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우주(宇宙)라고 할 때 우(宇)는 나무 뼈대를 덮은 풀엮음, 주(宙)는 나무 뼈대였다. 구석기 시대에도 움막 안에 누워 천장을 보면 나무 뼈대인 주(宙)가 보이고 그 위를 덮은 우(宇)가 보였을 것이고, 집 밖 들판에 누워 하늘을 보면 둥그런 천구(天球)가 보였기에 그 둥그런 천구를 하늘의 집이라 생각할 수는 없을까, 란 생각에서 우주라는 개념이 발생한 것이라고 한다.(서윤영 지음 ‘사람을 닮은 집, 세상을 담은 집’ 참고)
뼈대 즉 주(宙)가 먼저이고 그 위의 풀엮음 즉 우(宇)가 나중이니 주우라고 해야 맞을 것 같지만 우리는 우주라고 한다. 신영복 선생님의 책이 생각난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서 신영복 님은 우리가 실제 집을 지을 때는 기초를 파는 등 아랫 부분부터 작업을 하기 시작해 위쪽으로 나아가지만 집의 모습을 화면에 담을 때는 지붕부터 그리기 시작한다는 말을 했다. 집 하나에도 이런 의미가 깃들어 있다니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