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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타이거
페넬로피 라이블리 지음, 김선형 옮김 / 솔출판사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포인세티아예요. 절대로 죽지 않는 녀석들이지. 모래 속에서 자라니까. 우리들처럼 그냥 대충 살게 내버려둬요." -187p

 라이블리의 글을 보면 문득 헤르타 뮐러가 떠오른다. 과거와 현재가 뒤섞여 진행되는 개인적 심상에 따른 소설 진행 방식이 닮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언어의 시적 감성이 짙은 점도 비슷하다.

 모기향의 모양을 본 따 만든 [문타이거]라는 제목만 봐도 무미건조한 낱말에 얼마나 감성을 담았는지 예상할 수 있다. 이 책 전체에 나오는 단어가 그렇다. 모든 단어에 시적 감성을 담고 파편적 이야기들 자체가 만들어내는 구조 또한 시의 구성과 닮았다.
 
 사실 개인적인 감상으로 썩 재미나고 흥미진진한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루한 책 속에 든 아름다움은 무시할 수 없었다. 아름답지만 가깝게 다가갈수 없던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아직 그 아름다움을 완전히 이해하기 힘들어서일지도 모르겠다.

 클라우디아라는 다소 캐릭터가 확실한 주인공의 내면으로 서술되는 초반부는 오빠와의 묘한 관계에서 시작된다. 오빠의 아내와 마치 삼각 관계처럼 독특한 구조를 만들어내며 그 속에서 소외되는 오빠의 아내에 대한 연민적이면서도 모자라는 역량에 대한 안타까움을 담담한 어조로 토로한다.

 클라우디아는 말한다. 자신의 오빠는 매우 똑똑한 남자고 같은 부류의 여자와 만나게 되면 이야기는 잘 통할지 몰라도 연인으로써 오래 가기 힘들 것이라고.

 클라우디아와 오빠와의 관계가 만일 남매관계가 아니었다면, 정부의 관계가 되진 않았을까. 진한 교류가 있으면서도 서로가 부담스러운 관계. 그러나 가끔 서로를 원하게 되는.

 중반부는 현재의 시각으로 잠시 서술되다가 다시 전쟁과 역사의 현장으로 초점이 옮겨진다. 사랑하게 되는 남자, 톰과의 만남. 그와 이야기한 많은 논쟁거리에 대한 대화들. 본문 속에서 논쟁거리에 대한 대화를 제외한 진짜 입밖으로 내놓은 대화는 많은 부분들이 짤막짤막하다.

 클라우디아는 다른 사람의 심적 내용까지 서술하면서도 톰의 내면까지는 분석하지 않는다. 진정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객관적이기 힘들어서였을까..

 구성과 이야기 방식이 독특하고 언어에서 느껴지는 감상이 뛰어나 문학적인 면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진 모르나 대중성에서는 약간 못 미치지 않을까. 순전히 나의 평가일 뿐이라는 걸 명심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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