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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사회 - 폭력은 인간과 사회를 어떻게 움직이는가?
볼프강 조프스키 지음, 이한우 옮김 / 푸른숲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살인자는 권총의 총신을 희생자의 관자놀이나 가슴 혹은 아랫배에 갖다 댄다. 살해자는 희생자의 사지를 칼로 도려내고, 뼈와 두개골을 돌덩어리나 우연히 손에 들린 몽둥이 혹은 부서진 의자 다리 따위로 박살 낸다.' - 264p

 아무 페이지나 넘겨 읽어도 위에 같이 마치 소설을 읽는 듯한 문장을 발견할 수 있다. 다른 책에서 자주 보이는 인용구나 전문가의 의견 없이도 지극히 개인적인 시선으로 '폭력 사회'를 정의하고 이론을 정리해가는 특이한 구성을 가진 이 책은 다소 빨리 지루해질 염려가 있다.

 질서와 폭력, 폭력과 격정, 고문, 구경꾼, 사형 집행, 전투, 사냥과 도주, 학살, 사물들의 파괴. 이 책의 구성 제목들이다. 처음에 제목들을 보고는 역사에서 현대까지 일어난 사건을 짚어가며 가해자와 피해자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것인지 알았다. 그들을 통해 폭력사회의 단면을 살피고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을 각 사회의 특징에서 살피는 것이라고.

 그런데 처음부터 끝까지 이 책의 서술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라곤 피비린내 나는 살육현장과 무참히 짓밟히는 희생자가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마지막장까지 책을 읽기 전에는 그것이 '문명 비판'이라는 것을 알기에도 제법 어수선하다. 다행히 번역자가 이 책의 후기를 달아줌으로써 내가 삼천포로 빠져서 잘못 이해한 것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번역자 역시도 이 책에서 내가 느꼈던 감정을 비슷하게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공포의 방에는 이런 계통의 선조들을 모셔둔다. 이 방에는 타살자, 강도 살인범, 암살자, 식인 살인자 등이 모두 모여 있다. 폭력의 관행은 다양한 (살인) 형태들을 알고 있다. 하지만 늘 그런 관행을 각인시키는 것은 다름 아닌 문화이다. 본성(자연)이 아니라 문화가 인간을 그렇게 만들었고 지금도 그렇게 만들고 있다." - 322p 


 문명이 만들어지면서 다음 세대로 이어짐에 따라 전 시대의 폭력을 문화를 통해 다시 각인되어 반복한다. 결과적으론 이런 뜻인것 같다. 그렇다면 이 작가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일까. 글쎄. 그건 오리무중이다. 사물에 관한 지식을 논리적인 연관에 의하여 하나의 체계로 이루어 놓은 이론이라고 할 수 있는 것 같은데, 그래서 이론이라는 것에 약간 애매해 그 뜻에 대해 한 번 찾아 보았다.

 네이버 백과사전을 참고했다.
 
 - 학문이라면 거기에는 반드시 이론이 있다. 일단 이론이 형성되면 그 이론의 논리적인 결론을 끌어냄으로써 미지(未知)의 영역에 관해서도 효과있는 예상을 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그러나 사물에 관한 새로운 지식으로 인하여 이론 적용에 한계가 생기는 수가 있다. 이런 경우 이론에 구애되어 사실을 무시하는 일이 허다하나 이것은 큰 잘못이다.

이론 중에서 근본적인 전제가 있는 것, 또는 자료(資料)에 관한 보고 사항 중에서 그대로 인정해야 할 것은 공리(公理)가 된다. 다음의 명제는 공리로부터 연역(演繹)되는 정리(定理)가 된다. 이와 같은 논리적인 연결을 철저히 정리하면 공리론(公理論)을 얻게 된다. 여기서 이를 논리기호(論理記號)로 표시하면 형식화(形式化)된 이론이 형성된다.

여기까지 정리하면 동일한 이론이 전혀 다른 복수의 사상(事象)에 적용될 수도 있다는 것이 분명해지는 경우가 있다. 이론이 적용되는 현상(現象) 또는 그 구조를 논리학이나 수학에서는 그 이론의 모델이라고 한다. 그러나 경험과학(經驗科學)에서는 이와는 반대로 하나의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을 그 현상의 모델이라고 할 때가 많다. 학문 연구 과정에서 논리적 전개에 치중하는 것을 이론면(理論面), 사상(事象)과의 대결에 치중하는 것을 실험면(實驗面)에 관한 연구라 하여 구별한다. -

 어째, 어느 면에서는 확실해진 것 같기도 하나 어떤 면에선 더 애매해진 기분이다. [폭력 사회]는 내 스타일의 책은 아니었던 것 같다는 게 지금까진 내가 내린 결론이다. 좀 더 인문 시각을 넓혀야 할 필요성을 갖게 해준 책이다.

 '폭력은 인간과 사회를 어떻게 움직이는가?' 답은 결코 멀쩡하지 않은 세계로 이끌어 모두가 혼란속에 빠진다는 대답을 이 책에서 찾을 수 있다. 가장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점은 폭력은 절대 해결을 부르지 않으며 인간으로 태어나 느끼는 감정 중 가장 끔찍한 감정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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