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크라의 힘 - 내 안에 잠든 근원적 에너지를 깨우는 명상법
스와미 사라다난다 지음, 김재민 옮김 / 판미동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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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는 가깝고도 낯설다. 내가 관심을 두는 불교와 관련짓는다면 가깝지만, 어렵고 힘든 호흡법, 기이한 자세 등을 감안하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붓다가 요가 수행자(요기)였고, 불교의 철인들이 요가(yoga: 유가瑜伽))라고 불리는 원초적인 선정(禪定)의 수행에 전념했다는 일지 스님의 ‘중관불교와 유식불교’ 중 한 구절(180 페이지)을 참고하면 요가가 불교와 상당히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일지 스님은 위파사나는 요가 실천법의 하나라 말씀하신다. 요가를 정신과 육체의 결합 정도로 알고 있는 나에게 상당한 관심거리로 다가오는 말이다. 불충분했을망정 나도 위파사나를 했었기에 넓은 의미의 요가 수행자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번 읽은 김혜나 작가의 ‘나를 숨쉬게 하는 것들’에 나와 있듯 관건은 호흡법이다. 호흡법의 중요성은 ‘차크라의 힘’을 쓴 스와미 사라다난다의 ‘호흡의 힘’을 통해 알 수 있다. ‘차크라의 힘’은 차크라를 중심으로 요가를 쉽고 상세히 설명한 책이다.


차크라는 에너지적 신체인 미세 신체 내에 에너지 통로들이 교차하는 곳에 존재하는, 생기 에너지로 이뤄진 강력한 소용돌이이다. 우리 몸에는 일곱 개의 차크라가 존재한다. 차크라들은 불균형한 상태가 되기 쉬운데 이로부터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중요한 것은 차크라들은 감정과 생각이 물질적 신체에 영향을 주고, 물질적 신체도 감정과 생각에 영향을 주는 메커니즘이라는 점이다. 전화 교환국처럼 기능하는 차크라들은 뇌의 뉴런들이 신호를 주고받음으로써 활발하게 소통하는 것을 연상하게 한다.


인도에 차크라가 있다면 중국에는 단전(丹田)을 비롯한 혈(穴)이 있다. 그런데 최근 읽은 바에 의하면 붉은 밭인 단전은 자궁이기에 남자에게는 해당하지 않지만 자궁이 있는 부위를 어림잡아 남자에게도 단전이 있는 것으로 친다고 한다.(2015년 3월 16일 한국일보 허담 한의사 글) 그 단전에 해당하는 차크라는 어떤 차크라일까? 스와디스타나 즉 천골(薦骨) 차크라일 것이다.


저자는 차크라 명상을 시작하기에 앞서 에너지 센터들을 관념적인 것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스스로 직접 느껴볼 것을 주문한다. 차크라에 의식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 흥미로운 것은 차크라에 따라 명상으로 발달되는 것들이 다르다는 점이다. 물라다라(뿌리) 차크라는 마음의 안정, 스와디스타나(천골) 차크라는 창조의 충동과 흐름을 따르는 능력, 마니푸라(태양신경총) 차크라는 적응하고 변화하는 능력, 아나하타(심장) 차크라는 연민과 자비, 사랑하는 능력, 비슛다(인후) 차크라는 창조성, 소통 기술, 공간적 제약을 뛰어넘는 능력, 아즈나(미간) 차크라는 지성과 직관, 사하스라라(정수리) 차크라는 영적 통찰력과 깨달음 등이다.


차크라를 알기 위해서는 하타 요가를 알아야 한다. 고대 이래로 차크라 명상은 하타 요가의 일부였다. 정신의 완성을 이루는 수단으로서 신체의 수련을 강조하는 하타요가는 정화방법, 호흡조절, 아사나(체위) 등을 강조한다. 세 종류의 신체가 있다. 물질적 신체, 아스트랄(미세) 신체, 종자로 된 원인적 신체 등이다. 원인적 신체에 과거 행위의 결과들인 카르마와 과거의 삶들로부터 전해진 모든 미세한 인상들이 축적된다.


미세 신체의 통로들이 나디이다. 7만 2천개의 나디 중에서 오직 세 개만이 차크라 명상에 연관된다. 척주(脊柱)의 왼쪽으로 흐르는 이다(Ida), 오른쪽으로 흐르는 핑갈라(Pingala), 척주로 추정되는 중앙 통로로 흐르는 수슘나(Sushumna) 등이다. 이다(Ida)가 달과 여신 삭티로 상징되고 여성, 차가움, 능동적 음(陰), 침착, 내향적, 통합적, 감정적, 주관적, 비언어적, 공간적, 직관적인 특징을 지닌다면 핑갈라(Pingala)는 태양과 남신 쉬바로 상징되고 남성, 따뜻함, 수동적, 양(陽), 흥분, 외향적, 분석적, 이성적, 객관적, 언어적, 수리적, 논리적인 특징들을 지닌다.


호흡이 양쪽 콧구멍으로 고르게 드나드는 유일한 때는 명상을 하는 동안 곧 호흡이 중앙 에너지 통로인 수슘나로 들어갈 때다. 쿤달리니는 어머어마한 잠재적 에너지의 원천이다. 쿤달리니를 각성시키면 신비로운 체험이 가능하다. 먹기 명상이 있는 것도 특이하고 여러 어려운 아사나들도 흥미롭다. 한의학에서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則不痛 不通則痛)이란 말을 한다. 통하면 아프지 않고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는 말이다.


차크라 명상은 통즉불통 불통즉통의 담론이 더 구체화되고 전문화된 것 같다. 본문에 소개된 여러 아사나들은 우선 기이하게 여겨진다. 물론 기이함이 목적이 아니다. 필요에 의해 그렇게 기이하게 보이는 형태로 나타났을 것이다. 얀트라 명상이 있다. 설명(용어풀이)에 의하면 얀트라는 신비한 도형 또는 기하학적 상징이자 우주와 그것의 축소판으로서 인간의 신체 층위와 에너지를 기하학적으로 표현한 도상(圖上)이다.


본문에는 각 차크라에 해당하는 아사나들이 상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틈나는대로 펴보며 따라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무엇이든 눈으로만 익히거나 머리로만 익히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몸으로 익히는 것이 최선이다. 옴 명상도 있다. 진동과 관련 있는 이 명상은 잠재적인 심령적, 정신적 힘이 깨어난다고 기록되어 있다. 비슛다 에너지를 위한 요가 아사나편에 내 눈길을 끄는 것이 나온다.


어깨로 서기 자세인 사르방가사나, 쟁기자세인 할라사나 등이다. 평소 하는 것들이다. 아즈나 에너지를 위한 요가 아나사에 반물구나무서기 자세가 있다. 우주적인 잠인 요가 니드라(잠)는 편안한 자세로 눕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시르샤사나 즉 물구나무서기 자세가 나온다. 하타 요가의 정수(精髓)라고 한다. 통찰력과 직관력의 명료성을 높여준다, 이 자세는 내가 가끔 취하는 자세인데 머리가 아프거나 어지러울 때 어떤 효과를 보이는지 알고 싶다. ‘차크라의 힘’은 요가를 상세하게, 그리고 친절하게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문제는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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