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진 님의 ‘페미니즘의 도전‘ 독서 이후 참 많은 시간이 지났다. 제대로 이해했는지 자신할 수 없지만 공감하고 또 공감하며 읽은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페미니즘의 도전‘ 이후 그의 후속작들을 읽지 못했다.
감동하면 전작주의자가 되려는 즉 가능한 한 그 작가의 모든 책을 읽으려는 내 성향, 그리고 페미니즘에 우호적인 내 입장을 감안하면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 하겠다. 물론 그의 글쓰기 정체성이 페미니즘으로 환원되는 것은 아니다.
그의 글은 여성주의를 지향하지만 바른 앎과 삶을 추구한다. 최근 그의 글쓰기 스타일을 논한 글을 읽었다. 은유(隱喻)가 거의 없고 예쁘게 쓰려 하지 않는다는 글이다. 나는 그의 그런 점을 좋아한다. 오늘 그의 글을 읽었다. 남자들이 말이 없는 것은 과묵해서가 아니라 화제가 없거나 무식해서라는 글이다.
공감한다. 말이 없는 남자는 위험하다는 그의 일갈(一喝) 역시 인상적이다. 곁가지를 과감하게 치고 예외를 괄호치는 그의 쾌도난마는 지나치게 보일 수 있지만 그의 불찰(?)은 ˝예외가 있지만˝ 같은 말을 하지 않은 것일 뿐이다. 그렇게 진의를 헤아리면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