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곡의 결혼행진곡을 듣는다. 바그너의 것(로엔그린이란 오페라에 나오는)과 멘델스존의 것(한여름 밤의 꿈에 나오는)이다. 바그너의 결혼행진곡은 신부가 입장할 때 울려퍼지고 멘델스존의 결혼행진곡은 신랑, 신부가 퇴장할 때 울려퍼진다. 사실 바그너는 내 스타일이 아니다. 브람스를 좋아하는 사람들 가운데 바그너 음악을 듣지 않는 경우가 있지만 나는 브람스 음악 애호가인 것과 별개로 바그너 음악을 듣지 않는다. 어떻든 사이가 좋지 않았던 멘델스존과 바그너의 음악이 결혼식장에서 나란히 울려펴진다는 점이 흥미롭다.

 

바그너는 멘델스존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것 만큼 브람스와도 사이가 좋지 않았다. 브람스는 교향곡 3번 2악장에 자신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바그너의 유도동기(니벨룽의 반지에 나오는)를 담았다. 이를 지휘자이자 음악 교육자인 존 마우체리는 브람스가 적이 아닌 동료의 죽음을 애도하며 차분하게 삶과 죽음을 생각하고 바그너의 대단한 성취를 기리는 것이라 설명했다. 이렇듯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는 존 마우체리의 ‘클래식의 발견’은 참 유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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