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쾌감을 준다. 직접 금기를 위반하기라도 하는 듯 하기 때문이다. 금기, 하면 구약 성경이 먼저 생각난다.
기독교에는 대표 종교에 어울리지 않을 만큼 이해못할 구석들이 많다. 구약 성경의 금기 중 돼지 고기 금기와 피 금기가 유명하다.
돼지 고기 금기는 신명기 14장 8절에 근거한 것으로 ˝돼지는 굽은 갈라졌으나 새김질은 못하므로 너희에게 부정하므로 너희는 이런 것의 고기를 먹지 말 것이며 그 사체도 만지지 말 것이라˝란 말이 그것이다.
피 금기는 레위기 17장 14절에 근거한 것으로 ˝모든 생물은 그 피가 생명과 일체라....너희는 어떤 육체의 피든지 먹지 말라 하였나니 모든 육체의 생명은 그것의 피인즉 그 피를 먹는 모든 자는 끊어지리라˝란 말이 그것이다.
최근 우연히, 그리고 뒤늦게 최창모 교수의 ‘금기의 수수께끼‘란 책을 알게 되었다. 이 책에는 돼지 고기 및 피를 먹지 말라는 금기가 왜 생겨난 것인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내가 궁금한 것은 구약의 율법은 폐했기에 지킬 필요가 없다는 일반 기독교인들의 말과 상관 없이 그런 금기가 나온 실제적 배경이다.
흥미로운 것은 저자가 내세운 돼지 고기 식용 금지에 대한 설명이 마빈 해리스의 설명과 다르다는 점이다.
저자에 따르면 돼지 고기 식용 금지에 대한 위생 이론, 토템 이론, 신의 음식 이론, 분류학 이론, 환경 이론이 설명하는 내용은 다 다르다.
‘성경 밖에서 길 찾기‘란 부제를 붙일 만한 책이 ‘금기의 수수께끼‘이다.
물론 요즘 이런 내용에 어떤 사람들이 흥미를 보일지 의문이다. 금기는 사회 차원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내면과 관계된 것 이상의 의미는 없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