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성향이 다른 사람들과 하루하루 근무하는것이 지뢰밭을 거니는것 같다. 한번 당하고 나면 , 다시는 내 의도를 보이지 말아야지 입을 꾹 다물고 지켜만 봐야지 하다가 , 상대의 느슨한 태도에 홀딱 넘어가서 내 견해를 밝히고 만다. 결국 나에게 돌아온건 상대의 냉소적인 기분 나쁘고 매너없는 말이다. 난 또 퇴근 무렵에 그 자의 말에 엄청 신경쓰고 스트레스를 받을수 밖에 없었다.
일단 그자는 나와 같은 팀장이고 나보다 두살정도 어리지만 사고방식은 엄청 고루하다. 요즘도 술먹고 노래방가는 사람이 있을까 의문을 갖지만 그는 술을 먹으면 2차,3차 기억상실에 담날까지 혀가 꼬인채 출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형은 술과 전혀 관계없는 사람처럼 보인다. 수년전 가발을 맞췄다는 소문이 있긴해서 조직도를 보면 살짝 과거가 보이지만 본인은 전혀 함구한다. 그와 술은 결코 빠질수가 없는 것인데 술을 안먹은 평소엔 말을 거의 하지 않는다. 어쩌다 내가 먼저 농담을 걸때도 있지만 돌아오는 건 이건아닌데 한적이 많다.
문제의 발단은 언젠가부터 이자가 날 마치 수전노 대하듯 하는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며칠전 전직원에게 밥을 사다시피 해서 거금이 나가 속이 쓰린 상태인데, 오늘 우리 팀원들하고 내가 밥을 먹고 들어왔는데 우리 팀원에게 점심때 술 먹었냐고 물어보는거다(그건 왜 물어보는지 이해할수 없다. )
퇴근후 직원들이 누구 경조사 일로 거기 간다고 하는데, 솔직히 난 이곳이 고향이 아니고 이곳 사람들이 싫다. 어떻게든 연결고리를 남기고 싶지 않는 심정이긴 하다. 막 대놓고 난 당신들이 너무 싫어요 라고 말을 하고 싶을때가 많다. 우리나라는 지역색이 있어서 그 편견이나 그런걸 탈피하기가 어렵다. 한때 난 그런 생각이 없는데 내가 다른 지역에서 왔다는 이유로 배척당한 안좋은 기억이 있기에 될수 있으면 이곳에선 추억거리는 남기지 말자 하다가도 어떻게 친분이라는게 의도에 따라 만들어지는게 아니기에 친분을 유지하다가 뒷통수 맞는 경우도 많기에 이제 오십이 넘으니 내가 하고싶은데로 하고 살다 퇴직하고 퇴직하자마자 이곳을 떠나주마 하고 있었다.
다른데 근무하는 직원 경조사로 몇몇 아는 사람은 가니마니 하길래 나한테 가냐고 그자가 물어보길래 내가 한마디 했다.
˝이것도 품앗이니 서로 안받고 안주고 하면 되지 않나요?˝
옆에 우리 팀원은 ˝그것도 좋은 방법이죠, 깔끔하죠.˝
그러나 그 자의 말
˝ 아니 축,부의금도 그런단 말요? 그러면 세상을 왜 사요 왜 살아?˝
아니 나보고 죽으란 말인가, 도대체 그렇다면 그자는 스치기만 해도 축.부의하고 상대가 하지 않아도 본인은 하고,,,완전 무슨 꼰대도 아니고 마인드가 유교마인드인지 모르겠지만 황당한 생각에, 이렇게 말했다. ˝ 다 자기 특성에 따라 사는거니 뭐라 할 필요도 없죠˝ 하고 바로 퇴근해 버렸다.
문제는 내가 한 말이 너무 약하게 던진말이고 , 내가 받은 기분나쁨은 분노와 스트레스로 변했다. 그자의 말에 내가 또 반응하고 당한것이다. 그자는 한마디로 날 찔러도 피 한방울 안나오는 무슨 수전노로 본것이다. 나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아흐 ,,머리를 쥐어 뜯으며 그자가 보는것만큼의 그런 사람이 아닌데,,,내 관리를 잘못해서 실제의 나보다 더 안좋은 모습으로 이미지 관리를 못해 그자에게 잘 못 보이고 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속으로 계속 그런 부질없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참 나도 바보같지, 그자를 경계하자고 맘 먹었으면 끝까지 빗장을 열지않고 나가야지 , 그자의 살짝 누그러진 말 한마디에 속을 보이고 또 그런 공격을 바로 당하다니 말이다...그냥 아무말없이 냉소적인 조소를 보내고,,속으로 ‘니가 그걸 알아서 뭐해 ‘ 했어야 하는데...그렇게 당해놓고 스트레스 받다니 말이다. 어리석도다. 이 앞주 금요일 막 술을 시키고 또 그걸 받아주고 밥값 계산도 했는데도 불구하고 그자가 지속적인 불만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녁마다 같이 어울려주고 술을 마셔주고 , 때로 술값도 계산하고 그리 살아야 하나, 내가 저녁에 전화영어를 하고 요가를 다니고 영어공부를 한다고 해도 , 그말을 듣고는 반응은 이렇다. 뭣하러 그런 필요없는 것을 하냐고,,,마치 정말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같다. 이렇게 마인드 자체가 사는 방식이 틀린 사람들끼리 한 직장에서 마주하고 일한다는게 고통이고 고역이다. 누군가 그러겠지. 직장에서 일만 하면 되지 . 웬 그런 사소한 감정이냐고. 나도 그러고 싶은데 일하는 중간중간에 그런게 파고 든다. 직장에서 진짜 일만 하면 되는데 , 왜 누군가의 비위를 맞춰야하고, 주기적으로 누군가에게 밥을 사지 않으면 수전노 취급을 받아야하고, 퇴근후 자기계발한다고 하면 못들은 척하고 반응을 보이지 않고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지 모르겠다. 자기들처럼 흥청망청 술마시고 술집에 모여 다른 사람 흉이나 보고, 인사불성 된 스토리를 마치 무용담처럼 담날 지들끼리 하는것들이 너무도 볼썽 사납다.
오늘의 나의 결심 : 낼 그자가 어떤 말을 해도 그냥 묻는말에 대답하고 절대 휘말려 들어가지 말것, 내 개인적인 기호를 알려주지 말것, 어떤 상황에 대해 내 개인적인 의견을 절대 말하지 말것,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내 생각을 저들이 알아낼수 없도록 할것,
어쨌거나 오늘도 맥주 한캔을 들이킬수 밖에 없다.
술이라는게 이렇게 누군가를 증오하는 고통을 느끼면 술이 들어가야 한다. 알콜로 분노가 가득찬 마음을 다스려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