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일 임석재 교수의 K - MOOC 강의( ‘건축으로 읽는 사회문화’)가 시작되었다. 종강일이 6월 16일이니 중간 참여가 가능하다면 도전해볼까?
고대 근동과 이집트의 건축, 그리스의 건축, 로마의 건축, 초기 기독교 및 비잔틴 건축, 로마네스크 건축, 고딕 건축, 르네상스 건축, 바로크 건축 등을 만날 수 있는 강의이다.
내 자의적인 선별이지만 임석재 교수 하면 경복궁, 한옥, 골목길, 간이역, 돌, 담, 길, 창, 문 공간, 꽃살, 기둥, 누각, 지붕, 선 등의 보이는 것은 물론 사상, 도덕, 공간, 시간 등 추상적인 것까지 두루 생각난다.(사상은 ‘한국 전통 건축과 동양사상’, 도덕은 ‘한국 건축과 도덕 정신’, 공간은 ‘한국의 전통 공간’, 시간은 ‘시간의 힘’ 등을 참고)
건축가로서 드물게 90여권의 책을 쓴 다작 작가인 임석재 교수의 많은 책들 가운데 나는 ‘예로 지은 경복궁’, ‘서울, 골목길 풍경’, ‘한국의 간이역’ 등에서 특별한 인상을 받았다.(물론 ‘한국 전통 건축과 동양사상’, ‘한국 건축과 도덕 정신’, ‘한국의 전통 공간’, ‘시간의 힘’ 등으로부터도 큰 영향을 받았다.
덧붙이자면 ‘예로 지은 경복궁’도 추상적인 것을 다룬 책이다. 눈에 보이는 것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 명사로 가야할 것이다. 물론 회귀는 자유롭다.) 경복궁은 문화해설과 관련해 내가 마음을 기울인 첫 사랑의 궁이고 골목길은 내가 참 좋아하는 기호(記號)이자 장소이다.
임석재 교수는 경복궁을 ‘주례(周禮)‘, ‘논어‘, ‘맹자‘, ‘순자‘, ‘춘추좌전‘, ‘국어‘, ‘시경‘, ‘서경‘, ‘주역‘, ‘관자‘, ‘한비자‘, ‘문심조룡‘ 등 동아시아의 거의 모든 고전이 총망라되어 반영된 공간으로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한국의 간이역은 낭만과 수탈이라는 상반된 이미지를 가진 건축물로 설명했다.
간이역에서 우리는 추억, 낭만, 여행 등을 떠올리지만 일제가 한국으로부터 수탈한 곡물과 자원 등을 자국으로 실어가기 위해 임시로 세운 기지(基地)였다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
경복궁은 영원(?)하겠지만 골목길과 간이역은 변해가고 있다. 수적으로도 질적으로도. 물론 감소 쪽으로. 아쉬운 일이다.
건축물이라는 가시(可視)의 공간 vs 추상 명사, 역사 vs 낭만, 거대 vs 소박 등의 긴장이 좋다. 바람이 있다면 임석재 교수가 종묘(宗廟)에 대한 책도 쓴다면 좋겠다는 것이다.
공부 거리가 참 많다. 이 공부 거리들 사이에서 길을 잃지 않고 내 문제의식을 놓치지 않는 일이 중요하다. 지렛대(지렛대 효과의)를 제 몸처럼 여겨서도 안 되며 강을 건넌 후 뗏목(부처가 강을 건넌 후에는 버리라고 한)을 계속 이고 가서도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