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 나온 헤겔 전공자 전대호 님의 `철학은 뿔이다`를 최근에야 읽었다. 망설임 끝에..김상봉, 이진경, 김상환 등의 철학을 헤겔적 시각으로 읽고 비판한 책. 전공자답게 저자는 칸트에서 헤겔에 이르는 독일고전철학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오류를 어떻게 취급하느냐와 관련이 있다고 풀었다.
오늘 아침 도정 스님의 화엄경 관련 글을 읽었다. 화엄경의 대의는 깨끗한 업(현재를 깨끗하게 하는 것)인데 중생들이 뭔가 다른 것이 있지 않을까 의구심을 가지고 자꾸 설법을 요청한 결과 방대(스님의 표현은 광대)한 경전이 되었다는 것이 스님의 결론이다.(화엄경과 헤겔 철학을 직접 비교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지만 헤겔철학도 어마어마하게 방대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철학사상 역시 기존 철학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점들을 나름의 시각으로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다양하고 전문화된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스님의 말씀을 나는 오류를 철저히 청산하고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는 것과 불교적 의미에서 업을 깨끗이 하는 것은 통한다고 읽었다.(여시아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