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 - 아름다운 삶을 위한 철학의 기술
빌헬름 슈미트 지음, 장영태 옮김 / 책세상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독일 철학자 빌헬름 슈미트의 '철학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는 화가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 1882 - 1967)의 회화작품을 근거로 삼아 철학으로의 소풍을 시도한 책이다.

호퍼는 미국 출신의 화가로 사실주의 작품을 많이 그렸다. '철학으로의 소풍(Excursion into philosophy)'이란 그림이 있다.

저자에 의하면 아름다운 삶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관성의 법칙에 따라 단순히 흘러가는 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실존에 개입하고 실존을 의식적 수련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철학으로의 소풍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다림질로 빳빳하게 줄을 세운 바지를 입은 한 남자가 이마에 깊이 주름살이 팬 얼굴과 긴장한 표정으로 골똘히 생각에 잠겨 심사숙고하고 있고 등 뒤 침대 겸용 소파에는 반라의 여인이 등을 보이고 누워 있는 그림이 '철학으로의 소풍'이다.

그림의 남자가 취한 자세는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의 자세와 비슷하다.

저자가 말했듯 플라톤은 개인이 결코 실망하지 않을 참된 아름다움이라는 이념을 지향하려면 관능적 쾌락을 직접 경험하는 일을 피해야 한다고 말한다.(19 페이지)

저자는 소외에 대해 새삼스럽게 언급하는 것은 신과의 보편적 소통과 연결을 추구하는 시대의 뼈저린 아픔이라 말한다.(25 페이지)

철학으로의 소풍은 정확히 실존이 문제가 되는 순간에 일어난다.(27 페이지)

에드워드 호퍼의 '철학으로의 소풍'을 보고 철학적 사색을 펼친 '철학으로의 소풍'은 철학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의 한 챕터이다.

이 책에는 저자의 농밀한 사유의 향연이 발휘되는 글들이 빼곡하다. 가령 '쾌락 누리기'란 챕터를 보자.

이 챕터에서 저자는 염려와 쾌락은 서로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며 염려 자체는 쾌락의 완전한 향유를 추구한다는 주장을 편다.

쾌락을 이야기한 저자는 고통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저자에 의하면 고통의 일시적 자극이 없으면 삶에는 쾌락은커녕 활기조차 없다.(82 페이지)

이 챕터에 다시 호퍼의 '철학으로의 소풍' 이야기가 나온다. 저자에 의하면 두 명의 개별자는 각자 자신의 고통에 골몰한다.(93 페이지)

저자는 근본적으로 고통은 두 가지 방식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파괴적인 방식과 생산적인 방식이 그것이다.

이 두 작용 방식은 결코 분리될 수 없다. 저자는 우리는 근대가 고통을 추방했을 뿐만 아니라 죽음조차 망각했다는 이야기를, 다시 말해 죽음이 근대적 삶으로부터 제외되었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고 말한다.(99 페이지)

저자는 한계로서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 죽음과 친밀해지는 무엇보다 삶을 위해 자유로워지고 죽음을 가볍게 해주는 방식으로 삶을 사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한다.(105 페이지)

저자의 글은 일상적인 것들 가령 시간 사용하기, 부정적으로 사고하기, 불안으로부터의 자유 등에 대한 방법을 알리는 글들이다.

그러면서도 철학자들의 사유를 곁들인 글들이기에 품격이 있다. 격정을 다루는 분노의 기술은 또 어떤가. 이것 만큼 중요한 것이 또 있을까.

칸트는 걱정과 열정을 구분한다. 격정은 순식간에 분출하여 주체가 한 순간 완전히 당황하게 된다. 열정은 지속적이어서 주체의 태도의 구성요소가 될 수 있다.(145 페이지)

저자는 분노를 얕잡거나 무시하는 것 모두 실수라 말한다.(154 페이지) 내 관심을 가장 많이 끄는 주제는 불안으로부터의 자유, 마음의 평정이다.

파토스를 떨쳐버리지 못한 채 새로운 시대의 지배적 가치평가 및 건너편에서의 당당한 마음의 평정에 대해 강력한 지지 의사를 표하고 마음의 평정의 요소로서 외부로부터의 시선을 주장한 사람은 니체이다.(202 페이지)

하이데거는 자연스럽게 극동의 성현의 가르침에 눈에 띌 정도로 접근해 좌선 같은 것에서 마음의 평정을 얻는 방법을 찾 기도 했다.(203 페이지)

저자는 마음의 평정은 삶의 기술 철학이 기초 닦기를 촉진하는 새로운 삶의 테크닉에 기여한다고 말한다.(206 페이지)

저자는 뜻 밖에 행복에 대한 질문은 인간들을 안절부절 하지 못하게 한다고 말한다.(267 페이지) 저자는 아름다움에 이끌리지 않는 삶이 도대체 가능하기나 한 것인가? 묻는다.(284 페이지)

저자는 니체의 말을 인용한다. 현존재는 심미적인 즉 긍정할 만한 가치가 있는 현상으로서만 정당하다는 것이다.(294 페이지)

저자에 의하면 긍정할 만한 가치가 있는 삶은 참된 삶이다.(295 페이지) 내가 저자에게서 읽은 바는 아름다움에 대한 긍정, 고통을 배제하지 않는 적극적 삶의 자세이다. 열정적 태도를 읽을 수 있는 것이다.

주목할 것은 저자의 치밀한 사유를 따라가려면 더 많은 책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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