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눈앞을 스쳐 지나가는 과거의 일들을 온통 물들이고 있는 우연과 운명은 바로 이러한 책들의 혼란 속에서 그 구체적 모습을 드러낸다고 이야기 하고 싶다” 서정적이고 사려 깊은 좌파 지식인이었던 벤야민의 말이다.(‘발터 벤야민의 문예 이론‘ 31 페이지) 그간 책을 가능한 한 통독(通讀)해 왔지만 계속 그렇게 하는 것은 참 어렵고 비효율적인 일이라 생각하는 즈음에 한문학자 정민 교수의 말을 만났다.

같은 책도 여러 번 읽어야 할 책이 있고, 그냥 한번 보고 지나가야 할 책이 있고, 목차만 봐도 대개 알 만한 책이 있고, 한두 장만 읽어보면 더 볼 것도 없는 책이 있는데 왜 천편일률적인 독서를 하느냐는 것이다.(’궁극의 인문학‘ 314 페이지) 벤야민이 말한 혼란은 기억의 혼란을 말하는데 나는 그것을 정민 교수가 말한 유연한 읽기로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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