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필 때 보자는 헛된 약속 같은 것이 없”어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봄입니다./ “..꽃필 때 보자는 헛된 약속 같은 것이 없”어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봄..............이지요?

편지로 띄울 글에 담을 시를 고르며 위의 둘을 놓고 잠시 고민. 내 시도 아닌 다른 이의 시인데 이래도 되는가?

주역점이라도?

아직 봄은 완연하지 않다. 신영복 선생님의 ‘담론’을 다시 읽는다. 간첩 조작 사건인 통혁당 사건으로 1968년부터 1988년까지 20년의 억울한 옥살이를 한 선생님.

이 분이 자살하지 않은 것은 햇볕 때문이었고 살아간 이유는 하루하루의 깨달음과 공부였다.(‘담론’ 424, 425 페이지)

선생님은 겨울 독방에서 만나는, 길어야 두 시간이고 가장 클 때가 신문지 크기인 햇볕을 무릎 위에 받고 있을 때의 따스함은 살아 있음의 어떤 절정이었다고 말한다.

석과불식(碩果不食)은 선생님이 가장 아낀 희망의 언어이다. 씨로 쓸 과일은 먹지 않는다는 의미를 가진.

‘주역(周易)’ 산지박(山地剝) 괘의 가장 위의 양효(陽爻: 상구上九)의 효사(爻辭)이다.

빼앗김(박탈당함)을 의미하는 박(剝)괘는 주역 64 괘 중 가장 암울한 상황.(강병국 지음 ‘주역독해 상경’ 391 페이지)

나도 주역에서 내 언어를 설정했다. 수뢰둔(水雷屯) 괘의 첫 번째 효사(초구: 初九) 중 하나인 반환(盤桓) 이거정(利居貞).

때를 기다리며 힘을 기름을 의미하는 수뢰둔 괘가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반석이 굳고 튼튼함을 의미하는 반환(盤桓)과, 정(貞)함에 머무는 것이 이로운 것이라는 의미의 이거정(利居貞)은 좋다.
지수사(地水師) 괘를 설명하며 ‘남산의주 유동 박시봉방’에서 백석(白石) 시인이 말한 갈매나무(“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를 생각하는 것이었다.“)를 굳고 정(貞)한 것으로 설명(이지형 지음 ‘주역, 나를 흔들다’ 47 페이지)한 논자가 있지만 수뢰둔 괘의 이거정도 좋다.

반환(盤桓) 이거정(利居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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