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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미션 이야기 - 인공위성 만드는 물리학자 황정아 박사의
황정아 지음 / 플루토 / 2022년 9월
평점 :
우주선(宇宙船)은 지구 대기권을 벗어나 우주로 나가는 모든 인공적 물체다. 우주선 중 지구 주위를 주기적으로 도는 모든 물체를 인공위성이라 한다. 400km 고도에서 지구 주위를 도는 우주정거장도 인공위성의 일종이다. 540km 고도에서 지구 주위를 돌며 먼 우주를 관측하는 허블우주망원경도 인공위성의 일종이다. 화성, 목성 등 태양계의 다른 천체 주변까지 멀리 나가 비행하는 우주선은 우주 탐사선 또는 탐사선이라 불린다.
발사 후 원하는 목표 지점으로 유도하는 기능이 있으면 미사일, 없으면 로켓으로 분류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방향을 유도하는 기능이 있는 로켓들이 개발되고 있다. 인공위성을 우주로 실어나르는 데 필요한 로켓을 제작하는 기술은 군사용 대륙간 탄도 미사일 제작 기술과 같다. 미사일의 로켓 꼭대기에 인공위성을 실으면 우주용 로켓이고 미사일을 실으면 군사용 로켓이 된다. 작은 나사 같은 것, 또는 작은 기술이라도 인공위성과 로켓 개발과 관련된 기술은 국가간 이전이 불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한미 미사일 지침 같은 불공정한 규제가 생겼으나 2021년 5월 21일 폐지되었다.
액체연료는 고체연료보다 다루기가 매우 어렵다. 그래서 액체연료로만 발사체를 만드는 나라는 거의 없다.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로켓은 원하는 궤도에서 추력(비행기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 조절이 불가능하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다. 단순하게 비유하면 인공위성은 승객이고, 로켓은 버스나 택시다. 인공위성은 특수 목적을 위해 우주로 보내는 물체다. 위성을 원하는 궤도로 보내려면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로켓이 필요하다. 로켓은 연료와 화학 반응물 등 추진체를 연소하여 인공위성을 목적지인 궤도에 올려놓는다.
위성을 운반하는 과정에서 연소를 끝낸 로켓은 일반적으로 분리되어 지상으로 떨어진다. 이때 분리된 로켓의 잔해물들은 대부분 해상으로 떨어지도록 설계한다. 인공위성은 임무, 형상, 궤도, 무게에 따라 나눌 수 있다. 위성이 갈 수 있는 자리를 임무 궤도라고 한다. 이 궤도에 따라 위성이 움직이는 고도가 달라진다. 임무가 지구 관측인지, 통신이나 기상인지 등에 따라 저궤도(250~2000km), 중궤도(2000~36000km), 정지궤도(36000km)로 달라진다. 궤도는 위성이 우주에서 다니는 길이다. 지구의 자전 속도와 같은 속도로 지구 주위를 돌 수 있는 36000km의 정지궤도가 주목된다.
모든 위성이 원궤도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위성체의 궤도가 완벽한 원에서 벗어나 있는 정도를 수치화한 것이 이심률(離心律; eccentricity)이다. 이심률이 0이면 완벽한 원이고 0~1 사이면 타원궤도고 1은 포물선 탈출궤도이고 1보다 크면 쌍곡선 궤도다. 타원궤도에서 초점에서의 거리가 가장 먼 지점이 원지점이고 가장 가까운 지점이 근지점이다. 이 두 지점을 연결한 선이 궤도의 장축선이다. 지구 정지궤도는 적도상의 원궤도를 말한다. 정지궤도 위성은 지구 반지름(6400km)의 6.6배에 해당하는 고도 36000km 정도에서 움직인다.
정지궤도의 단점은 궤도면이 적도로 제한되어 있어 자리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이다. 이를 우주영토 경쟁이라 한다. 몰니야궤도는 이심률이 매우 커서 원지점이 39400km이고 근지점은 1000km다. 한번 발사한 인공위성은 지구로 돌아올 수 없다. 우주 공간에서 계속 살아남아야 하는 인공위성은 태양전지판을 통해 전력을 공급받는다. 인공위성은 태양이 내뿜는 복사열을 쉬지 않고 받는다. 지구가 미치는 중력의 영향도 끊임없이 변한다. 다른 행성이나 혜성처럼 지구 바깥에서 작용하는 힘도 인공위성에 영향을 미친다.
위성의 자세는 중력과 복사압 때문에 계속 흔들리고 틀어진다. 다시 원래 자세로 돌아와야 임무를 오래 수행할 수 있다. 인공위성이 살아가는 우주는 환경이 극한적인 곳이다. 인공위성은 크게 버스(본체)와 탑재체로 나뉜다. 별이 수명을 다해 폭발하면 고온 가스가 발생하는데 이 가스는 식으며 새 별을 탄생시킨다. 고온가스를 규명하면 우리 은하의 진화 연구에 중요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 원자외선 분광기는 초신성 폭발과 그 주변에 분포하는 성간물질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사실도 많이 발견했다. 원자외선 분광기는 오로라를 광학적으로 관측하는 동시에 자외선 영역에서 우주 전체를 관측하는 우주망원경 역할을 한다.
우주 환경 시험이 중요하다. 이는 위성체가 극한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고 그보다 먼저 발사 과정에서 지구의 중력을 벗어날 때 급격한 중력가속도 변화와 충격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위성이 우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지상에서 미리 확인해야 한다.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에 맞게 가능한 한 많은 시험을 해보는 것 외에는 우주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 진동 시험은 위성체의 임무나 모양에 관계 없이 필요하다. 이 시험은 발사체에 실린 위성체가 지구 중력권을 벗어나 우주로 갈 때 발생하는 강한 진동과 충격을 견딜 수 있는지, 부품들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테스트하는 것이다.
진동 시험에도 종류가 있다. 위성체에 가해지는 다양한 진동 중 주기적인 진동을 가정하는 시험을 정현파 진동 시험이라 한다. 정현파는 같은 파형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외부 자극을 의미한다. 주기적 신호의 시간 간격을 주파수라고 한다. 외부에서 주어지는 주파수가 공교롭게도 위성체 고유 진동수와 일치하면 공진(共振)이 나타날 수 있다. 공진이란 물체의 고유 진동수와 외부 환경의 진동수가 비슷하거나 일치하여 물체의 진동이 커지는 것을 말한다. 소리가 만들어내는 음파에도 물리력이 존재한다. 음파의 주파수에 해당하는 외력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최대 음향 진동 환경은 발사체가 지구 표면을 출발하는 이륙 개시 순간과 속도가 높아지면서 음속을 통과하여 초음속으로 넘어가는 순간 발생한다. 지속 시간은 최대 10초 이내다. 발사 과정에서 변화하는 음향 진동은 기계적으로 발생하는 진동과 함께 위성체 부품에 심한 랜덤 진동 형태로 전달된다. 우리나라의 로켓 발사장은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다. 다양한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기술을 아직 확보하지 못한 까닭에 대부분의 위성을 해외 발사장에서 해외 발사체로 발사하고 있다. 애지중지 소중하게 만든 인공위성을 인천국제공항까지 보내 비행기에 실어서 운송하고 이후 해외 공항에서 발사장이 있는 외딴 지역까지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 발사 센터는 주로 사람이 거주하는 지역과 동떨어진 해안에 있다.
인공위성이 우주로 나가기 위해서는 지구의 강한 중력 영향권을 벗어나야 한다. 지구가 잡아당기는 중력을 이겨내고 대기권 밖으로 나가려면 매우 큰 운동에너지가 필요하다. 이 운동에너지를 만들어주는 것이 로켓이다. 로켓은 뉴턴의 운동 3법칙 중 세 번째인 작용 - 반작용 법칙에 따라 중력을 이기는 힘을 얻는다. 로켓의 엔진이 연료를 태우고 가스를 지구 표면 방향으로 분사하면 그와 같은 힘으로 가스 분사의 반대 방향인 우주로 날아간다.
많은 나라가 인공위성을 우주로 보내는 데 결정적 변수는 발사 비용이다. 중대형 로켓의 경우 1kg당 2,000만원의 비용이 든다. 인공위성을 만들고 우주로 발사했다고 모든 일이 끝난 것은 아니다. 인공위성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지금부터 시작된다. 인공위성과 지상의 통신이 마지막 고비다. 위성을 힘들게 우주로 보내는 데에는 목적이 있다.
과학위성이라면 과학적 이론을 입증할 관측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서고 상용위성이라면 산업체에 꼭 필요한 정보가 있어서 우주에 보내는 것이다. 위성은 지상국과의 교신이 가능해지면 우주에서 획득한 날것의 자료를 그대로 보낸다. 이렇게 방대한 분량의 1차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이 지상국의 데이터 처리 시스템이다. 우주 탐사는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다.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정말 너무 늦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