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칭과 균형은 흔히 쓰는 말이다. 그런데 내가 알고 싶은 것은 그 두 개념의 차이이다. 어거스틴이 시간이 무엇인지 묻는 사람이 없을 때는 아는 것 같다가도 묻는 이에게 설명하려 할 때면 말문이 막힌다고 말한 것처럼 설명을 하려 하면 어렵게만 느껴지는 것이 대칭과 균형의 차이이다.(물론 각각의 개념을 설명하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어제 이런 답을 들었다. 대칭과 균형의 차이를 묻는 내 질문에 대한 답으로 대칭은 균형을 낳고 균형은 질서와 조화를 낳는데 단 대칭과 균형이 계속되면 지루함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복궁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중심 영역들과 문들은 대칭을 이루게 했지만 기타의 내전들과 행각들은 자유롭게 배치해 전체적으로 안정감 속의 역동감을 느낄 수 있게 한 건축물이 경복궁이다. 금동대향로 복제에 참여한 금속공예가가 백제 사람이라도 된 듯 빠져들며 우리 것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다는 말을 한 것을 책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그 분과 나는 차이가 분명하다. 그 분은 제작(복제)을 맡은 것이고 나는 경복궁을 배우는 기회를 얻은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그 공예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행복한 일이다. 선생님의 말씀처럼 이런 하나 하나의 배움의 시간들을 갖는 것이 전문성을 갖추는 길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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