어선이 침몰해 실종자 수색을 하는 과정에 약대출신의 연구원 이윤정의 아버지를 찾아주며 그녀와의 인연의 시작된다. 함께 일하던 최동곤에게 바닷속 보물선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고, 태평양전쟁 당시 731부대의 병원선 초잔마루의 보물선이 침몰했다는 자료를 통해 이 보물선이 바닷속 어딘가에 실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어 함께 일하던 박판돌은 잠수사로, 최동곤의 전 아내 박미경은 요리사로, 이도형은 투자자 자격으로, 순석의 짝사랑 이윤정도 건강관리의료진으로, 그리고 그외 마린보이호의 선장과 기관장, 항해사, 갑판장 등이 인양작업에 합류하기에 이른다. 여러 날의 항해끝에 중국 해적들에게 잡히게 되고, 이윤정이 보물지도의 비밀을 풀면서 금괴를 찾게 된다. 그런데 금괴 외에도 항아리들도 함께 발견하게 되는데, 항아리속 기괴한 알의 정체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던 차에 선원들과 동료들은 원인모를 이유들로 하나둘씩 죽음을 당하게 된다. 여기저기서 발견되는 동료들의 사체에 대한 의문과 이름모를 바다생명체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 그리고 금괴에 대한 인간들의 욕망과 집착들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스토리는 극에 달하게 한다.

이 책은 작가가 존 카펜터 감독의 1982년작 SF 미스터리 영활 '괴물(The Thing)'을 보고 영감을 얻어 만든 작품이라고 하니 괴생명체의 탄생과정이 궁금하다면 이 영화를 참고해봐도 좋을듯하다.그리고 28톤이나 되는 금괴를 신이 인간들에게 허락해줄 수 있을지에 대한 결론 역시 책을 읽는 내내 궁금증을 더해주었다. 도망갈 곳도 없는 망망대해 바다의 한 선상에서 75년전 침몰한 일본 병원위장선을 둘러싼 비밀작전인 '황금백합작전'이라는 역사적 진실을 배경으로 한 보물선을 둘러싼 인간들의 욕망과 탐욕이 기발한 상상력과 이름모를 괴생명체가 주는 엄청난 공포감이 더해져 500페이지에 달하는 스토리가 전혀 지겹지 않고 흥미롭게 읽어갈 수 있도록 재미를 더해주었다. SF미스터리 스릴러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좋아할 만한 주제로 여겨지니 꼭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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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
니코 워커 지음, 정윤희 옮김 / 잔(도서출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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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의 루소 형제 감독과 <스파이더맨>의 톰 홀랜드 주연의 영화 <체리>가 코로나19으로 개봉이 연기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고는 안타까워하던 차에, 얼마전 이 영화의 원작소설인 <체리>가 서점 한 켠을 자리잡고 있는 모습을 보고 호기심이 일었다. 이라크전을 참전한 육군 의병출신의 니코워커가 집필한 자전적 소설로 출간하자마자 뉴욕타임즈 베스트소설 대열에 올랐고, 올해의 책 중 하나(One of the best books of the year)로 선정되었다는 소개에다 유명한 루소 형제 감독들을 사로잡아 각종 이슈를 몰고 온 책이었던지라 기대가 클 수 밖에 없었다.

이 책 <체리>는 전쟁과 약물중독에 대한 공포를 다룬 이야기이다. 18살의 평범해보이는 주인공은 클리브랜드에 있는 대학에서 에밀리를 만나 첫눈에 반해 사랑을 하지만, 학교생활도 사랑도 그저 순탄지 않았다. 그러던 중 2005년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로이와 조를 통해 의료특기병으로 이라크파병을 지원하게 되지만, 의료지원병으로서 준비도 제대로 안된 그에게 피튀기는 전투와 동료들의 수많은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하며 이뤄지는 전투임무를 수행은 그를 더 힘들게 한다. 전쟁 이후 극심한 외상성 스트레스장애를 겪으며 우울증과 정신적인 충격들로 인해 일상생활에 좀처럼 적응을 할 수 없게 되고 결국 그는 점점 더 약물에 의존하게 되는 삶의 과정이 펼쳐진다.

<체리>는 전쟁에 처음으로 투입되는 군인을 속된 말로 표현한 단어라고 한다. 작가가 자기 자신을 은유적으로 빗댄 말로 보인다. 그리고 책 마무리 '감사의 글'을 통해 그가 은행강도로 잡혀서 현재 수감이 된 상태이고, 이 책 역시 수감중에 쓰여졌음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이 그의 삶에 작은 원동력이 되어 출감후에는 좀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가길 개인적으로 바래본다.

이 책은 전쟁이 보여주는 잔혹감과 참담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우리 만큼 자세하면서 끔찍하게 그려져 있으며, 그 모든 것들을 직접 보고 겪은 주인공 역시 마약에 빠져들며 모든 것들을 잃고 서서히 파멸해가는 인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대로 보여준다. 다소 영웅적 소재나 미화화 하기 쉬운 소재인 전쟁과 마약에 대해 작가 스스로 겪고 체험한 공포와 두려움을 다소 읽기가 불편할 정도로 가감없이 보여주면서, 이를 통해 이 책을 보는 이들로 경각심을 불러일으켜주기에 충분해보였다. 책을 읽고 나니 영화 <체리>가 더욱 궁금해지게 된다.

**** 이 책 <체리> 속 말. 말. 말. ****

- 멀리서 들리는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는 모든 이에게 내가 얼마나 쓰레기 같은 놈인지 알려주고 있었다.(p.25)

- 에밀리가 울음을 터뜨렸다. 택시를 타고 떠나야 할 때까지 아이처럼 엉엉 울었다. 에밀리가 우는 내내 나는 억지로 센 척을 했다. 나는 강한 남자이고, 또 강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이제와서 말하지만, 괜히 남자인 양 억지로 강한 척하는 것보다 나은 일은 얼마든지 많다. 젊음을 즐기고 여자친구와 밤을 함께 보내고 그저 평범하게 사는 것처럼. (p.105)

- 그때 우리가 장난으로 거기에 있는 게 아니란 걸 깨달았다. 우리는 인생을 망치거나 폭탄에 맞아 죽거나 시간을 낭비하는 목적으로 군대에 왔다고 생각했지. 그게 뭐가 됐든 실제론 전쟁을 할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p.179)

- 여름이었고 사람들이 차례대로 죽어 나갔다. 여름에는 죽는 사람이 더 많다. 우리도 언제든 죽을 수 있었다. 한치 앞을 알 길이 없었다. (p.213)

- 사람들이 계속해서 죽어나갔다. 하나씩 둘씩. 영웅도 없고 전투도 없었다.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는 그냥 보조이고 허울만 좋은 허수아비였다. 도로를 오가고 바쁜척을 하면서 돈만 펑펑 쓰는 멍청하기 짝이 없는 놈들이었다.(p.235)

- 모든게 변했지만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p.265)

- 내가 이라크에서 전사했다면 나역시 영원히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기억 속에서 잊히고 있었다. (p.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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