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류성 식도염도 몸의 복잡미묘한 생리를 반영하는 질환인 듯 하다. 노심초사하는 사람들에게 빈발한다는 이 질환에 대해 내가 오해를 했었다.
위산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 것인데 역류성 식도염이란 산이 부족한 상태로 일을 하던 위장이 힘에 겨워 내는 신음이라 할 수 있다.
통제력을 잃었기에 부족하나마 가지고 있던 산이 역류하는 것이다. 생각을 줄이는 것도 좋지만 생각을 줄이기 이전에 몸에 좋은 음식을 먹고 운동을 하고 꼭꼭 씹어먹는 것 등만으로도 충분한 반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생각은 줄이려 하기보다 일어나지 않을 일을 걱정하지 않거나 해결할 수 없는 일에 대해서는 관심을 끄거나 하는 식으로 합리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내 경우 커피가 문제인데 별 맛도 느끼지 못하면서 동기들과 어울릴 때 함께 마시게 됨을 반성한다.
내 동기 중 내가 존경하는 여자 분이 있다. 다섯 살 연하의 이 동기에게 나는 존경한다는 말을 스스럼 없이 한다.(물론 너무 자주는 아니게.) 지식이 많고(서울대 역사교육과 출신) 똑똑한 데다가 수영, 사이클 등의 운동에도 열심인 이 분은 나에게 늘 단순하게 살라고 충고한다.
생각이 너무 많고 말이 너무 많고 쓰는 글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신기한 것은 이런 말에 조금도 마음이 불편하지 않다는 점이다.
숱한 지적 섭렵 끝에 범위와 양을 줄여 책을 읽고 운동도 열심히 하는 현명한 동기로부터 듣는 말이기 때문일 것이다.
지식과 삶을 대하는 방법에서부터 운동하는 자세에 이르기까지 내가 이 동기에게서 배울 것은 많다.
이 분도 내가 ˝스승˝이라고 말하는 대신 ˝존경한다˝는 말을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당연히 알 것이다. 생각의 현명한 줄임, 이것이 내 화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