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은 길가에 구르는 돌 하나를 두고도 장편 소설을 지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선생의 한 지인은 선생께서는 글을 쓰다 막히면 개천에서 밤새 돌을 주워 마당에 까는데 어떤 정원사도 그렇게 아름답게 돌을 깔 수는 없을 것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선생은 돌에서 다이아몬드를 찾으려 하기에 글거리를 찾지 못하는 것이고 그 때문에 글을 쓰지 못하는 것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선생은 작가란 돌을 가지고 다이아몬드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선생은 글이 안 써지면 정원에 나가 땅을 파거나 축대를 쌓거나 녹을 제거하거나 하는 식으로 땀을 흘리고 나야 글을 쓸 수 있다고 했습니다. 선생은 그런 노동을 거치며 자연스럽게 돌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지리 전공 교사들에게 재인폭포, 백의리층, 베개용암 해설을 해야 해서 자료를 찾다가 페미니스트 지리학자 제인 다크의 말을 만났습니다. "우리의 도시는 돌, 벽돌, 유리, 콘크리트로 쓴 가부장제다." 도시의 돌과 자연의 돌의 차이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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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3 0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벤투의스케치북 2022-08-03 06:47   좋아요 1 | URL
아네.. 침구 베개 맞습니다...베개 모양으로 굳은 용암(옛날 쓰던 베개의 옆 모습처럼 생긴)을 말하지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