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감응(感應)이라는 말을 들었다. 스피노자의 개념이기도 하고 일반적인 의미일 수도 있다.

스피노자의 affect를 우리나라에서는 정서, 감응 등으로 사용하고 있는 듯 하다. 반면 affection은 변용으로 사용하는 듯 하다.

전문 용어이기에 특별히 언급할 것은 없는데 다만 문학평론가 최현식 교수가 ‘감응의 시학’이란 책에서 인상적인 용례를 선보여 소개하고자 한다.
저자는 “나는 시(인)들의 표현을 관찰하는 타자로 존재하는 동시에 나의 내면과 쓰기를, 기록되는 문자들에 의해 관찰되는 타자로 서 있었던 셈”이기에 “이 양가의 타자성을 생각하면 우울한 감응(affection)이 아닐 수 없”다고 말한다.(‘내면과 쓰기를‘이란 문구 다음의 콤마는 내가 한 것.) 문장이 복잡하고 장황하다.

a. ‘나는 시(인)들의 표현을 관찰하는 타자로 존재하는 동시에 나의 내면과 쓰기를 기록되는 문자들에 의해 관찰되는 타자로 서 있었던 셈이기에 이 양가의 타자성을 생각하면 우울한 감응이 아닐 수 없다.’는 최현식 교수의 이 문장을
b. ‘시(인)들의 표현을 관찰하는 한편 다른 사람들에 의해 생각이 관찰되는 나는 우울한 감응을 느낀다.‘ 또는 ’나는 시(인)들의 표현을 관찰하는 한편 다른 사람들에 의해 생각이 관찰되기에 우울한 감응을 느낀다.‘로 고치면 어떨까?

문장 훈련이 되어 있지 않은 것보다 사유 자체가 복잡하기에 저런 문장을 쓰는 듯 하다. .양가의 타자성이란 문구를 고집하다 보니 저런 문장을 쓴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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