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지만 단단하게 자라는 식물처럼 삽니다 - 식물의 속도에서 배운 16가지 삶의 철학
마커스 브릿지워터 지음, 선영화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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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은 밀어붙이기보다 북돋울 때 비로소 시작되며 그러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이는 식물 애호가이자 교육자, 가든 마커스의 운영자인 마커스 브릿지워터가 '느리지만 단단하게 자라는 식물처럼 삽니다'에서 소개한 핵심 구절이다. 저자는 자신을 성장시켜줄 다섯 가지 도구를 언급한다. 씨앗; 선택과 경험, 토양; 공동체와 환경, 수분 측정기; 관점 대 인식, 삽; 유용한 도구 대 해로운 무기, 정원사; 생명과 세계 등이다.

 

식물에게 농약보다 더 해로운 것은 비료라고 한다. 비료는 식물을 빨리 자라게 한다. 그 결과 식물은 허약하게 자랄 수 밖에 없다. '느리지만 단단하게 자라는 식물처럼 삽니다'는 마음, 몸, 영혼의 순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 책이다. 저자는 마약, 폭력, 범죄가 만연한 플로리다주 젤우드 지역의 입양 가정에서 자란 사람으로 어린 시절 발음이 이상하다는 이유로, 머리털이 빠지는 지병이 있다는 이유로, 학급에서 피부색이 다른 유일한 학생이라는 이유로 학교폭력과 인종차별을 당했다.

 

하지만 양할머니의 사랑을 받고 식물 돌보는 법을 배우면서 꿋꿋하게 자라 식물의 지혜를 전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강연하며 살고 있다. 저자는 학교 폭력에 시달릴 때 감정에 휩쓸리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공격자의 면전에 미소를 지은 것이다. 저자는 관찰을 통해 자신의 모습과 생각, 행동을 통제하는 능력을 함양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능력은 성장에 필수적이다.

 

저자가 식물을 통해 구체적으로 어떤 삶의 지혜를 얻었는지 보자. 저자는 라벤더와 장미를 예로 든다. 두 식물은 서로 도움을 주는 공영식물이다. 장미는 식물에 해를 끼치는 진딧물을 유인하고 라벤더는 진딧물을 잡아먹는 무당벌레를 끌어들인다. 이를 예로 들며 저자는 현재의 취미, 습관, 일과가 어울리지 못한 채로 삶의 질을 저해한다면 과감히 솎아버리라고 조언한다.

 

저자의 논지에 필수적인 항목은 인내다. 인내심은 무언가 바뀌기를 기다리면서 계속 집중하고 관찰하는 태도이며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적극적 실천 행위다. 영혼을 돌보는 일은 식물 한 포기를 키워내는 과정과 같다. 모두의 영혼에는 성장 잠재력이 숨어 있고 적절하게 관리하면 꽃을 피워낼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저자는 공동체를 에너지와 자원, 환경을 공유하는 집단으로 정의한다. 저자는 우리가 흔히 공동체의 개념을 사람에 한정해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정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다 보니 공동체는 사람뿐 아니라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와 공유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하게 된다고 말한다.

 

식물학을 정식으로 배워본 적이 없고 스스로 식물 전문가라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하는 저자는 성장을 일구는 일이 늘 즐거웠다고 덧붙인다. 저자가 밝히는 식물이 건강하게 자라는 이유는 1) 식물이 원하는 환경과 공동체를 조성하는 것, 2) 친절하고 끈기 있게 긍정적인 마음으로 식물을 돌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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