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도성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무산되었다. 다른 나라의 도시 성벽에 비해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고 한다.
유산 자체가 큰 몫을 차지하겠지만 관계자들의 노력도 중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주민들의 보존 노력이 중요한 관건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다.
지자체마다 자기 지역의 문화유산을 등재시키려고 애쓰고 있다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 관광 수입 증대만 생각하고 있다고 우려하는 소리도 함께 들리고 있다.
서울시사편찬위원회가 편저한 ‘서울육백년사‘3권을 참고한 지리학자 이현군에 의하면 조선 시대의 성곽은 일제 강점기 전후로 계속 파괴되어 왔다.
주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과 주요 교통로가 주로 파괴되었다.1899년 서대문과 청량리 사이에 전차가 개통될 때 동대문과 서대문 부근의 성곽 일부가 철거되었다.
1900년 종로와 용산을 연결하는 전차 궤도가 부설 되었을 때 남대문 부근의 성곽 일부가 철거되었다.
또한1907년 일본 황태자가 한국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만들어진 성벽처리위원회에 의해 조직적으로 파괴되었다.(‘서울, 성밖을 나서다‘ 49 페이지)
이현군은 도시의 성곽이 사라지면서 성문을 여닫는 것이 의미가 없어지게 되었고 이로써 인정(人定)과 파루(罷漏) 제도도 사라졌다고 말한다.(인정과 파루는 종을 쳐서 야간 통행금지를 알리는 것이다.)
성곽 복원 사업은 시작된1975년에 시작되었다. 그해에 광희문, 다음해인 1976년에 숙정문, 1994년에 혜화문이 새로 만들어져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
지난 해 말 문화해설사 수업 시간에 한양도성을 찾았다. 한겨울 추위 속에 참 좋았었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문화해설사 공부를 함께 한 분이 찍어 단톡방에 올린 혜화문 사진을 보며 그때의 추억을 떠올렸었다.
그 성(城)과 문(門)들을 다시 찾는다면 당시보다 조금은 나아진 시각으로 새로운 것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