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여섯 시를 살짝 넘어선 쌍문동의 함석헌 기념관 인근 C 커피숍. Y 선생님과 일 관계로 만나 이야기.

Y 선생님은 집에 가 저녁 먹어야 한다며 과자를 먹지 않는 나를 생각해서 카운터에 새 과자를 포장해 달라고 부탁.

집에 돌아와 보니 과자 옆에 보이는 팸플랫 한 장. 성북구 정릉동(貞陵洞) 694번지에 위치한 모 장로 교회 전도지.

건조한 전도지 한 장에 나는 살짝 미소. 부작용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교회가 아닌 정릉(貞陵)을 생각.
언제일지 모르지만 앞으로 나는 별 감흥 없이 정릉이란 단어를 대하게 될 수도 있다. 변화(變化)는 항상적인 것이니 말이다.

오혜정 수학 교사의 ‘수학 언어로 문화재를 읽다’를 사둔 지 보름 정도가 지났지만 아직 정독(精讀)하지 못했다.

이 책을 산 것은 ‘경복궁의 품격에서 도형과 수를 만나다‘란 챕터 때문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경복궁을 새롭게 보고 싶은 마음의 작용. 최근 나온 장지연 교수의 ’경복궁, 시대를 세우다‘란 책이 또 관심을 끈다.

정도전이 경복궁 근정전이란 이름을 지은 것은 ‘쓸데없이 바쁘게 굴며 자잘한 일에 시시콜콜 간섭하지 말고, 어진 사람을 찾아 임명하는 일처럼 반드시 군주가 해야 할 일에만 부지런해져라‘는 심오한 뜻을 담아서였다는 것이다.

이 책 역시 새롭게 사태를 보려는 내 마음을 잡는다. 그런데 나는 어떤 새로움으로 경복궁을 보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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