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신사동이란 동이 은평구(新寺洞)와 강남구(新沙洞)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오늘 강준만 교수의 ‘개천에서 용 나면 안 된다’를 통해 관악구에도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관악구의 신사동은 新士洞이다.(新寺洞, 新沙洞, 新士洞...) 강준만 교수에 의하면 관악구 신사동은 달동네 인상을 줄 수 있다며 관악구가 2008년 신림 4동을 새 이름으로 고친 것이다.

이 뿐 아니라 관악구는 신림 6, 10 동은 삼성동으로 바꾸었다. 이 삼성동은 三聖洞이라 쓰는데 이는 구(區)에 있는 삼성산(三聖山)이라는 산에서 따온 것이다.

강남구에도 삼성동이 있는데 이 동은 三成洞이다. 관악구 삼성동은 삼성산에서 따온 이름이라지만 이 산이 없었어도 삼성동이라 지었거나 강남의 다른 동의 이름을 한문을 달리 해 썼을 것이 분명하다. 관악구 신사동이 강남을 따라 지은 이름이듯.

한편 양천구는 신월동과 신정동을 신목동으로 바꾸려 했었다. 그러나 이 계획은 기존 목동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되었다.

이는 어느 동네에 사는지가 계급을 나타내는 우리 나라의 현실을 단적으로 드러내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런 동명 변경은 단순히 강남을 지향하는 데서 나온 것은 아니다.

문제는 갑질이다. 본문에 나오는 한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강남에선 중학생부터 회사원들까지 자기들이 사는 동네를 엄청 내세운다.

이 공인중개사는 강남에 이사 오는 사람들의 60 ~ 70 퍼센트는 과시 욕구와 교육 문제로 오는 사람들이라는 말도 했다.

오늘날 교육은 갑질을 가르치는 일선에 서 있다.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바꾼 1897년경 매관매직(賣官賣職)은 국가 시책이었다.

1894년 갑오개혁으로 과거제도를 폐지해버린 탓도 있었지만 황실은 세원(稅源)이 없어 벼슬을 팔아서라도 국고를 충당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 결과 탐관오리들이 득실거렸는데 벼슬을 돈 주고 샀으니 그들 입장에서는 본전은 물론 이익까지 남겨야 했음은 너무도 자명한 사실이다.
오늘 우리 사회의 갑질은 여기서부터 시작된 것이라 보아도 무리가 아니다. 오늘날 양반 족보는 학력, 학벌 증명서로 대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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