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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게 - 제144회 나오키상 수상작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조용한 마을로 전학을 가게 된 신이치는 반 아이들에게서 따돌림을 당한다. 신이치가 따돌림을 당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나루미의 엄마가 신이치의 할아버지가 몰았던 배에서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 나루미 또한 사실은 그것이 신이치의 할아버지 탓이 아니란 걸 알면서도 할아버지를 비롯해 신이치까지 미워한다. 하지만 곧 그런 자신을 미워하며 신이치와 잘 지내보려 노력한다.

 낯설고 서먹한 분위기에서 홀로 외로운 신이치에게 하루야가 다가오고 둘은 서서히 친해진다. 이들은 함께 근처 바닷가에서 소라게를 주워 관찰하며 가지고 논다. 하루야는 소라게 껍데기에 불로 달구어 속에 있는 소라게가 나오게 하려고 한다. 뜨거운 걸 견디지 못하고 나와서 삼십육계 줄행랑을 치는 소라게가 있는가 하면 끝까지 안에서 열기를 참고 있는 끈기 있는 소라게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다.


 다음 날 신이치는 쇼조와 함께 가마쿠라 축제에 가는데 함께 가자고 하루야에게 제안하고 축제를 구경하다가 쇼조의 이야기를 듣고는  일본의 제일 큰 절을 구경한 뒤 주오암에 가게 된다. 그 곳에서 목이 떨어져 나간 불상들을 보고 둘은 묘한 감정에 사로잡힌다.


 하루야는 왠일인지 그날 이후로 소라게를 언덕에 있는 웅덩이에 옮겨보자는 의견을 내고 신이치는 흔쾌히 동의해서 소라게를 웅덩이에 가지고 간다. 소라게를 관찰하던 하루야는 이 소라게를 태워 소원을 빌자고 말한다. 둘은 소라게를 태워 그 희생을 통해 소원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지만 사실은 둘 다 놀이로 생각한 거지 믿지는 않는다. 하루야가 소원을 빌어보라고 하자 막상 무얼 빌지 생각이 나지 않던 하루야는 돈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다음날 정말 500엔 동전을 줍게 된다.   
  

 [달과 게]는 독자로 하여금 작품속 인물들이 미신적인 요소와 배경을 바탕으로 행동하는 것들을 보여주면서 긴장감을 유발시키다가 마지막에 상상적 요소를 걸러내고 사실적 모습의 순수 그대로의 과정을 다시 재연하면서 순수문학적 요소가 짙게 드러난다.


 이 속에서 리얼리티하다고 볼 수는 없는 서술자의 제한되어진 관찰자시점의 좁은 시각에서 독자는 여전히 미스테리적인 부분을 감지하게 된다. 마지막에 신이치가 차도에서 본 것이 거대한 게인지, 하루야인지, 자신인지. 자신조차 헷갈려 하듯 독자 또한 알 수가 없다.


 또 하나의 특징은 신이치가 나로 설정되어진 일인칭이 아닌데도 읽는 사람은 마치 신이치의 시각 위주로 진행되는 일인칭 시점처럼 보게 된다. 신이치가 보고 듣고 느낀 바는 잘 알 수 있는 반면에 스미에의 행동 이면의 생각이나 쇼조의 표정에 드러나지 않는 감정, 하루야의 마음속에서 충돌하는 판단, 나루미의 진심은 그들의 행동과 표정과 분위기를 통해서만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달과 게]의 가장 큰 장점은 미묘하고 복잡한 심리적인 감정의 동요가 세밀하고 섬세하게 그려졌다는 것이다. 오버되면 어색해질 수 있는 감정들의 절제의 묘미가  뛰어나 실감 있는 상황을 연출해냈다. 이 점은 이 작품의 장점인 동시에 단점이 되기도 한다. 원래 이 작품의 작가가 글을 풀어내던 방식은 추리와 미스테리가 주요소인데 ’달과 게’는 꾸준하게 차분하고 진실성에 가까운 방식으로 이끌어 나가기 때문이다.


 하다못해 신이치가 자신에게 몰래 나쁜 말을 적어 쪽지를 남겨놓은 이가 다름 아닌 하루야인걸 알고도 크게 흥분하지 않고 조목조목 따지는 모습 또한 조용하고 차분하다.


 신이치가 나루미에게 느끼는 감정, 하루야와의 감정 충돌, 스미에에 대한 서운함, 나루미의 아빠에 대한 증오.. 인물과 인물간의 서로 부딪히는 감정들이 조용하면서도 강하게 표현되며 그 속에서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아동학대와 왕따, 부모의 죽음으로 인한 결핍 같은 문제들이 자연스럽게 인식된다.


 동심에서 벗어났지만 성숙하다고 볼 수는 없는 신이치와 하루야, 나루미. 그들의 성장통을 통에 우리 각자는 자신의 성장통을 떠올리며 공감대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문학은 금싸라기를 고르듯 선택된 생활경험의 표현이다. 고도로 압축되어 있어 그 내용의 농도가 진하다. 짧은 시간에 우리는 시인이나 소설가의 눈을 통하여 인생의 다양한 면을 맛볼 수 있다. 마음의 안정을 잃지 않으면서 침통한 비극을 체험할 수도 있다’ - 피천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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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란 2011-04-23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이 책 신간평가단 도서 선정 되기 전에 읽었던 거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