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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기계 vs 생각하지 않는 인간 - 일과 나의 미래, 10년 후 나는 누구와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
홍성원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1년 8월
평점 :
기계와 인간의 대결은 흥미로운 일일까? 궁금하면 ‘생각하는 기계 vs 생각하지 않는 인간’을 읽으면 된다. 사실 답은 명약관화하지 않을까? 점점 생각하지 않는 인간으로 하여금 생각하는 기계에 맞서 이길 수 있도록 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물론 저자는 산업화를 넘어 놀라운 기계들이 등장하는 시대가 우리에게 기회가 될지 새로운 분열과 고통의 시간이 될지 알 수 없다고 말한다.
인간은 기계와의 경쟁에서 승리할 것인가? 패배할 것인가? 현재 내가 하는 일의 본질은 무엇이고 미래의 기계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가? 나의 미래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능력을 갖춰야 하는가? 생각하는 힘을 위해 우리가 일상에서 준비하고 실천할 것은 무엇인가? 등의 질문이 중요하다. 저자는 이제 책은 내용을 전달하는 도구가 아닌 행간의 의미와 다양한 가치를 생각하게 하는 매개라 말한다.
과학자 에드워드 프레드킨은 우주의 탄생, 생명의 출현, 인공지능의 출현을 세 가지 위대한 사건으로 보았다. 인간에게는 인공지능이 구현해내지 못하는 메타인지 능력이 있다.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생각하는 능력을 갖추었다는 의미다.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은 인간과 기계가 벌인 대결의 5라운드다. 사회학자 조지 리치가 만든 말 가운데 맥도날드화가 있다. 이는 사회가 효율성, 측정 가능성, 예측 가능성, 통제성 등에 의해 움직인다는 의미다. 현대는 기계의 인간화가 진행중이다. 지능형 로봇, 휴머노이드, 사이보그, 로봇 사피엔스 등이 등장한 지 오래다.
1890년대 말똥 대위기 사건이 런던, 뉴욕 등에서 일어났다. 말은 짐을 나르는데 열 사람 이상의 몫을 하고 속도도 빠르다. 하지만 말은 차지하는 공간과 먹어치우는 식량 문제 말고도 배설물을 양산하는 문제의 주인공이었었다. 그런데 이 난제는 자동차가 만들어짐으로써 해결되었다. 기술이 이긴 것이 아니라 말이 일자리를 빼앗긴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었다. 오늘날 기계의 발달로 인간이 일자리를 잃는 것을 연상하게 하는 부분이다.
저자는 기술은 상상보다 느리다고 말한다. 인공 지능 분야의 대가 토비 월시는 인공 지능의 발달을 4단계로 나누었다. 1단계는 약한 인공 지능, 2단계는 일반 인공 지능, 3단계는 초지능, 4단계는 강력한 인공 지능이다. 저자는 일자리 감소도 없을 것이라 말한다. 저자는 무섭게 변하는 기술 발전에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기보다 낯설지만 새로운 길을 찾는 기쁨을 맛보라고, 가지 않을 수 없고 거부할 수 없다면 즐기라고 말한다.
이는 당신이 미래의 주인공이 되는 길이라는 것이다. 신기술이란 결국 기존 분야에서 조금 달라지는 것일뿐이라 말한다. 눈에 띄는 말은 감성이 공감을 이끈다는 말이다. 최근 뇌과학 분야에서 강조되는 것이 감성임을 감안하면 타당한 말이다. 공감과 배려는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가졌다.
현대의 일터에서 요구하는 창의성은 에디슨이나 갈릴레이처럼 세상을 뒤집는 발상을 의미하지 않는다. 하늘 아래 새것을 만들어내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조직이나 구조 속 창의성의 본질은 무심코 지나간 것을 새롭게 해석하고 새로운 의미나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기존의 많은 창의적인 작품에서 공통 패턴을 찾아내고 모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면 된다.
저자는 직관의 의미를 강조한다. 직관이란 본질을 꿰뚫어 큰 그림을 보는 힘의 원천이다. 개인의 감인 직감과 다른 직관은 순간에 발현될 수도 있고 오랜 기간의 숙고 끝에 나올 수도 있다. 호모 파베르는 도구를 다루는 인간을 의미한다. 이 단어를 처음 만든 프랑스 철학자 앙리 베르그송은 인간은 도구 외에 자신을 만드는 능력을 가진 존재로 보았다.
생각의 힘은 정보의 양에 따른 지식이 아니라 생각을 운용하는 지혜에서 나온다. 지식은 기존 정보에 좌우되고 지혜는 기존 정보들을 새롭고 독창적으로 활용하는 데서 나온다. 어느 정도의 아니 충분한 정보가 필요하지만 그것을 새롭게 배치하고 연결하고 낯설게 바라보는 능력이 관건이다.
현대 사회의 패러독스 가운데 하나는 사고와 정보의 패러독스다. 이는 정보량이 늘어날수록 점점 더 사고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생각하는 힘을 단련하기 위해서는 정보를 줄이고 사유 행위를 늘려야 한다. 시대에 맞는 인간으로 거듭 날 필요가 있다. 사고력이 관건이다. 생각에도 근력이 필요하다.(저자는 스마트폰은 유용하지만 그것은 집중력과 사고 능력을 떨어뜨린다고 말한다.) 책에 무한 신뢰를 보내자. 책에는 세상을 바꿀 힘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