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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이 내 아이의 인생을 바꾼다 - 초연결 시대 행복한 성공을 여는 열쇠
정학경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9월
평점 :
마하트마 간디가 일곱 가지 죄악 중 하나로 분류한 인성 없는 과학과 연관되는 내용을 다룬 정학경의 ‘인성이 내 아이의 인생을 바꾼다’는 인성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하는 우리 시대에 적절한 책이다. 지금은 21세기에는 도덕성을 지닌 민족만이 번영할 수 있을 것이라는 엘빈 토플러의 말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다가오는 때이다.
저자는 두 유명 기획자의 말을 비교한다. 한 기획자는 사람을 고를 때 재능, 열성, 선함 순으로 비중을 둔다고 말했고 다른 기획자는 재능이 아무리 좋아도 밝고 맑고 강하지 않으면 제작하지 못 하겠다며 실력과 인성 중 하나가 부족하면 그것이 최대한 공존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말을 했다.
기이한 것은 전자에 속한 아티스트들이 도덕적 해이를 일으키며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초연결 시대 행복한 성공을 여는 열쇠‘라는 말을 한다. 그렇다. 지금은 초연결 시대다. 실시간 초연결 시대는 과거의 잘못이 밝혀져 대가를 치르는 시대다.
지난 해 한 발도르프 학교 6학년생들에게 해설을 한 적이 있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집중력도 높고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었다. 저자는 아이가 빚는 위험 신호를 몇 가지 제시한다. 부정적인 말을 많이 하고 집중력, 인내력 등이 없고 스스로 생각하지 않는 것 등이다. 네, 아니오 등의 말만 하고 질문하지 않는 것도 포함되었다.
최근 한 편의점 사장이 전형에 합격한 젊은이와 문자를 주고 받았는데 네 등의 말만을 하는 바람에 합격을 취소한 일이 있었다. 논란이 빚어졌지만 사장의 처사에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한 정치인이 정의로운 모습을 보이는 것을 어릴 적 부모로부터 전폭적 지지와 신뢰를 받은 결과라 풀이한 한 심리학자의 이야기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저자는 말한다. 유아기부터 아동기까지 아이의 환경과 교육이 개인 인성 성장에 필요한 토양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인성은 감성, 도덕성, 사회성의 세 차원으로 제시된다. 이 차원들은 다시 여섯 영역으로 나뉜다. 긍정, 자율, 정직, 책임, 공감, 소통 등이다.
사실 우리 나라는 교육에 큰 투자를 하지만 아니 그 결과인지 모르지만 OECD 국가 중 자살율이 가장 높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만족도는 최하위권이다. 신체적, 정신적 능력, 자기조절력, 회복탄력성, 공감 능력, 문제해결력, 끈기, 협업 능력 등과 관계된 비인지 능력이라는 말을 만들어낸 헤크먼(2000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은 유아시절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내지만 이 경우 사람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지능지수가 아니라 비인지능력이라는 주장을 했다.
비인지능력의 요소들은 독립적이지 않고 연결되어 있다. 빅터 프랭클의 말이 다가온다.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이 있어서 그 사이에 자신의 반응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와 힘이 있고 그 반응에 우리의 성장과 행복이 좌우된다는 말이다. 이 말은 인간은 행동하는 데 있어서 기억과 환경의 제어를 받는다는 말(뇌과학자 리사 펠드먼 배럿)을 연상하게 한다.
행동을 개시하게 하는 예측들은 난데 없이 나타나는 것이 아닌바 새콤달콤한 맛에 길들여지지 않았다면 트위즐리를 그렇게 먹어치우지 않았을 것으로 과거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지금 당장 수고를 들이면 앞으로 뇌가 예측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없다는 말에 대한 반론이다.
교육을 하는 목적은 기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만드는 데 있다는 루소의 말도 참고하자. 저자는 경쟁력 있는 근본 저력은 평안한 마음이라고 말한다. 화목한 가정에서 인재가 나온다고 말한다. 저자는 부모의 유형을 넷으로 나눈다. 친구형 부모, 억압형 부모, 합리형 부모, 혼돈형 부모 등이다.
저자는 추상적 표현을 삼갈 것을 주문한다. 가령 ”지금 놀 시간이 어딨니?“보다 ”시험이 이틀 밖에 남지 않았구나.“ 같은 말을 해야 감정적 대응이 되지 않는 것이다. 저자는 인생의 결정적 순간을 좌우하는 자기조절력을 말한다. 열 살 이전에 자기조절력을 키워야 한다. 저자는 감정은 받아주되 행동은 바로잡을 것을 말한다.
아이는 부모를 보고 배운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요즘은 뭐라도 하고 싶은 것이 있는 아이가 효자, 효녀라고 한다. 아이들이 그 만큼 무기력에 빠져 산다는 의미다. 긍정적인 마인드도 실력이다. 부모가 통제를 많이 할수록 아이들의 주도력은 떨어진다.
제인 구달 이야기가 감동으로 읽힌다. 두 살 된 구달이 지렁이와 곤충 등을 한 움큼 방 안 침대로 가지고 들어오자 어머니는 구달을 혼내지 않고, 그것들을 무작정 내버리지도 않고 아이의 행동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네가 그렇게 데리고 오면 곤충들은 다 죽을 거야. 흙으로 돌려보내야 살 거란다.“고 했다.
이렇게 말하고 어머니는 아이를 다독거려 함께 지렁이와 곤충들을 잘 관찰하고 돌려보내게 했다. 구달의 어머니는 당시 구하기 매우 힘든 동물도감 등의 책들을 끊임없이 사주었다고 한다. 어머니의 영향으로 구달은 틈나는 대로 주변 동물과 자연에 호기심을 가지고 탐색하면서 자라 점점 동물을 사랑하게 되었고 아프리카 동물들에 대한 꿈을 꾸게 되었다.
저자는 끊임없이 질문하게 하라는 말을 한다. 세계적인 윤리 전문가인 브루스 와인스타인은 윤리적 문제 상황을 마주할 때 다섯 가지 질문을 던지라고 말한다. 1.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가? 2.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가? 3. 상대방을 존중하는가? 4. 공정한가? 5. 애정 어린 행동인가? 등이다.
사회성의 기본은 분위가 파악과 공감이다. 책의 마지막 장에 내가 좋아하는 스피노자의 말이 인용되어 있다. ”나는 인간의 행동을 경멸하거나 탄식하거나 비웃지 않고 다만 이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행동이 미덕의 첫 단계이자 유일한 기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