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호칭‘이란 시가 없는 ‘다정한 호칭‘이란 시집에서 다정한 호칭이란 시어를 만난다. ‘심야발 안부‘라는 시.

˝다정한 호칭도 / 거짓된 근황도/ 추한 질문도/ 잠시의 위로가 될 추측도/ 설익은 반성도/ 우격다짐일 다짐도/ 다음 세상 운운할 약속도/ 적히지 않을 편지를 쓴다˝

조심스레 헤아려 보니 시인(이은규)이 말한 것들은 내가 때로 전하거나 하거나 건네는 것들이다. 다정한 호칭, 거짓된 근황, 추한 질문, 잠시의 위로가 될 추측, 설익은 반성...

바로 다음 장에 실린 ‘손목의 터널‘이란 시에서 나는 ‘심야발 안부‘에서 얻은 반성거리보다 더 한 반성거리를 얻는다.

˝통증을 곁에 두고 보다가/ 늦은 진단을 받았다/ 몸이 마음에게 보내는 어려운 안부// 손목터널증후군˝

시인은 통증마저 곁에 두고 본다. ˝기록되지 않을 나비의 문장에 오래 귀 기울인다˝(‘놓치다, 봄날‘ 중에서)는 시인이니 그럴 법 하다.

그런 반면 최근 나는 불확실한 감정들을 두고 보지 않고 서둘러 내보냈다. 왜 다듬어지지 않은 마음을 밖으로 드러냈을까?

˝혜성은 상서롭게 빛나는 별// 가설과 정설 사이를 망설이는, 별 하나˝(‘살별‘ 마지막 부분)란 구절이 조금은 아프게 읽힌다.

망설이기라도 하고 감정을 드러냈다면 조금이나마 낫지 않았을까 싶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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