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토 다카시의 교육력 -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19
사이토 다카시 지음, 남지연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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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독, 다작의 저술가 사이토 다카시의 교육력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부제로 한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배움에의 동경(憧憬)과 꾸준한 열정이다. 이 미덕들은 다른 사람들 가령 후학, 제자 등등의 배우려는 의욕을 불러일으킨다. 동경의 벡터는 언어를 초월하여 몸에서 몸으로 전해진다.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계속적인 배움에 있다. 저자가 경계하는 것은 가르치는 행위에만 골몰하여 교사 자신이 배움을 잊는 것이다. 절차탁마(切磋琢磨)라는 말이 있다. 서로 함께 실력을 갈고닦는 적당한 긴장 관계가 배우는 의욕을 불러일으킨다.

 

상대에게 배움이 즐겁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교사의 사명이다. 교사는 가르치는 전문가인 동시에 배우는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수준 높은 공부를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학생들에게 갖게 하는 것이 교욱자의 임무이다.

 

교사의 실력이 검증받는 승부처는 발문력(發問力: 내용을 알고 있는 사람이 모르는 사람에게 물음을 던져 스스로 생각하고 깨달음을 얻게 하는 힘)에 있다.(33 페이지) 중요한 것은 물음은 모호해서도 평범해서도 안 된다는 점이다.

 

질문은 아는지 모르는지 묻는 것이다. 어떤 사항에 대해 다양한 형태로 생각하며 접근하려 하는 것이 발문이다.(106 페이지) 저자는 1년의 수업을 했음에도 상대가 늘지 않았다면 교육을 하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한다.

 

반대로 직접 가르치지는 않았지만 학생이 책을 읽도록 능숙하게 유도하여 1년 후 학생이 지식을 갖추고 생각하는 힘을 얻었다면 이는 교육이 이루어진 것이 된다고 말한다.(42 페이지) 저자는 잘 가르치기 이전에 잘 배우는 것이 기반(基盤)이 되며 가르침에 있어서 기본은 배움을 통해 기쁨을 얻은 경험이 있는 것이라 말한다.(43 페이지)

 

저자는 교육자에게 학생과 함께 지내는 시간을 일종의 축제로 받아들이는 정도의 터프함이 있으면 좋다고 말한다. 저자는 니체의 구절(‘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을 인용한다. “보라, 나는 지금 너무 많은 꿀을 모아버린 꿀벌처럼 지혜의 과잉에 싫증이 났다. 나는 나에게 손을 뻗어줄 많은 이들이 필요하다. 나는 내가 소유한 것을 전하고 함께 나누리라.”

 

이 인용 후 저자는 교사는 꿀벌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48 페이지) 개개의 지식을 연결된 육지로 만드는 설명 방식이 교사에게 요구된다. 교사란 해당 지식을 기억할 필요성을 설득력 있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문맥력이다.(49 페이지)

 

공부의 기본은 남의 말을 듣는 것이다. 인내심을 가지고 귀기울여 들어야 한다.(57 페이지) 공부하면 할수록 융통성 없이 고집만 부리게 된다면 그것은 공부 방식이 잘못된 것이 아닐까. 편협한 생각에 사로잡혀서야 배우는 보람이 없어지고 만다.(59 페이지)

 

공부란 정보의 고속 처리 능력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문맥(文脈)을 파악하는 힘을 가리킨다. 저자는 학문을 엄청나게 잘하지 못한다고 교단에 설 수 없는 것은 아니라 말한다. 배움의 즐거움, 소중함을 전하는 종합력이 중요한 직업이 교사직이다.(71 페이지)

 

공부나 동아리 활동을 통해 숙달(熟達)의 보편적 원칙을 상대에게 전한다는 의식을 항상 가진 사람이 교육력 있는 사람이다.(73 페이지) 아주 빠른 속도로 다른 것을 흡수하면 그것들을 조합해 자신의 스타일을 만들어갈 수 있다.(74 페이지)

 

저자를 통해 우리는 모방력이야말로 창의성의 근간임을 알 수 있다. 모방은 언뜻 무의식적인 행동 같지만 실제로는 포인트를 인식(의식화)하여 문자로 나타낼 때 비로소 정착한다.(78 페이지) 모방이란 고도의 인식력으로 뒷받침되는 것이지 어쩌다 우연히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80 페이지)

 

천재는 처음부터 뛰어났던 것이 아니라 숙달의 달인이라 할 수 있다.(82 페이지) 저자에 의하면 과학적 정신이란 조건을 한정하는 능력이다.(88 페이지) 한 번에 여러 가지를 바꾸면 실패하든 성공하든 그 요인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실험이 가진 본질적 의미는 조건을 제한하는 절차구성법이다.(89 페이지)

 

부지런히 연구하는 교사는 일반적인 통설은 이렇지만 이런 시각의 설도 있는데 상당히 재미있다고 말한다. 그러면 학생들이 다각적 견해를 가질 수 있다.(94 페이지) 연구란 스스로 테마를 발견하여 논문을 쓰는 것이다.(95 페이지) 지금까지 연구 대상이 된 적 없는 것을 대상으로 삼으면 훌륭한 연구가 된다.(96 페이지)

 

연구자적 태도를 잃지 않는 사람은 50, 60세가 되어도 존경받는다.(98, 99 페이지) 저자는 아무리 연구해도 읽어줄 사람이 없는 것은 쓸쓸한 일이라 전제한 뒤 자신도 논문을 써도 아무 반응이 없는 시기가 10년이나 이어져 비관하다가 대학생이라는 들어줄 사람을 얻고 나서 젊어진 듯 활기를 되찾았다고 말한다.(100 페이지)

 

천재란 남이 시키지 않아도 계속 자발적으로 공부하고 연습하는 사람이다.(102 페이지) 진짜가 갖는 대단함을 알게 하는 것 자체가 교사의 역할이다.(111 페이지) 저자는 교과서를 해체하여 학생에게 전할 만큼의 힘이 없으면 교사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125 페이지)

 

시험은 학생의 역량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의 교육력을 평가하는 방편이 된다.(131 페이지) 잘 하게 만드는 힘은 선생님의 실력이다.(133 페이지) 대화력은 교사의 기본이다.(134 페이지) 천재라 불리는 사람들은 스스로 자기 자신의 선생님이 될 수 있다.

 

지금 정체(停滯)되어 있는 자신을 더욱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무엇과 만나야 하는지를 본능적으로 깨닫는다.(158 페이지) 석가모니 붓다는 자신을 불생불멸의 열매를 얻기 위해 신앙이라는 씨앗과 이해라는 쟁기, 부드러움이라는 채찍으로 밭을 가꾸는 농부로 표현했다. 사이토 다카시는 교사를 지하수맥을 발견해 그것을 퍼 올리고 물과 비료를 계속 공급하는 양수 펌프에 비유한다.(170 페이지)

 

내가 순간을 향하여. 멈추어라! 너 정말 아름답구나! 하고 말을 한다면, 너는 나를 꽁꽁 묶어도 좋다! 그럼 나는 기꺼이 멸망하리라! 그때엔 조종(弔鐘)이 울려도 좋을 것이며, 너는 나에 대한 종노릇에서 해방되리라.

 

시계는 멈추고, 바늘이 떨어질 것이며, 나의 시간은 그것으로 끝나게 되리라!.. 내가 한순간을 고집하게 된다면, 나는 즉시 종이 될 것이며, 그것이 너의 종이건, 누구의 종이건 상관하지 않겠노라.”(이인웅 옮김 문학동네판 괴테 파우스트’ 1108, 109 페이지)

 

인간 지혜의 마지막 결론이란 이러하다. 자유도 생명도 날마다 싸워서 얻는 자만이 그것을 누릴 만한 자격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위험에 에워싸여 있으면서도 여기에서는, 아이고 어른이고 노인이고 값진 세월을 보내게 되리라.

 

나는 이러한 인간의 무리를 바라보며 자유로운 땅에서 자유로운 백성과 더불어 살고 싶다. 그러면 순간에다 대고 나 이렇게 말해도 좋으리라. 멈추어라, 너 정말 아름답구나!”(이인웅 옮김 문학동네판 괴테 파우스트’ 2432 페이지)

 

사이토 다카시는 파우스트와 메피스토펠레스의 계약,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위반을 이야기하며 결국 파우스트가 시간아 멈추어라, 너는 정말로 아름답구나란 말을 한 계기가 된 것은 미래를 건설하는 사람들의 행위라 설명한다.(178, 179 페이지)

 

다카시가 말하는 미래를 건설하는 행위란 당연히 배우고 가르치는 행위이다. 저자는 교사에게 문화유산을 계승한다는 의식이 없으면 그 수업은 의도를 잃어버리게 된다고 말한다.(188 페이지) 저자는 문화의 수준은 제작자의 질에만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수용자에 의해서도 뒷받침된다고 말한다.(189 페이지)

 

교사는 문화의 수용자와 제작자를 동시에 길러내는 역할을 짊어진 존재이자 다음 시대를 만들어가는 존재이다.(197 페이지) 동경하는 마음을 심미안과 함께 길러주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다.(201 페이지)

 

저자는 흥미로운 말을 한다. 둘이서 대화할 때 못하는 사람은 셋을 상대할 때도 하지 못하고, 셋을 상대 못하는 사람은 열을 상대할 때도 마찬가지이며, 열을 상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사십 명은 도저히 무리라는 것이다.(215 페이지)

 

교사란 지성, 감정, 의지에 리스폰스(응답)할 수 있는 몸까지 가져야 하는 균형 잡힌 인간이 해야 하는 일이다.(216 페이지) 공부에서는 객관성과 다각성 시점이 매우 중시된다.(223 페이지) 자신의 호불호에 상관 없이 틀린 것은 틀린 것, 그것을 항상 직시할 필요가 있다.(224 페이지)

 

교육에는 스타일이 요구된다.(264 페이지) 스타일과 더불어 언급해야 할 것으로 호흡이 있다. 교사는 활기차고 차분하게 호흡해야 한다. 숨을 길게 내쉬어야 한다. 호흡을 컨트롤함으로써 거리감을 컨트롤할 수 있다.

 

시간 감각도 컨트롤할 수 있다. 말의 간격을 조절할 때도 호흡은 중요하다.(269 페이지) 호흡이 너무 거칠고 불규칙하게 끊기면 계산을 하든 무엇을 하든 의식도 끊어져버린다.(271 페이지)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하면 인간관계도 좁아진다.(272 페이지) 교육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에게 배우는 자세를 만들어주는 것이다.(273 페이지)

 

저자는 학문 그 자체의 재미, 전혀 몰랐던 세계를 알아가는 즐거움에 이끌리는 공부를 권한다.(274 페이지) 저자는 신체를 기반으로 하는 교육을 강조한다.(276 페이지) 저자의 책은 공부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한다. 지정의체(智情意體)를 두루 갖추어야 하는 것이 공부이고 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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