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 정선 미술관이 문화가 있는 수요일 프로그램을 안내하며 사전 접수 泌이라는 표현을 했다.
사전 접수를 반드시 하라는 의미이겠는데 그렇다면 필(必)이라 쓰는 것이 맞다.
泌이란 글자도 필이라는 음가를 지니지만 이는 스며 흐를 필이고 분비할 비이다. 물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게시 글에 사전 접수를 반드시 하라는 의미로 泌이라 쓰신 겁니까? 그렇다면 必이라 고치셔야죠.˝ 정도의 글을 올릴 수 있겠다.
필(泌)이 필(必)과 동자(同字)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만일 두 글자가 같은 의미로 쓰인다면 굳이 조금이라도 복잡한 글자를 쓸 필요는 없다.
이것이 미술계의 관행인지 모르지만 비슷하되 차원이 조금 다른 문제 제기를 할 것이 낙관(落款)이란 표현이다.
그 자체로 문제가 아니라 낙관을 찍는다는 표현이 문제이다. 낙관은 하는 것이다.
낙관이란 도장을 의미하는 관(款)을 낙(落)하는 것 즉 찍는 것이니 낙관을 찍는다는 말은 역전(驛前) 앞이란 표현과 같은 중복 표현이다.
늘 생각하는 바이지만 단어는 내용 또는 기획에 비해 덜 중요하지만 기본은 지켜져야 한다.
어제 역사학자 홍순민 교수의 창덕궁 해설을 들었다.
전각이나 역사적 인물 이야기와 함께 복원이 잘못 된 부분을 많이 지적해주신 의미 있는 답사 시간이었다.
교수님은 자신의 비판은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날카로운 것이라는 말씀을 하셨다. 특히 친일 화가들의 서양화들이 희정당에 걸려 있는 사실을 불편해 하셨다.
복원이 잘못된 부분은 참 많다. 궐내각사의 책고(冊庫)에서 억석루(憶昔樓)로 가는 길(삼로; 三路)에서 임금의 길보다 왼쪽 길이 더 높게 만들어진 것이나 위로 올라가기에 너무 옹색한 억석루 등 지적된 부분은 많다.
용어의 바른 사용과 미의식 또는 건축적 안목 더 나아가 역사적 안목은 직접적인 관련이 있을까? 이것이 화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