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 꽃필 적엔 병산에 가라‘란 책. 순전히 제목에 이끌려 샀다. 경북 안동에 자리한 서애 유성룡의 사액서원인 병산서원(屛山書院).

서원을 둘러싼 산세가 병풍 같다 해서 불리게 된 이름. 백일홍이라 불리는 배롱나무는 절이나 선비들의 공간에 많이 심는 나무이다.

‘배롱나무 꽃필 적엔 병산에 가라‘의 저자(배국환) 처럼 건축가 승효상도 여름엔 (배롱나무 붉은 꽃이 지천인) 광주로 가라고 말한다.(‘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 155 페이지)

제목이 너무 시적이어서 예정에 없는 구매를 했다며 ‘배롱나무 꽃필 적엔 병산에 가라‘의 표지 사진을 찍어 동기들 톡방에 올렸더니 이** 선생님이 내 나이의 남자 가운데 저런 감성을 가진 사람은 나 말고 없을 것이라는 말을 했다.

도종환 시인은 ‘목백일홍‘이란 시에서 ˝..한 꽃이 백일을 아름답게 피어 있는 것이 아니다/ 수없이 꽃이 지면서 다시 피고/ 떨어지면 새 꽃봉오릴 피워올려/ 목백일홍 나무는 환한 것이다/ 꽃은 져도 나무는 여전히 꽃으로 아름다운 것이다˝란 말을 했다.

아직 7월이 되려면 멀었으니 내 말은 이른 꽃타령인 셈.

˝..배롱나무 꽃그늘에 기대 앉으면/ 꽃 피고 꽃 지는 소리가 더 잘 들렸˝다는 시(김명리 시인의 ‘배롱나무‘ 중에서)를 읽어 마음을 가라앉혀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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