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철학 - 돈과 인생의 진짜 주인이 되는 법
스가와라 게이 지음, 김원희 옮김 / 책들의정원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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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돈이 많았으면, 그것도 아주 많은 부자였으면 좋겠다!' 물론 이런 생각을 누군가에게 뱉어본 기억은 없지만 내 무의식 속에서 나는 아마도 그런 삶을 매일 바라고 꿈꾸고 있는것 같다.또한 이렇게 대놓고 부자가 되고 싶다고 하지 않더라도 적어도 가난하게 살고 싶은 생각은 더더욱 없다. 오늘 만난 책 <부의 철학> 안에는 상위 0.1% 슈퍼리치의 공통점을 분석해 발견한 '부의 철학과 원칙'을 통해 돈과 인생의 진짜 주인이 되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말에 혹해 오늘도 나의 꿈에 한 발 다가갈 그날을 마음 속으로 그려보며 행복한 마음으로 책을 열었다.

내 나름대로는 예전보다 훨씬 더 살기 좋은 세상이라고 믿고 있었는 데 작가 스가와라 게이는 갈수록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의 경계는 갈수록 더 뚜렷해지고 있다고 지적해 처음에는 조금 혼란스러웠다. 물론 빈부의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부자들과 가난한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유형을 분석한 후 그들만의 6가지 원칙들로 부자가 되는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 부의 제1조건은 직업이 아니라 영업력이며, 자신의 능력과 적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직업을 선택하면 가치표현의 수단인 경제적 보상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기 마련으로 『월급의 노예가 되지 않는다』는 제1원칙, 새로운 체험과 자신의 성장양식 그리고 새롭게 돈을 벌어줄 힘이 되는 데에 돈을 쓸 줄도 알아야 한다며 『푼돈에 까다롭고 큰 돈에 과감하다』는 제2원칙, 가장 확실한 미래 준비법으로 젊을 때일수록 저축보다는 자기 경험에 투자해야 한다는 『50세까지 버는 돈은 모두 써버린다』는 제3원칙, 실패와 가난을 경험해 본 사람이 더 성공할 수 있다는 』가난의 무서움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제4원칙, 일중독은 인생의 낭비라고 말하고, 일할 때는 전력을 다하지만 개인의 시간 역시 중요하다는 시간분배의 효율성을 강조한 『'1초'는 시간이 아니라 돈의 단위다』라는 제5원칙, 그리고 마지막으로 돈이 목표가 아니라 돈은 나다운 삶을 살기 위한 도구임을 각인시켜주는 『통장잔고는 인생의 최종목표가 아니다』라는 제6원칙으로 구성되어 있다.

부자가 되기 위한 필수조건도 아니고 리스크가 따르긴 일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장기적이면서 능동적인 에너지를 움직여 부를 실현하는 가장 빠른 길은 내 사업을 하는 것임을 강조해주는 부분과 회사에서 요즘도 내가 가끔씩 시간내가며 일하곤 하는 열정페이의 어리석음을 지적하는 부분을 읽으며 내가 부자는 커녕 이렇게 평범하게 밖에 살 수 밖에 없는 현실이 그 순간들과 오버랩이 되며 씁쓸함이 느껴졌다. 또한 책에서 제시한 방향과 원칙대로 밀고 나가도 될까말까할 상황임에도 정말 이대로 하면 부자가 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기 시작하니 책의 내용과 글들이 너무도 뻔하게 느껴지 때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에서 돈 이상 중요한 것으로 시간과 대인관계라 말하며 지인과의 돈거래는 무조건 하지말것과 스톱워치를 들고 다니며 일의 속도를 체크하는 사이토고 교수를 예를 들며 시간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사용할 것을 강조하는 부분에서는 전적으로 공감이 되는 부분이었다.

책을 읽으며 공감되는 글귀가 있었다.

-세상에 실패란 없다. 도전하는 도중에 한 것은 실패가 아니다, 포기하는 것이야말로 실패인 것이다.(KDDI의 창업자 이나모리 가즈오 (p.144)

--부자가 진정한 가치를 발휘하는 건 자신이 행복을 느끼는 삶을 가장 좋은 형태로 실현시킬 때이다. 이것을 기억한다면 자신이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만큼의 돈만 있어도 충분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삶이야말로 부자라고 불리기에 합당한 최고의 인생이다. (p.217)

지금까의 경력과 경험으로 당장 내 일을 할 여건도 안되며 또한 부자가 되고 싶다고 단기간에 될 수 있는 것도 아님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책에서처럼 연봉의 자릿수 하나 높이기 정도의 목표라면 가능도 할듯한 일이기에 책 속 조언을 발판삼아 작은 실천들을 하나둘씩 도전해 보리라 마음 먹어본다. 우선 지금보다 조금 더 나를 아끼고 사랑하고 자신감을 좀 더 찾고, 일할 때는 전력을 다 하더라도 워크홀릭에서는 조금이나마 벗어나 나 개인의 시간도 가지는 등의 효율적인 시간배분을 하도록 노력해야겠다. 돈이 목표가 아니라 나다운 삶을 살기 위한 도구로 제대로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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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k You 100 Days
성경훈 지음 / SISO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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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내 주변에도 흔히 말하는 엄친아 가족이 있다. 그 친구네 가족이 몇 년 전부터 내게 감사일기 쓰기를 추천했었는 데 막상 무엇을 감사해야할지, 어떻게 써야할지, 언제부터 언제까지 써야할지도 모르겠던 터라 차일피일 미루게 되었고, 그렇게 내 기억 속에서 감사일기의 기억이 사라져버릴 즈음, 독서 까페에서 본 <Thank you : 100 days>책 소개글을 보고는 갑자기 그 때 기억이 떠오르며 감사일기에 대한 호기심이 다시 일었고, 이번에는 제대로 알아보고 도전해보리라는 마음이 들어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우선 이 글을 쓴 작가 성경훈씨는 예민한데다 생각의 굴레를 벗어나기가 힘든 성격이었는데 감사일기습관을 통해 평화롭고 안정된 내면의 세계를 구축하고 일상생활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등 여러 면으로 삶의 변화를 경험했다고 말하면서, 감사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한 무한예찬론을 늘어놓았다. 그리고는 내가 고민하고 있는 부분도 속시원하게 답변을 해주었다. 감사일기는 쓰는 방법도 없고, 무엇을 쓸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없으며, 언제부터 써야 할지도 고민하지 말고 그러한 계획도 잡지 말고 그저 일단 지금 당장 눈을 감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부터가 시작이라고 말해주었다. 게다가 너무 지나치게 방법에 치우치면 거부감이 생겨 일기자체를 지속적으로 쓰기 어려울 수 밖에 없는 현실감 있는 조언도 공감이 되면서 도움이 되었다.

총 2부로 엮은 이 책은 1부에서는 감사일기를 실천해야 하는 이유와 함께 감사일기의 여러 장점들이 담겨져 있고, 이를 보면서 일기쓰는 당위성과 필연성을 몸소 실천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었고, 2부에서는 그가 쓴 100일간 15줄씩의 감사일기를 보며 우리도 직접 바로 옆 페이지에 감사하는 마음을 쓸 수 있도록 감사일기 노트가 함께 구성되어 있었다.

돈도 들지 않고, 그저 생각만 가지기만 하면 감사의 효과를 직접 경험할 수 있지만, 사실 실천에 옮기지 않으면 이 또한 아무 소용이 없다고 하면서, 힘들더라도 100일간 꾸준히 지속하다보면 아마도 감사일기의 매력에 빠져 평생을 쓸 수 있을 거라는 확신에 찬 자신감에 내게도 도전의식을 불태우게 했다.

책 표지와 시작하는 글에 "감사는 그저 '좋은 습관'이 아니라 인생을 바꾸는 문으로 들어가는 황금열쇠다!'라는 글귀를 보니 나뿐 아니라 주변 지인들에게 부담없이 선물하기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당장 잠자리에 들기 전 첫 페이지 첫째날 감사일기를 쓰고 있는 내 모습을 상상하니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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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익스체인지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22
최정화 지음 / 현대문학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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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문학에서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유망받은 작가들의 작품을 엄선해 매달 월간으로 출간되고 있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의 스물 두번째 작품은 최정화작가님의 <메모리 익스체인지>였다. 전작 <흰 도시 이야기>에서도 전염병에 걸린 도시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잃지 않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할 지에 대한 많은 생각을 갖게 했었던 작품으로 인상적이었던 터라 이번 신작 <메모리 익스체인지>의 이야기가 누구보다 궁금했었다. 인터넷 서점가에서 본 소개글로 먼저 만난 이번 작품 역시 그 공간이 화성으로 바뀌긴 했지만 전작처럼 SF소설로, '기억'이라는 주제를 다룬 점에서 유사성을 발견하며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더해 주었다.

<메모리 익스체인지>는 더 이상 인간이 살 수 없는 곳이 되어버린 지구를 벗어나 화성에 이민자 신분으로 입국을 하게 된 지구인이 아이디얼 카드가 없이는 입국이 안된다는 사실을 알고, 자신의 정보와 모든 기억을 화성인에게 완전히 넘겨 기억을 제로화하고, 자신 역시 화성인으로서 메모리 익스체인지를 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총 3부로 1부에서는 화성에 도착한 지구인으로서의 니키의 이야기, 2부에서는 니키와 기억을 교환하고 화성인 중 최하층 계급으로 제로화 구역에서 수용되어 사는 반다의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 3부에서는 도라라는 이름으로 반다가 화성인으로 살고 있는 니키를 찾아 서로 기억의 상호교환을 나누는 이야기로 이루어져있다.

소설 속 메모리 익스체인지사는 사람들에게 다른 사람의 기억을 입력시켜 새로운 삶을 찾게 해주는 꿈과 희망의 회사로 소개되었지만, 실상 니키도 반다도 도라도 모두 바뀌어진 기억에 혼란을 느끼며 끊임없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의심을 가지며 행복하지 않았고, 과거를 읽어버린 삶이 아무리 충만하고 만족하더라고 문제가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는 공감이 갔다. "내 기억을 가지고 자신을 잊은채 살기를 바라지 않았고 내가 가지고 있는 당신 기억을 당신에게 주고 싶어요."(p. 105)라고 반다가 도라라는 이름의 니키를 찾아가 죽기 전 던지는 말에는 저절로 숙연해지며 극적인 감동을 주었다.

에필로그에 작가는 제주 난민에 대한 우리들의 서툰 반응을 이 소설에 담고 싶었다고 했다. 화성인에게 지구인은 이방인일 수 밖에 없었고 결코 화성인일 수 없었던 것처럼 우리가 난민들을 대할 때 역시 우리의 이익이 아닌 같은 인간으로서의 공존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삼촌이 니키에게 했던 "사람들이 널 어떻게 대하든 간에, 넌 자유롭고 존중받아야 할 인간이야."라는 말에 대한 기억과 울림은 책을 덮는 순간까지도 계속 남아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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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어디에서 왔니 - 한국인 이야기 - 탄생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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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이야기>책처럼 이어령 선생님도 우리도 우리들만의 이야기를 다룬 12권의 <한국인이야기>책을 집필해야겠다는 계획을 잡으셨고 그러던 찰나, 두 번의 암선고로 인한 10여년 간의 투병생활이 발목을 잡아, 희수를 바라보는 적지 않은 나이가 되어서야 그 첫 시리즈 <한국인 이야기 - 탄생 : 너 어디에서 왔니?>를 출간하게 되었다고 한다. 일제시대에 태어나 한국전쟁도 겪고 급성장한 경제상황도 모두 겪으신 그가 본 우리 한국인들, 그리고 그가 말하고 싶었던 우리들의 이야기가 무엇일지가 일단 무엇보다도 궁금했었고, 그 첫번째 이야기 <너 어디에서 왔니?>라는 우리 모두의 '출생의 비밀'의 비밀이 밝혀진다는 소개글 역시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해 보여 떨리는 마음으로 책을 들었다.

책을 펼치자마자 꼬부랑 할머니부터 소개가 된다. 세상은 너무도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그가 어릴적부터 부르고 들었던 '꼬부랑 할머니의 열두고개'라는 노래는 요즘 유치원 아이들 입에서도 여전히 오르내리며 흥얼거리는 모습을 보며, 내가 훗날 부모가 되어 부모의 과거였던 시간이 내 훗날 미래의 시간이 되더라도 우리는 오늘처럼 꼬부랑할머니를 기억할거라는 말은 여운이 되어 계속 내 가슴 속에 남았다. 그리하여 이 책 <탄생 : 너 어디에서 왔니>편은 꼬부랑 할머니가 열 두 고개를 넘는 것에 착안해 엄마 뱃 속이야기부터 아장아장 걸어 아이가 나들이를 갈 나이가 될 때까지의 이야기를 다룬 태명 고개, 배내 고개, 출산 고개, 삼신 고개, 기저귀 고개, 어부바 고개, 옹알이 고개, 돌잡이 고개, 세 살 고개, 나들이 고개, 호미 고개, 이야기 고개, 이렇게 총 12고개로 구성을 하였다.

책을 읽으며 2001년~2007년 사이에 유행하면서 자리잡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있는 태명이 우리나라만 가지고 있는 고유한 문화인 것을 알고 놀라웠고, 점차 세계화되고 있다는 사실도 굉장히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배냇 저고리의 숨겨진 의미와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 우리나라만 가지고 있는 세는 나이에 대한 이야기, 고래 이야기와 함께 미역국에 담긴 깊은 뜻과 호모파티엔스로 불리는 고통의 끝을 보여주는 출산 이야기, 동해용왕의 딸 삼신 이야기와 아시안들만의 점유물처럼 느껴지는 몽고반점에 담긴 재미있는 이야기, 그리고 몇 년 전 인기드라마 '도깨비'이야기 속 삼신할머니를 함께 엮어 풀어간 점도 흥미로웠다. 서양문화의 스와들링과 기저귀와 포대기를 함께 비교해가며 문화차이를 비교한 점, 돌잡이와 옹알이 그리고 세 살이 주는 의미에 대한 이야기도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며 공감이 가게 되었다. 산삼을 뜻하는 '달래마늘의 향기', '소금장수 이야기', '해녀' 그리고 '호미'도 우리만의 고유한 채집, 농경문화이야기라는 사실도 참신하게 다가왔으며, 그 외 아이들의 사랑을 듬뿍받고 있는 '상어가족'노래 속의 다양한 의성어, '막~', '~랑'처럼 우리 고유의 말 이야기도 우리들만의 전유물처럼 느껴져 더 아끼며 적절하게 잘 사용해야 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한 손에 호미, 또 한 손에 스마트폰'이라는 말이 지금의 우리 한국인을 대표하는 모습이라는 말에 공감이 된다. 과거와 현재의 우리 모습은 앞으로도 계속 변화하고 조금씩 바뀌게 되겠지만, 우리 민족의 뿌리와 그 근본정신은 언제고 항상 우리의 가슴 속에 깊이 남아 우리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리라고 믿으며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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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멜표류기 - 조선과 유럽의 운명적 만남, 난선제주도난파기 그리고 책 읽어드립니다
헨드릭 하멜 지음, 신동운 옮김 / 스타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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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의 '요즘책방:책 읽어드립니다'라는 프로그램은 책을 읽을 시간이 없는 바쁜 현대인에게 정말 유익한 요약정보를 제공해주기도 하지만, 나처럼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구지 본방사수를 못하더라도 어떤 책이 소개되었는지 정도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라도 챙겨보게 되는 유익한 독서정보 소식통이다. 지난 2월4일에는 네델란드 동인도 소속 선원인 하멜이 일본으로 항해 중 폭우로 난파되어 13년 20일간의 억류생활을 상세히 기록하여, 조선을 서양에 최초로 알린 책으로, 그 사료적 가치를 높이 평가받고 있는 <하멜표류기>가 소개되었다. 사실 학창시절 <하멜표류기>에 대해 여러 번 들어왔었고, 제주도를 방문했을 때에도 박물관에 들렀던 기억은 있어도, 막상 이 책을 읽어본 적은 없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기대와 설레는 마음으로 이 책을 만났다.

우선 서양인의 눈으로 본 1600년대의 조선은 너무도 당혹스러운 상황이 아니였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의 목적으로 들른 것도 아니고, 난파와 표류 끝에 억류되어 낯선 땅에서 강제 노역, 강금, 유형, 태형, 구걸을 경험하며, 의사소통도 쉽지 않은 채로 제주도, 서울 그리고 여러 지역을 끌려다닐 수 밖에 없었던 터라 그에게 조선은 깊은 인상을 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런 그의 경험이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물론 최대한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기술을 했다고 할 수는 있으나, 그가 겪은 고생과 경험이 자기 중심적일 수 밖에 없음은 당연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당시 우리나라의 상황을 알 수 있는 소중한 자료임에는 틀림없고, 당시 시대상과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외국인의 시선이었던 상황임을 알고 읽으니 처음에는 눈에 다소 거슬리게 다가왔던 표현들도 점점 더 편하게 읽히기 시작했다.

1부는 난파와 표류에 관한 기술을 적은 '하멜일지'를 중심으로 출항일부터 본국으로 귀송될 때까지 14년간의 상황을 연도별로 일기형식에 빌어 기록을 하였으며, 두 번의 탈출 실패 후 배를 구해 일본으로 탈출하고 난 후 '나카사키 부교의 질문과 우리들의 답변'을 함께 묶어 두었다. 그리고 2부에서는 여러 계층의 사람들을 만나고, 남북의 여러 지역을 끌려 다니며 당시 조선의 지리, 풍토, 산물, 정치, 군사, 풍속, 종교, 교역, 교육 등에 대해 깊은 인상과 풍부한 경험을 살려 '조선국에 관한 기술'을 실었다.

TV에서 소개된 방바닥이 난로이고 방이라기보다는 온실이라고 소개하는 온돌 부분도 공감이 되었지만, 장님 점쟁이와 무당이 의사역할을 하고 있다는 소개는 당시이기에 가능한 것이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그의 눈에는 네델란드 필기체의 글씨로 충분히 보여졌을, 배우기 매우 어려웠다고 소개되는 한자는 충분히 지금으로서도 이해가 갔다. 남녀불평등과 철저한 신분제도의 불평등은 물론이고, 범죄와 태형에 대한 기술은 잔인함과 끔찍함을 넘어서 상상조차 하기 무서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리하고 세밀한 관찰력과 표현으로 당시의 실상을 제대로 알 수 있는 부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있는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책을 읽으면 좋겠지만 사실 그러기가 쉽지 않았다. 우리를 칭찬하는 부분들도 물론 있었지만, 우리를 욕하는 글을 보면 막 화가 나는 건 어쩔 수 없음은 인정할 밖에 없었다. "그들은 물건을 훔치고, 거짓말하고, 속이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들은 그다지 믿을 만한 사람이 못됩니다. 남에게 해를 입히는 것은 잘 했다고 생각될지언정 부끄러운 일로 취급되지는 않습니다."(p.165)라고 적힌 글을 보고 사실 광분을 하게 되는 모습을 보면 더 그랬다. 하지만 몇 년간의 흉년이 지속되고 굶어죽어 가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에서 발견되고 있던 시대상황을 고려해보면, 우리 뿐 아니라 그 누구라도 그럴 수 있지 않을까는 합리화로 우리 선조들에게 나를 이입하는 모습을 상상하게 되었다.

시대가 너무도 많이 변했음을 느꼈다. 당시의 정치제도와 생활상을 구지 비교해볼 필요도 없이 우리가 얼마나 눈부신 발전을 했는지도 자명하게 알고있다. 1600년도 중반의 하멜이 소개해 준 우리나라의 사실적 소개와 실상은 매우 귀중한 역사적인 자료로 지금도 우리 곁에 남아있음에 감사함을 느끼며, 다시 2020년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그를 초대해 지금의 대한민국을 기록해 다시 한 편의 <하멜의 표류기>를 기록해보면 우리의 위상이 완전히 달라진 책이 나오게 되지 않을까라는 허무맹량한 상상을 하면서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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