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다리(museum legs)는 미술관에서 가만히 서 있는 사이 사이 오랜 시간 천천히 걷는 불규칙적인 동작을 취해 생기는 다리 통증입니다.
아트 컨설턴트 요한 이데마는 미술관을 돌아다니는 것이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근육을 피곤하게 하는 것은 많이 걸어서가 아니라 어슬렁어슬렁 걸었기 때문이라 설명합니다.
다리가, 걷는 속도의 도움 없이 오직 ‘당신‘을 지탱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박물관 다리, 궁궐 다리란 말도 가능할까요? 가능하다면 미술관 다리, 박물관 다리, 궁귈 다리 사이에 차이가 있을까요?
어떤 공간인가보다 혼자인가 여럿인가에 따라 다를 것이고, 여럿이라면 누구와 함께인가에 따라 다를 것이고 어떤 전시물인가에 따라서도 다를 것 같습니다.
이번 달 내에 자유 관람이 가능한 시간(매주 토요일, 매월 마지막 수요일)을 골라 종묘(Jongmyo Shrine)에 가야 하는 저는 종묘 다리 즉 Shrine Legs을 앓게 될 것 같습니다.
다 아시듯 6월 3일 해설을 위해 동선을 찾고 주제를 설정하기 위해 여러 차례 종묘의 정전과 영녕전 사이를 돌아다녀야 할 것이기에 그렇습니다.
그런데 앞서 인용한 이데마는 미술품들을 본 뒤 다리가 아픈 것은 불규칙적인 걸음 때문만은 아니라 말합니다.
미술이 일으키는 아름다움, 재미, 감정, 충격, 놀라움이 사람들의 눈과 귀를 동시에 움직이게 만들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종묘는 어떨까요? 소박함이 주는 놀라움, 엄숙한 공간감, 강렬함 등이 순례자를 사로잡을 것입니다. 기분 좋은 피곤함이 예상되는 종묘 사전 답사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