냅뜰성은 명랑하고 활발해 나서기를 주저하거나 수줍어하지 않는 성질을 이르는 말,

보굿은 굵은 나무줄기의 비늘같이 생긴 껍데기를 이르는 말, 듬쑥하다는 말은 되바라지지 않고 속이 깊은 것을 이르는 말.

모두 유종인(劉鍾仁) 시인의 ‘조선의 그림과 마음의 앙상블’에서 읽은 낯선 말들이다. 모두 우리 말이다.

이 무작위로 고른 몇 안 되는 단어들의 조합에서도 균형의 미덕이 요구되는 듯 하다.

주저하거나 수줍어하지도 않고 되바라지지도 않아야 하는 미덕.

책은 한편 여물위춘(與物爲春: 당신과 더불어 화창한 봄)과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 같지 않은 봄)처럼 상반된 말이 함께 등장하기도 해 생각거리를 준다.

어제가 입춘이었다. 하지만 크게 달라진 것 없이 여전히 춥다. 마음도 춥다. 당신과 더불어 화창한 봄이란 뜻의 여물위춘이란 말을 조용히 읊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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