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다섯 시쯤 건조함 때문에 잠에서 깨 가습기에 물을 담고 작동 버튼을 눌렀다. 오래 사용하지 않아서인지 바로 작동되지 않았다. 몇 차례 껐다 켰다를 반복하니 가습기 특유의 안개비 같은 수분이 출구를 통해 나왔다. 본격적인 가을이 닥칠 것 같은 기분이다.

 

찬 공기는 따뜻한 공기에 비해 습기가 적다. 한 과학자는 이를 공기가 받아들일 수 있는 수분의 양으로 설명한다. 공기는 따뜻하면 할수록 더 많은 수분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게르하르트 슈타군 지음 날씨 과학’ 149 페이지

  

한 여름 더위에 비해 온도가 불과 2, 3도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겠지만 그 몇 도가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이렇게 실감한다. 추위보다는 건조함이 내게 민감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

 

산중의 공기가 메말라가는 것을 보고 은사 스님께서 머지 않아 곧 가시겠구나란 선명한 예감을 기()로 느꼈다는 스님이 생각난다.

 

물론 그 분의 그런 예감이 작동한 시기는 시월이었다. 8월의 마지막 날인 오늘과 시월은 한 달 이상 차이가 난다. 겨울 대비보다 가을 대비가 먼저 필요하다.

 

특별할 것은 없고 우선 가을과 잘 맞는 음악을 찾아 듣는 것으로 시작해야겠다. 9월에는 열 번 이상 서울에 가야 할 것 같으니 이것부터가 가을 대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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