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 오경(五經)의 하나인 신명기에 모세가 죽은 후의 일이 기록되어 있다. “이에 여호와의 종 모세가 여호와의 말씀대로 모압 땅에서 죽어 벳브올 맞은편 모압 땅에 있는 골짜기에 장사되었고 오늘까지 그의 묻힌 곳을 아는 자가 없느니라”(신명기 34장 5, 6절)

이 만남 이후 구조주의와 기호학에 대해 관심을 갖다가 ‘성서의 구조인류학‘이란 책을 알게 되었다. 저자인 에드먼드 리치에 의하면 모세와 예수는 구조적으로 같은 존재이다.

성경이 구조주의적 관점으로 독해 가능하다는 사실이 흥미롭게 다가온 순간이었다.

모세와 예수는 히브리인으로 태어난 뒤 신에게 지도자로 선택되었다. 모세는 백성들이 파라오의 압제에 시달릴 때 태어났고, 예수는 백성들이 헤롯의 압제에 시달릴 때 태어났다.

모세와 예수 모두 압제자들이 아기들을 죽이려 하자 이집트로 몸을 숨겼다. 모세가 물을 피로 변하게 했다면 예수는 물을 포도주로 변하게 했다. 모세와 예수 모두 언덕에서 죽었다.

모세와 예수 모두 산상에서 40일 금식을 하며 영적 위기를 맞았었다. 모세는 유월절 어린 양을 언급했고, 예수는 비유적 의미의 어린 양이 되었다.

모세는 양치기였고, 예수는 비유적 의미의 양치기였다. 모세는 (예수라는) 새 예언자의 출현을 예언했고, 예수는 성령의 도래를 예언했다.

모세의 미션은 백성들을 이집트의 노예 상태에서 구하는 것이었고, 예수의 미션은 인류를 죄의 예속에서 구하는 것이었다....

오늘 모세 신드롬이 있는가 싶어 검색해 보았다. 그런 개념이 없으면 새로 만들려 했는데 회의주의자 사전에 그런 신드롬이 기록되어 약간 허탈했다.

사람들을 아름다움과 젊음, 부와 권력, 마음의 평온, 행복 등의 약속의 땅으로 이끌어준다고 약속하는 무비평적 신념 즉 망상이나 신이 자신을 다른 사람들을 약속의 땅으로 이끄는 존재로 선택했다고 믿는 망상적 믿음이 모세 신드롬이라고 한다.

그러나 모세는 백성들이 약속의 땅에 들어가는 데 결정적 공을 세운 인물이다. 정작 자신은 그 땅에 들어가지 못했음을 감안하면 비극적이기까지 한 인물이다.

그런 이름을 망상자(妄想者)들을 표현하는 데 쓰는 것은 잘못이다. 나에게는 무엇보다 자신은 약속의 땅에 들어가지 못한 채 백성들이 들어갈 수 있게 희생한 모세의 비운이 눈에 들어온다.

내가 만일 모세 신드롬이란 용어를 만들었다면 추종자들에게 결정적 도움을 베풀었음에도 자신은 그 열매를 누리지 못한 것으로 개념을 정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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