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는 기념비적 책이 될 ‘기원 이론’(원제; Understanding Scientific Theories of Origins)이 나왔네요. 무기화학 교수 래리 L. 펑크(Larry L. Funck), 생물학 교수 레이먼드 J. 루이스(Laymond J. Lewis), 지질학 교수 스티븐 O. 모시어(Stephen O. Moshier), 구약학 교수 존 H. 월튼(John H. Walton) 등이 쓴 책입니다. 출간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은 저자분들, 감수자분들입니다.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그랜드 캐니언, 오래된 지구의 기념비’(2018년 1월 번역 출간)의 저자 중 한 분인 스티븐 모시어가 공저자의 한 분으로 참여했고 감수를 맡으셨던 이문원 교수님이 이번에도 감수자로 참여하셨네요. ‘그랜드 캐니언, 오래된 지구의 기념비’는 이문원 교수님께서 저자의 한 분으로 참여한 ‘지질학과 기독교 신앙’(2018년 7월 출간)을 통해 알게 된 책입니다.

 

지난 해 그렇게 ‘그랜드 캐니언, 오래된 지구의 기념비’란 책의 존재를 뒤늦게 알고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두 권을 구해 한 권을 제 친구께 선물했습니다. 제게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11만원의 도서 구입비를 지원해준 분입니다. 책을 구입한 것은 책 자체가 가진 깊이와 전문성, 시의적절함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국 지질자원연구원에서 오랜 시간 연구를 수행한 진명식 연구원님의 이 말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나는 아직 그랜드캐니언에 가 보지 못했지만, 이 책을 읽고 그랜드캐니언을 다녀온 사람들보다 더 정확히 그랜드캐니언의 규모와 생성 과정, 생성 연대 등을 이해하게 되었다. 누구든 그랜드 캐니언을 이해하고픈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아직 ‘그랜드 캐니언, 오래된 지구의 기념비를 다 읽지 못했습니다. 이번 달 초 저희 지질해설사들과 함께 얼음 위를 걸어 노두에 직접 다가가 웅연(熊淵)과 베개용암을 탐사하신 부군수님은 지금껏 그랜드 캐니언이 최고라고 생각해왔는데 연천 지질공원들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곳임을 알게 되었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장쾌(壯快)함이나 압도감(壓倒感), 뷰(view) 등만을 키워드로 대상을 바라보는 것은 풍경을 감상하는 데 그치는 상경객(賞景客)의 태도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가운데 ’기원 이론‘이 나온 것입니다. 현대 천문학, 지질학, 생물학, 고인류학의 표준 이론이 제공하는 우주와 태양계 및 지구, 생명, 생물 다양성, 인류의 기원에 관해 설명할 뿐만 아니라 그러한 내용이 지니는 신학적, 성경적 함의도 설명한 책이라고 들었습니다.

 

내용뿐 아니라 688 페이지의 분량도 압도적인 책입니다. 출판사 대표께서는 그간 가난한 목사님들과 신학생들을 고려해 책 값을 10년 내내 거의 동결하다시피 했고, 초판 소진 상태임에도 책을 필요로 하는 독자가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아무런 고민없이 그 한 명의 독자를 위해 2쇄 300부나 500부를 찍었지만 이제부터는 도서 가격을 조금이라도 현실화할 것이고, 초판이 소진되면 더 이상 찍지 않고 절판시킬 것이라 합니다.

 

아직 어떤 책을 그렇게 할지 계속 고민 중이라고 합니다만 ’기원 이론‘은 선주문 형식으로 꼭 필요한 수량만 제작했기 때문에 조만간 1쇄가 소진될 것이고 2쇄 찍기가 굉장히 망설여질 것이라고 합니다. 올해 저는 5월까지 많이 바쁠 것이기에 관련 프로젝트 외의 분야의 책을 읽을 시간이 없습니다. 하지만 ’기원 이론‘은 2023년 말까지 조금씩 읽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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