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문장이 신의 선물이라면 마지막 문장은 무엇일까? 마지막 문장이 인상적인 작품으로 자크 모노의 자연과학서 ‘우연과 필연’과 카뮈의 소설 ‘이방인’을 들 수 있다. “인간은 마침내 그가 우주의 광대한 무관심 속에 홀로 내버려져 있음을, 그가 이 우주 속에서 순전히 우연에 의해서 생겨나게 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이 우주의 그 어디에도 그의 운명이나 의무는 쓰여 있지 않다. 왕국을 선택하느냐 아니면 어둠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선택하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인간 자신에게 달려 있다.”고 말하는 모노.
”... 나는 세계의 부드러운 무관심에 스스로를 열었다. 이 세계와 나는 너무도 닮았다는 것을, 마침내 한 형제라는 것을 실감했기에 나는 행복했고, 여전히 행복하다고 느꼈다....내게 남은 유일한 소원은 나의 사형 집행에 많은 구경꾼들이 와서 증오의 함성으로 나를 맞아 주었으면 하는 것“이라 말하는 카뮈. 광대한 무관심이란 단어와 부드러운 무관심이란 단어가 대비되어 울린다. 당연히 부드러운 무관심이 좋으리라. 그 세계는 ”상처와도 같은 작은 빛“을 남기고 ”아프게 사라”(이상 최윤 작가의 ‘회색 눈사람’에서 인용)지는 사람들에게 눈물이라도 뿌려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